이차전지 및 반도체용 동박을 제조하는 솔루스첨단소재가 북미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으로부터 인공지능(AI) 가속기용 동박의 추가 공급 승인을 획득했다. AI 가속기는 AI 학습·추론에 특화된 반도체 패키지로, AI 시장 선점을 위해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솔루스첨단소재는 동박적층판(CCL) 고객사를 통해 북미 GPU 기업 ‘I사’로부터 차세대 AI 가속기에 탑재될 ‘초극저조도’ 동박에 대한 제품 공급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솔루스첨단소재는 복수의 북미 GPU 기업으로부터 AI 가속기용 동박 공급 승인을 받으면서 지금까지 일본기업들이 독점했던 AI 가속기용 동박 시장에 국내 최초로 연속 진입하게 됐다.

이러한 소식은 주가에 곧바로 호재로 작용했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솔루스첨단소재는 전일 대비 가격제한폭(29.98%)까지 치솟은 19,900원에 거래를 마감해 상한가에 장을 닫았다.

4월9일 솔루스첨단소재 종가

전날까지만 해도 부진했던 주가는 금일 15,250원에 출발해 오전장까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다 오후 들어 본격 상승추세로 전환해 급격히 치솟으며 장 마감 전 상한가에 도달한 것이다.

이날 솔루스첨단소재1우(25.00%)와 솔루스첨단소재2우B(29.93%)도 20%대 강세를 보이며 거래를 마쳤다.

전날 솔루스첨단소재는 동박적층판(CCL) 제조 고객사를 통해 북미 GPU 기업의 AI 가속기용 동박을 승인받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구체적인 고객사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미’와 ‘AI 가속기’ 키워드만으로 투심에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이다.

이는 지난달 26일 또 다른 북미 GPU사로부터 AI 동박 공급 승인을 받은데 이은 2주 만의 쾌거다. 당시 해당 소식이 알려진 후 익일인 3월27일 솔루스첨단소재는 29.94% 오른 16,970원에 거래를 마감해 가격제한폭까지 주가가 상승한 바 있다. 이 역시 AI 가속기 동박 제품 공급 기대감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일본기업 독점했던 글로벌 하이엔드 동박시장에 도전장

솔루스첨단소재는 동박업체 중 유일하게 북미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강점이다. 이에 증권가는 올해 출시 예정인 북미 CPU사의 신형 AI 가속기에 솔루스첨단소재의 동박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로써 그동안 일본기업이 독점적으로 지배해왔던 글로벌 하이엔드 동박시장에 국내기업이 진출하게 됨으로써 시장지배력을 넓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에 승인받은 솔루스첨단소재의 초극저조도 동박은 표면 거칠기를 0.6마이크로미터(μm) 이하로 낮춘 하이엔드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솔루스첨단소재가 고객사들로부터 신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동박의 표면 거칠기(조도) 관리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고객사 다변화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성능 반도체에 사용되는 ‘초극박’은 ‘저조도 동박’과 함께 하이엔드 동박으로 분류된다. 이 제품들은 일반 동박보다 제조기술 난이도가 높아 현재 소부장 강국인 일본 동박 업체와 솔루스첨단소재만이 실제 상용화가 가능한 동박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솔루스첨단소재는 또 다른 북미 GPU 기업인 ‘A사’를 통해서도 신호무결성(Signal Integrity) 성능을 테스트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 승인이 완료되면 솔루스첨단소재는 AI 가속기를 공급하는 북미 GPU 3사 모두의 승인을 얻게 된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지난 2020년 SK하이닉스로부터 초극박 승인을 얻은 이후 국내 뿐 아니라 중국, 대만 등 중화권 반도체 인쇄회로기판(PCB) 업체의 러브콜을 받으며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 동박 CAPA 추이

딜로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AI 반도체시장은 올해 400억달러(약 54조2,000억원)에서 2027년 4,000억달러(약 541조9,600억원)까지 10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엔드 동박은 기술력 격차와 높은 진입장벽으로 타 기업들의 진출이 쉽지 않은 만큼 솔루스첨단소재가 향후 AI 반도체 시장 성장의 실질적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솔루스첨단소재에 대해 "동박 사업부는 데이터센터와 AI 서버 등으로 매출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전지박 사업부의 수율은 지난해 3분기 70% 수준에서 4분기에는 70% 후반까지 개선돼 수익성이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