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 영향 비롯, 향후 신규 채권매수여력 감소할 듯”
내년부터 도입되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주식 투자자보다 최근 급격하게 늘어난 채권개미들이 금투세 회피를 위해 매물을 대거 쏟아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이탈이 클 경우, 국내 채권금리 상승 압력은 커질 수 밖에 없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보유금액은 약 51조4,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올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순매수액(4월26일 기준)은 15조5,062억원이며, 지난해에는 37조5,620억원을 사들였다.
2024년 1월2일~4월26일 투자자별 채권 순매수
개인투자자들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채권을 사들이고 있는데 이는 주요 국책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 때문이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은 상승하기에 금리 민감도가 높은 장기물 위주로 사들였다.
대표적으로 국채 20년물 이상이다. 지난해 국채 19-6이 큰 인기를 끌면서 이를 홈트레이딩시스템(HTS)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매수가 가능하도록 하는 증권사들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외에도 회사채, 금융채 등을 사들이면서 채권시장의 수급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올해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전체 거래 중 매수가 91.6%의 비중을 차지한 반면 매도는 8.4%에 불과했다.
하지만 금투세로 도입으로 인한 채권개미들의 이탈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투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4·10 총선에서 승리함에 따라 정부의 금투세 폐지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금투세가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채권의 자본차익이 250만원을 초과할 경우, 22~27.5%의 세금 부담이 발생한다. 만약 이자수익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 종합과세에 포함돼 최대 49.5%의 세를 부담한다.
이를 감안하면 금투세에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채권개미들은 주로 사들인 저쿠폰 장기국채나 장기물 국공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금투세 도입전인 올해 말까지 국채 위주로 매도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이 있다”며 “저쿠폰 국채 대부분이 지표물이 아닌 경과물이기 때문에 당장 국채 지표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겠지만 수급상 일시적인 매도물량이 시장에서 흡수되면서 기관투자자의 투자수요를 잠식하는 구축효과가 가능하다”고 설명단했다.
이어 “특히 금투세 도입에 따른 매도 영향보다는 향후 신규 채권매수여력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영향”이라면서 “채권시장 수급이 우호적이지 않을 때, 일정부분 수요기반을 형성해 주던 개인의 투자위축으로 시장금리의 상승압력을 낮춰주던 효과가 약해질 것”이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