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거액의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삼성전자 지분 524만7140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로 매각한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부진 사장은 전날 하나은행을 통해 삼성전자 지분 524만7,140주를 매각하기 위한 수요예측 작업에 착수했다.

대상 주식은 삼성전자 지분 0.09%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이 사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매각 뒤 0.89%에서 0.8%로 줄어들게 된다. 블록딜 주관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맡았다.

주당 매각 예정가격은 83,700~84,500원으로 알려졌다. 이날 종가(84,500원) 대비 최대 0.95% 할인율이 적용된 가격으로, 매각 규모는 총 4,434억원에 달한다.

이 사장은 지난달 하나은행과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하기 위한 신탁계약을 체결한 바 있는데 지분매각 목적은 ‘대출금 상환용’이라고 공시했다. 이에 앞서 이 사장은 올 1월에도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삼성SDS·삼성생명 등 계열사 지분을 블록딜 방식으로 총 5,586억원에 매각했다.

최근 이 사장의 보유지분 매각은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26조원의 유산 상속세 12조원을 납부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삼성 일가는 연부연납 제도를 이용해 2021년 4월부터 5년간 상속세를 나눠 내고 있다. 앞서 이 사장은 삼성전자 지분 0.33%를 금융회사에 맡기고 7,070억원을 연 5%대 금리에 차입한 바 있다. 이 사장이 한 달에 내는 이자 비용만 30억원이 넘는다.

이민준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