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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리먼 사태’ 가능성?···증권가 엇갈린 시각
중국판 ‘리먼 사태’ 가능성?···증권가 엇갈린 시각
  • 주선영 기자
  • 승인 2023.08.21 1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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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전문가들 “中 당국 나설 경우 리스크 통제 가능”
“리먼 사태도 안일하게 대처하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져” 지적

중국의 부동산시장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2의 리먼 브러더스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에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일단 시장에서는 중국당국이 나설 경우 리스크 통제가 가능한 수준이라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지만 일각에서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온 리먼 사태도 안일한 대처로 사태를 더욱 확산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6,2465,000만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 이달 들어 지난 18일까지 순매도한 금액은 12,5538,400만원에 달한다.

이처럼 외국인들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디폴트 우려와 부동산시장 침체 우려가 위험자산에 대한 투심을 냉각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위안화 약세는 원화가치까지 함께 떨어트려 외국인 순매도세가 지속됐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7일 만기가 도래한 액면가 10억달러 채권 2종에 대한 2,250만달러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유예 기간인 30일 안에 갚지 못할 경우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게 된다.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직면한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올해 상반기에 최대 550억위안(약 10조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광둥성 포산시에 있는 비구이위안 본사 건물. 사진출처: 비구이위안 사이트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직면한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올해 상반기에 최대 550억위안(약 10조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광둥성 포산시에 있는 비구이위안 본사 건물. 사진출처: 비구이위안 사이트

비구이위안이 중국 부동산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비중은 8.1%에 달해 채권이자를 지급하지 못한 위안양그룹(0.9%)보다 9배 가량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2021년 말 디폴트를 선언한 헝다그룹이 계열사인 톈허홀딩스와 함께 17(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위기감은 더욱 증폭됐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중국발 악재가 단기적인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주가가 하락 추세로 전환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중국 당국의 부양의지가 강력하기 때문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당국이 부동산 기업의 연쇄 디폴트를 막고 위안화 환율의 약세 흐름을 제지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개입할 것으로 보인다중국 당국 개입으로 근본적인 중국경기가 개선되지는 않겠지만 중국발 악재로 인한 주가 하방압력은 차츰 옅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2015년 위안화 평가절하, 달러자금 이탈 당시 인민은행의 달러 유출 강제금지, 블랙마켓에서의 환전금지 강화, 채물지부 유예 등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위안화 약세를 방어한 바 있다.

현재 중국 부동산기업들을 중심으로 유동성 리스크가 고조됐지만 전면적인 신용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이미 부도가 발생한 부동산 개발기업 비중이 상당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상황이 현재까지 금융리스크로 확대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도 발생한 중국 부동산개발 기업들 비중 37%

자료: Bloomberg Intelligence,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자료: Bloomberg Intelligence,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김성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상장된 중국 부동산 개발기업 186개 중 지난 2021년부터 2년간 부도가 이미 발생한 비중은 37%로 상당한 편이라며 중국이 부동산섹터에서의 문제가 전면적인 신용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게 조절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아직 부도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위험 상태로 분류된 11%의 기업들에서 추가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어도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서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이슈가 주식시장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인다미국시장을 주도하는 빅테크는 물론, 국내시장을 주도한 이차전지 섹터에 대해 중국경기가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중국이 부진하면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 전반에 걸쳐 외국인자금이 이탈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패턴에 변화가 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흥국향 외국인 자금 순매수 강도를 확인할 수 있는 모건스탠리케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발행좌수를 보면 중국이 포함된 신흥국 ETF는 지난 6월 이후 6.7% 감소한 반면 중국 제외 발행좌수는 오히려 20% 증가했다중국발 문제를 이유로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압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당시에도 리스크가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다가 결국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됐던 점을 고려하면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중국 부동산투자 감소지방정부 재정지출 여력 부족 야기

자료: Bloomberg, 다올투자증권
자료: Bloomberg, 다올투자증권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시스템적인 우려에 대한 문제로 확산되지는 않는다고 해도 중국 경제의 높은 부동산 의존도를 감안하면 매크로 측면의 부담을 자극하는 소재로 발전할 가능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중국 부동산투자 감소는 토지판매에서 재원을 조달하는 지방정부의 재정지출 여력 부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중국발 리스크가 전 세계 금융투자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코스피 회복의 관건은 시스템 리스크 전이 여부와 상장기업의 이익 경로에 달렸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중국당국의 부양의지를 근거로 해당 이슈가 시스템 리스크로 발전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장기 이평선 지지력은 확인할 수 있지만 주가는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는 한편, 달러 환산 코스피의 낙폭이 커 외국인 관점에서 가격 메리트를 먼저 발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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