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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사료주, 흑해곡물협정 중단에 일제히 강세···곡물값 인상 기대감
곡물·사료주, 흑해곡물협정 중단에 일제히 강세···곡물값 인상 기대감
  • 주선영 기자
  • 승인 2023.07.18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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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거부로 흑해곡물협정 기한 공식 만료
곡물·사료주, 곡물가격 인상 기대감 반영에 상승세
식량안보 우려 심화에 밀 가격 3%↑
“러시아·브라질 공급확대로 곡물가격 상승 제한적일 수도”

러시아의 연장 거부로 흑해곡물협정 기한이 종료됨에 따라 곡물수출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감에 곡물·사료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17(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아프리카와 중동, 아시아 국가들로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협정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날 자정을 기해 협정기간이 공식 만료됐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37분 현재 한탑은 전 거래일 대비 12.60% 급등한 1,913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탑은 소맥을 미국, 캐나다, 호주 등으로부터 수입해 이를 분쇄, 가공 후 밀가루를 만드는 제분사업과 사료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업체다.

같은 시간 사조동아원도 7.88% 오른 1,150원에 거래중이며, 미래생명자원(2.14%), 케이씨피드(0.37%), 한일사료(2.38%), 팜스토리(2.80%) 등 곡물·사료산업과 관련된 종목들의 주가가 상승 중이다. 다만, 대한제당과 고려산업은 장 초반 각각 6.75%, 6.11%까지 급등한 후 현재 -0.46%, -1.32% 하락 전환하는 모습이다.

러시아가 지난 17일 흑해곡물협정 기한 연장을 거부함으로써 우크라이나의 해상 곡물수출길이 막혔다. 이에 곡물·사료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흑해 위 곡물 화물선.
러시아가 지난 17일 흑해곡물협정 기한 연장을 거부함으로써 우크라이나의 해상 곡물수출길이 막혔다. 이에 곡물·사료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흑해 위 곡물 화물선.

이는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수출을 보장해왔던 흑해곡물협정이 종료되면서 곡물·사료가격이 치솟아 관련주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T)에서 밀 선물 가격은 부셸당 6.81달러로 3.0, 옥수수 가격은 부셸당 5.21달러로 1.4, 콩 가격은 부셸당 13.86달러인 1.1% 상승했다.

유엔 집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흑해곡물협정이 시작된 지난해 81일부터 이달 15일까지전쟁 중임에도 곡물 약 3,280만톤을 해상 수출길을 통해 전 세계에 수출했다. 하루 평균 94,000톤 수준이다.

앞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지난해 7월 유엔, 튀르키예 중재로 흑해곡물협정을 체결했고 지금까지 3차례 연장됐다. 가장 최근인 지난 517일 흑해곡물협정이 2개월 연장됐지만 러시아가 이번에 협정종료를 선언하면서 4번째 연장은 무산된 것이다.

러시아의 협정연장 거부는 우크라이나에서 점령 중인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가 공격받은 직후 발표됐다. 이날 공격으로 크림대교 통행은 긴급 중단됐고 러시아 반테러위원회(NAC)는 이를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에 의한 테러로 규정했다.

다만, 러시아는 이번 협정 종료가 크림대교에서 벌어진 공격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러시아 자국 농산물·비료 수출보장 약속이 이행되고 있지 않아 연장 불가 선언을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곡물생산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이 다시 막히면서 밀, 옥수수 가격이 오르고 연쇄적으로 빵, 파스타와 같은 주요 식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1년 반 전 상황과 비교하면 그사이 러시아와 브라질 등이 밀과 옥수수 수출을 확대했기 때문에 곡물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스톤X 그룹에서 원자재 위기관리를 담당하는 매트 애머먼은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가 저렴한 가격으로 전 세계에 밀을 대량 공급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도 흑해를 끼고 있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을 거쳐 많은 양의 수출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2년 8월9일 우크라이나 즈후리브카 마을에서 밀이 수확되고 있는 모습.
지난 2022년 8월9일 우크라이나 즈후리브카 마을에서 밀이 수확되고 있는 모습.

실제 EU는 흑해곡물협정이 개시되기 전부터 동유럽 등 육로와 강을 통해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을 수입하는 '연대 회랑'(Solidarity Lanes)을 이용해왔다. 농업 싱크탱크인 팜 파운데이션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농산물 수출의 절반가량이 이 연대 회랑을 거치는 것으로 추산된다. EU는 우크라이나와 철도연결을 강화해 육상 수출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AP통신은 러시아의 곡물협정 종료로 일시적으로 식품가격이 상승할 수 있으나, 그 이상은 기대하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하면서도 세계식량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장은 세계 식품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중기적으로는 시장에 긴장을 주고 식품가격에 부담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FAO)가 소말리아, 예멘, 아프가니스탄 등 분쟁을 겪고 있는 나라로 보낼 곡물을 우크라이나에서 구매해왔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취약한 국가들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샤슈와트 사라프 국제구조위원회 동아시아 담당국장은 곡물협정 종료로 가뭄에 직면해 있는 아프리카 대륙 동북부에 위치한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케냐 등에 곡물가격 상승을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있는 공동조정센터(JCC)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8월부터 1년 동안 수출해온 곡물의 절반 이상은 개발도상국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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