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인하폭 맞춰 경유 25%로 축소 예상
정부가 오는 4월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조치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역대 최대 폭으로 인하했던 유류세를 한번에 종료할 경우 물가를 자극할 수 있어 서서히 인하폭을 축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 중 유류세 인하조치 연장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최근 물가흐름, 국제유가 안정세, 올해 세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류세 인하조치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국제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21년 11월부터 유류세를 20% 인하했다. 이후 2022년 5월 인하폭을 30%로 확대하고 같은 해 7월부터는 탄력세율을 동원해 인하폭을 37%까지 늘렸다. 올해부터 휘발유 유류세 인하율은 25%로 축소됐으나 경유와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에 대해서는 아직 37% 인하율을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3월1일~16일 두바이유 배럴당 가격 변동흐름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는 만큼 유류세 인하폭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3월1일 두바이유 평균가격은 배럴당 82.48달러에서 3월16일 73.96달러로 약 보름사이 8.52달러 내려갔다.
올해 세수 여건이 좋지 않은 점도 유류세 인하폭 축소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실제 지난해 교통세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로 인해 전년보다 5조5,000억원(-33.0%) 감소한 11조1,000억원에 불과했다. 여기에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 위축 등으로 올해 1월 국세수입 역시 지난해보다 6조80,00억원 줄어든 42조9,000억원에 그쳐 연초부터 불안한 세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정부가 경유와 LPG 부탄 유류세 인하폭을 휘발유에 맞춰 25%로 낮추거나 휘발유·경유·LPG부탄 인하폭을 20%로 일괄 축소하는 방안을 고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향후 국제유가 흐름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재개)에 따른 수요 확대 등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류세 인하폭을 축소하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점도 고려해야된다. 실제 휘발유 유류세 인하 폭이 27%에서 25%로 축소되면서 전국 평균가격은 리터당 1,597원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12월2일 리터당 1,569원으로 1,600원 아래로 떨어진 이후 약 4개월 만에 1,600원에 근접한 셈이다.
한편, 정부는 유류세 종료 시점에 맞춰 인하조치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4월 종료되는 유류세 탄력세율 인하 연장 조치와 관련해 아직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