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포스트
주요뉴스
금융당국 “자금시장 안정화 총력”··· 채안펀드 전격 가동
금융당국 “자금시장 안정화 총력”··· 채안펀드 전격 가동
  • 주선영 기자
  • 승인 2022.10.24 1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채안펀드 1.6조 우선 투입, ‘50조 + α’ 유동성 공급
“시장 유동성 완화 유의적 효과 기대···추가대책 나와야”
늦장 대응 지적 제기···“ABCP 지난 6일 부도처리, 초기대응 실패”

글로벌 긴축에 따른 경기침체가 심화되는 가운데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실 사태까지 겹치면서 회사채 시장의 자금경색 문제가 심화되자 정부가 유동성 공급을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재가동에 들어갔다.

이번 채권시장의 돈맥경화는 강원중도개발공사(GJC)가 레고랜드 건설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아이원제일차가 지난달 29일 부도처리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앞서 GJC는 지난 2020년 자금조달을 위해 아이원제일차를 설립, 205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을 발행했고 강원도는 지급보증을 섰다. 그러나 최근 GJC가 채권을 상환하지 못하게 되자 강원도가 보증 의무를 이행하는 대신 법원에 GJC에 대한 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이다.

한국 월간 회사채 발행액 추이

자료: 연합인포맥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자료: 연합인포맥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2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되고 강원도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선언 사태까지 겹치면서 채권시장의 자금줄이 급격히 메마르고 있다. 이에 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프로그램을 이날부터 즉시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정부가 공급하는 유동성 프로그램은 채안펀드 20조원을 비롯해,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 16조원, 유동성 부족 증권사 지원 3조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주택금융공사 사업자 보증지원 10조원 등에 달한다.

우선 정부는 채안펀드의 가용재원인 16,000억원을 이날부터 투입해 시공사 보증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의 매입에 나서기로 했다. 채안펀드는 채권시장 경색으로 시장의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기업의 자금조달이 원활하지 않을 때 기업의 유동성을 지원하고 채권시장 안정화를 돕기 위해 금융기관 등이 출자해 만든 펀드다.

전문가들은 채안펀드 재가동 등 금융당국이 추가 대책을 내놓으면서 급격하게 위축된 투자심리를 일부 완화하고 단기적으로 시장 안정 효과를 거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대책은 당장 시급한 필요한 조치였다고 평가한다, “시장에서 유동성을 완화하는 데 유의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50조원을 상회하는 지원 규모 역시 시장에서 기대했던 수준을 상당한 정도로 반영한 것과 함께 필요 시에 추가 조치도 가능하다고 밝힌 것은 사태 해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긍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이어 특히 이번 자금경색의 직접적인 트리거로 작용한 레고랜드 사태를 겨냥해 지자체의 재확약을 이끌어낸 것은 정당별 분포가 다양한 지방정부들의 의견 조율을 유도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만하다고 전했다.

한국 기준금리와 국고, 회사채 금리 추이

자료: 금융투자협회,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자료: 금융투자협회,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다만 완전한 크레딧 시장 회복에는 한계가 있으며 시중금리 상승 국면에서 자금경색이 발생한 만큼 상충되는 문제가 향후에도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도 제기됐다.

공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글로벌 유동성 축소 등으로 시중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는 과정에서 자금경색이 발생한 만큼 정책 당국의 대응 역시 한계나 기조 상으로 상충되는 문제는 향후에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채안펀드,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 등은 모두 현재 유동성 고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융시장 내 기존 금융회사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재원을 확보하는 조치로 시장전반의 유동성경색 해소에 다소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면서 채안펀드 캐피탈 콜에 응해야 하는 증권사들은 정작 자금지원이 필요한 회사들로, 채안펀드 캐피탈콜에 대응한 자금조성 과정에서 자금시장 경색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한편, 시장의 기대와 달리 무제한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재가동은 이번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SPV 재가동에 대해 앞으로 이번 방안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추경호(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 금융회의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 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추경호(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 금융회의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 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앞서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도 지난 18일 이 총재를 만나 시장 유동성 경색에 대한 대응 방법으로 SPV 재가동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통화긴축을 진행 중인 한국은행의 입장에서는 이를 수용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펀더멘탈 여건이나 통화정책 기조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은행이 쉽게 재가동을 결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 나온 정책의 효과가 얼마나 이어질 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다만, 일각에선 레고랜드 ABCP 부도 사태 후 정부가 내놓은 유동성 공급 대책에 대해 늦장 대응이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레고랜드 관련 ABCP가 이미 지난 6일 부도 처리됐음에도 금융당국이 초기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비록 한은의 긴축정책과 일부 상충되는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1차조치의 성격에서 반드시 필요한 조치였다, “유동성 경색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라 금리가 계속 올라가고 내년까지도 유동성 경색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추가 조치에 대해 대비책을 마련해 준비를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