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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데자뷰?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
2008년 데자뷰?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
  • 황윤석 논설위원
  • 승인 2022.10.24 0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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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의 글로벌 쇼크! 최악의 위기는 아직 오지도 않았다

지금이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많이 닮았다고들 한다. 코스피 2200선이면 바닥에 근접했다고도 한다. 심지어는 연준의 막바지 금리인상이 끝나면 바야흐로 금리를 내릴 것이니만큼 지금 주식을 쓸어담아야 한다고 한다. 모든 악재는 다 나왔다는 것이다. 어이가 없다.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 석사
sbs비서실 스피치라이터
대우증권 실전투자대회 3위 입상
한국경제tv 슈퍼스탁킹 우승
한국경제tv 해외주식 전문가

IMF는 세계 경제에 폭풍우(Stormy Waters)가 휘몰아치고 있다고 했다. 내년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경기침체 위험을 경고했다. 올해 들어 벌써 세번째 전망치를 낮춘 것인데, 내년 세계 전망치를 2.9%에서 2.7%로 다시 하향 조정했다.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1%에서 다시 0.1%를 낮춰서 2.0%로 조정했다.

지난달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을 일으킨 영국 국채금리가 또다시 급등하면서 영국발 금융위기 적신호가 다시 커졌는데, 그야말로 브렉시트의 혹독한 댓가를 치르고 있다. 미국의 전례없는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로 글로벌 반도체 주가가 폭락하는 등 미국 유럽, 아시아 할 것없이 전세계 금융과  실물 경제 전반에 동시다발 퍼펙트 스톰이 예고되고 있다.

굳이 IMF의 내년 2023년도 경제성장 전망치를 예로들지 않더라도 피부로 느끼는 실물경제는 이미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IMF는 이례적으로 최근 '나홀로 강세'를 보이는 '슈퍼킹 달러'를 제외한 전세계 주요 통화의 가치 하락으로 금융시장이 대혼란을 겪고 있다고 직접적으로 우려했다. 올해 주요 통화가치 하락폭에서 한국의 원화는 튀르키예, 헝가리, 폴란드, 영국, 일본에 버금가는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IMF는 신흥국 중앙은행들로 하여금  인플레 억제 노력과 함께 환율 관리와 외환보유고 확보에 주력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달러 강세로 추락하는 자국의 통화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시장 개입을 삼가라고 각국 중앙은행에 경고해 눈길을 끌었다.

IMF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펀더멘털 불일치로 통화가치가 하락할 때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을 내던지면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취약한 미래 포지션'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이길 수 없는 싸움에 개입하지 말라"는 것이다.

특히 자국의 통화가치 방어를 위해 무리하게 외환보유고를 투입해서는 안된다는 것인데 최근 자주 증시 장중에 개입하는 우리 외환 당국이 명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유일한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이 금리를 올려 통화 약세를 해결하라는 것이었다.

지금이 '2008년도의 데자뷰'라고 진단하고, 바닥이 멀지 않았다는 전망에 대해서 필자는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 우선 그 어느때보다도 글로벌 협력과 국제 공조가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지만 일촉즉발의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이를 중재할 콘트롤 타워가 절대적으로 부재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장기전에서, 미국과 유럽이 말로는 당장이라도 상대방을 때려눕힐 것처럼 보이지만 무기 지원이라는 명분하에 사실상 팔짱끼고 '강 건너 불 구경'을 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각자 개별국가가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빚어지는 갈등과 오판으로 촉발된 '각자도생'이야말로 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세계 각국은 정치적인 내홍으로 인해 적절한 대응시기를 놓치면서 부적절한 정책 등으로 효과적인 대응을 失機하는 등 국제 공조에서 이탈, 결과적으로 '내코가 석자'인 각자도생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중국 경기의 급격한 둔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대만 복속 야욕 노골화, 끝없이 치솟는 인플레이션, 극단적인 포퓰리즘으로 인한 정치 불안, 미중갈등의 격화 등으로 인해 오히려 경기에 대한 우려를 확대시킬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3.25%까지 올리고, 인플레를 잡기 위해 글로벌 대다수 국가들이 금리를 경쟁적으로 인상하는 가운데 일본은 -0.1% 제로금리를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 상반기 무역적자가 역대 최다인 11조75억엔을 기록한데 이어, 9월 소비자물가 3%로 31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이미 혹독한 댓가를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도 말이다.

이유인즉슨 또다시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잃어버린 30년이 다시 올 수 있다"는 공포감 때문이다. '경기 부양'이라는 미명하에 달러당 150엔이 무너지는 것을 속절없이 지켜만 보고 있다.

엔화는 32년만에 최저치로 추락하면서, 1990년 버블경제 붕괴 초입 수준까지 왔다. 이미 경제의 성장동력이 멈췄다는 비아냥 속에서 뒤늦게 무제한 엔화 매입으로 엔화가치 하락 방어에 나서겠다고 선언하는 등 부랴부랴 '종합경제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내년 4월 구로다 중앙은행 총재의 임기 만료 전까지는 현행 제로 금리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본은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유동성을 회수하지 않고 방치하여 이대로 가다가는 선진국 대열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위기론마저 나오고 있다.

중국의 위앤화는 달러당 7.2279위앤으로 2008년 이후 14년여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IMF는 제로 코로나 봉쇄, 부동산 부실 뇌관, 재정적자 악화, 미중 갈등 격화 등으로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마침내 3.2%까지 낮췄는데 이는 1978년 중국 개혁개방이후 44년만의 최저치다.

블룸버그는 이와같은 아시아 주요국가의 통화가치 급락으로 인해 2008년 데자뷰를 넘어서서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의 재발 가능성을 경고하기에 이르렀다.

외환(外患)도 걱정인데 졸지에 내우(內憂)까지 겹쳤다. 엎친데덮친격으로 강원도의 레고랜드 채무보증 불이행 사태로 촉발된 채권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파장은 지급보증을 선 증권사의 PF부실과 중소형 건설사 신용경색 등 대규모 연쇄 부도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최악의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린 책임으로 영국 역사상 최단명 총리의 오명을 안고 퇴임한 트러스 총리의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정책의 오류와 리더십의 난맥상에서도 위기는 가중되고 있다.

어느 누구도 앞장서서 현 위기 상황을 해결하려고 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러한 능력을 갖춘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은 물론, 인류를 구원할 영웅이나 구세주도 찾을 수 없고 앞으로는 더더욱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3분기 IPO 공모액이 1.5조로 작년의 1/10토막이 나고, 회사채 순발행액이 2800억에 불과 , 5년만에 최저를 기록하는 등 금융시장에서 IPO와 회사채가 급랭하면서 기업의 돈줄이 꽉 막히고 있다.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막히자 기업들은 기존 보유 현금과 은행 대출로 버티고 있는데 차입금이 많고 재무구조가 부실한 중소기업들부터 부도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대두되는 가운데 주식시장 고객예탁금은 50조가 붕괴되었고, 그마저도 은행 예적금 등 안전자산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기업 부도와 자금 이탈, 신용 경색 등으로 시장 붕괴를 걱정하고 있는 판에 아직도 '삼성전자가 저평가되었으니 사라'고 하는 애널들이 있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시장이 붕괴되는 마당에  어떻게 '펀더멘탈이 탄탄한 기업'이라고 해서 주가가 올라갈 수 있겠는가 되묻고 싶다.

당장 자금조달이 막혀 신용경색이 우려되는 일파만파의 절박한 상황에서도 '기업의 펀더멘탈' 타령을 하고 있으니 위기의 심각성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듯하다.

2008년 데자뷰?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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