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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만에 대일 무역 수지 적자 최저치 예상…“제 발등 찍은 일본”
16년만에 대일 무역 수지 적자 최저치 예상…“제 발등 찍은 일본”
  • 정상혁 기자
  • 승인 2019.11.18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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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월 적자 21%↓…반도체장비·석유화학·소비재 수입 ‘동반 감소’
“소부장 자립·다변화 성공시 무역역조 큰 흐름 바뀔 수도”

올해 대 일본무역수지 적자가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본이 한국을 경제적으로 제재하려다 역으로 제 발등을 찍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 글로벌 업황 부진으로 인한 반도체 기업의 장비 수입 감축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화학 수입액 감소 등의 영향도 적지 않지만 최근 국제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일본제 불매 운동으로 소비재 수입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도 대일 무역적자가 줄어든 상당한 요인이 됐다는 평이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를 계기로 추진 중인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의  경쟁력 강화가 의외의 성공을 거둘 경우 장기적인 시점으로 봤을 때는 오히려 대일 무역역조의 큰 흐름이 뒤바뀔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 등은 지난달 말까지 대(對)일본 무역수지 적자는 163억6천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06억1천400만달러)보다 20.6%나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역대 1∼10월 기준으로 2003년(155억6천600만달러) 이후 가장 적은 적자를 낸 것으로16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대일 무역적자가 200억달러를 밑돌게 된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 2010년(361억2천만달러)에 비하면 거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이다.

사실 한국의 10대 무역 상대국 가운데 올해 무역역조를 보이는 나라는 일본과 대만밖에 없었다. 더욱이 대만은 올 3분기까지 무역적자가 2천만달러도 채 되지 않아 일본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우리가 일본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줄었지만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물량이 훨씬 더 많이 줄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10월까지 대일 수출액은 237억4천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줄어드는 데 그쳤으나 수입액은 401억1천1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무려 12.8%나 감소했다. 올해 일본산 수입 감소율은 2015년(14.7%)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메모리 업황 부진을 반영해 시설 투자를 조절하면서 일본산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반도체 부품·장비 수입을 대폭 줄인 게 주된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와 함께 일본제 불매 운동도 크게 한 몫했다. 자동차, 의류, 주류, 전자제품 등 주요 소비재의 수입도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지난 7월 이후 일본 브랜드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일각에서는 내년 반도체 업황이 회복될 경우 대일 무역적자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대일 무역환경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무역협회 문병기 수석연구원은 “일본 수출 규제 이후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정부와 민간의 인식이 높아졌다. 단기간 내에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이를 계기로 고질적인 대일 무역역조의 흐름이 바뀔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정부에서는 일본의 수출규제는 역으로 한국에 좋은 ‘보약’이 됐고 일본은 ‘제 발등을 찍었다. 그러나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차분하게 대응하면서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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