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3억여명 생명선 담당했던 우크라 곡물…희망 사라졌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노바 카호우카 댐 붕괴로 세계적 식량 위기가 심화될 것이란 경고가 나오자 사료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03분 현재 미래생명자원은 전 거래일 대비 14.50% 급등한 8,210원에 거래되고 있다. 미래생명자원은 특수가공원료 등 사료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곳이다. 올해 1분기 기준 매출액의 76.11%가 사료부문이 차지했다.
같은 시간 한일사료도 7.45% 오른 6,780원에 거래중이며, 팜스토리(3.37%), 한탑(2.30%), 팜스코(2.27%), 고려산업(3.19%), 대한제당(1.64%), 대주산업(2.33%), 사조동아원(0.35%) 등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사료주들의 강세는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노바 카호우카 댐 일부가 파괴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는 이번 사태로 전 세계적 식량 위기가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르틴 프리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독일담당 사무국장은 “(댐 붕괴로 인한) 대규모 홍수로 새로 심은 곡물이 파괴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곡물은 기아에 시달리는 전 세계 3억4,500만명의 생명선이었으나, 그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프리크 사무국장은 세계 식량 가격이 10년 만에 전 세계시장에서 최고 수준에 도달한 상황에, 댐 파괴로 인한 추가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지난 6일 카호우카 댐이 폭파됐다고 밝히고 드니프로강 우측 마을 10곳과 하류 헤르손시 일부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발령했다. 홍수로 마을 35~80군데가 피해를 봤다.
이번 댐 붕괴사태는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우크라이나에 닥친 최악의 환경 재앙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남부 일대 수해는 물론, 식수와 농업용수 부족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농업부는 헤르손 지역의 드니프로 강 북쪽 제방 약 10,000헥타르 농지가 침수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댐 폭파 배후로 상대국을 지목하며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량 살상을 위한 환경적인 폭탄”이라고 비난했고, 러시아 외무부는 “우크라이나의 고의적인 사보타주”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