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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 ain't over till it's ov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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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윤석 논설위원
  • 승인 2023.04.03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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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런, 스톡런의 불안한 어닝시즌- "진격의 4월, 금리인상 끝났다?"

오는 7일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1분기 어닝시즌의 막이 오른다. 굳이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던 시인 T.S. Eliot의 '황무지'를 인용하지 않더라도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금리 등으로 경영 환경이 악화하면서 '어닝 쇼크'가 속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 석사
sbs비서실 스피치라이터
대우증권 실전투자대회 3위 입상
한국경제tv 슈퍼스탁킹 우승
한국경제tv 해외주식 전문가

최근 1개월 내 발표된 증권사 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7천201억원인데, 이는 작년 1분기 영업이익 14조1천214억원 대비 94.9% 급감한 수준이다. 전 분기인 작년 4분기의 4조3천61억원보다도 82.3%나 적다.

더군다나 분기 영업이익이 2009년 1분기 5천930억원 이후 14년만에 1조원을 밑돌게 되는 상황인데 1분기 매출액 전망치도 지난해 1분기의 77조7천815억원보다 17.3% 감소한 64조2천953억원에 불과하다.

반도체 NO2 SK하이닉스도 작년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하다. 현재 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는 3조7천807억원이며, 적자 규모를 4조원 이상으로 예상하는 증권사도 있다. SK하이닉스 1분기 매출 전망치도 지난해 1분기의 12조1천557억원 대비 60.1% 줄어든 4조8천560억원이다. 경기침체로 인한  IT 수요 부진과 재고 조정 여파로 아주 혹독한 겨울을 지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도 시황 악화로 실적이 부진하다. 롯데케미칼의 1분기 영업손실 추정치는 1천615억원으로 4분기 연속 적자가 예상되며 LG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7% 감소한 5천355억원, 금호석유화학은 81.8% 급감한 819억원으로 각각 추산됐다.

철강도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피해갈 수 없다. 포스코홀딩스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2조2천576억원 대비 72% 감소한 6천320억원이다. 지난해 고유가로 호황을 누린 정유업계도 유가와 정제마진 급락에 실적 전망이 어둡다. S-OIL의 1분기 영업이익은 5천198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61% 감소가 예상된다.

반면 상대적으로 자동차와 2차전지 배터리 업계는 호실적이 기대된다. 경기 침체에도 전기차 시장 성장의 수혜를 보는 덕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2조7천782억원, 2조1천2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 32.4% 증가가 예상된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탓에 생산에 차질을 빚은 작년 1분기 대비 기저효과에 더해 글로벌 판매 호조가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에 현대차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상장사 분기 영업이익 1위에 오를 가능성도 있는데 이는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이다. 국내 1위 배터리 업체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2천589억원보다 2배 가까이(92.8%) 늘어난 4천991억원이다.

1분기 매출 추정치도 작년 1분기의 4조3천423억원 대비 94% 증가한 8조4천259억원이다. 삼성SDI도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가 각각 작년 1분기 대비 31.4%, 17.9% 늘어난 5조3천203억원, 3천800억원으로 나왔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1분기 실적 전망이 이 정도라면 그외 여타 업종과 다른 기업들은 안봐도 뻔한 것 아닌가. 1분기 어닝쇼크가 증시를 강타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나올만한 악재는 다 나왔다"라며, 또 "미국의 발빠른 대응과 수습으로 금융위기가 진정되는 국면"이라고, "'셀코리아(Sell Korea)'였던 외국인들이 3월 한달간 삼성전자를 1조543억을 사들였다"면서, 경기선행지수가 상승 전환하고 금리인상 시그널이 종료될 것이라며 4월에는 '벚꽃 랠리'가 온다고들 야단이다.

그동안 시장을 주도해온 2차전지와 배터리는 물론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와 2분기 반도체 바닥 통과에 따른 반도체, 자동차, 화장품으로 순환상승이 일어날 것이므로 4월에는 코스피가 난공불락의 저항선 2500을 돌파하고 마침내 2600선을 회복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 일색이다.

금융 위기의 공포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시그니처은행의 파산에 이어 스위스의 크레딧스위스, 독일의 도이체방크로까지 일파만파로 확산되었다. 조금 잠잠해지자 이제는 진정 국면에 들어섰으며 완화될 것이니 걱정말라고들 한다.

"제2의 리먼 브라더스 사태는 더이상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는 Youtube 방송도 여러 번 봤다.심지어 과도하게 하락한 은행등 금융주는 지금  무조건 매수할 찬스라고도 하니 어이가 없다. SVB 파산은 중소형 지역은행 뿐만 아니라 유럽 대형 은행으로까지 확산되고나서

이제는 미 국채와 우량 주식들을 대거 보유한 증권사로까지 불똥이  튀었다. 미국의 대형 증권사 찰스 슈와브가 유동성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미처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악재가 터져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파산 후속 대책으로 은행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규제의 고삐를 조일 것이라고 하지만 찰스 슈와브가 파산하게 되면 뱅크런에 이어 스톡런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불안감은 여전할 수밖에 없다.

이미 SVB 파산 사태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취약한 중소 지역은행에서 대형 은행으로 대규모 머니 무브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쇄 도산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美 연준(FED)의 대표적인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은 총재는 올해 미 기준금리를 5.5~5.75%로 전망했다. 시장에서 기대하는 '5월 동결, 7월 인하설' 을 근거없다고 일축하는 한편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美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이어 반도체지원법(CHIPS Act)의 보조금 신청 세부지침의 윤곽이 드러나자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했다"라든지 "이제 숨통이 트였다"고 환호하는 다수 애널들의 이구동성 낙관론은 정말 우려스럽다.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4월 訪美를 앞둔 우리 정부는 미국에 공장을 지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세제 혜택과 지원을 읍소하고 있지만 아직 아무런 확답도 받지 못했다. 美中 갈등의 틈바구니에서 이들간의 정책의 변화에 따라 우리 기업들은 언제든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는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아직도 물밑에서 진행중인 대형 악재들의 파급력이 도대체 어느 정도인지 짐작도 가지 않는상황에서 무조건 안심하기는 아직 이르다. 당장 눈앞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과소평가해서도 안된다. 아직도 무작정 잘될 것이라는 생각만으로 "벚꽃 랠리"를 단언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It ain't over till it's over"(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미국의 유명한 메이저리거 요기 베라(Yogi Berra)의 명언인데, 원래 뜻은 결과는 아무도 모르니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었다.

우리 앞에 닥친 여러 변수들이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 그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조건 지르고 배팅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정말이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냉정하게 판단하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필자에게는 조심해야 한다는 경고의 메세지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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