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쏠림현상 과도 우려에 차세대 기판 등 다변화
LG이노텍이 지난해 미국 애플로부터 15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매출 중 무려 77%에 달하는 규모로, 시장에서는 애플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3일 LG이노텍이 발표한 '2022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매출액 10% 이상을 차지하는 단일 고객’으로부터 올린 매출은 15조1,291억원으로 집계됐다.
LG이노텍은 고객사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으나, 이 고객은 다름 아닌 애플로 추정된다. 이 같은 애플 발 매출은 전년 11조1,924억원 대비 35.2% 증가했다.
LG이노텍은 2017년 애플이 아이폰X(텐)에 듀얼 카메라를 적용하며 관련 매출이 급격하게 늘었다. LG이노텍의 애플 향 매출은 2018년 4조6,563억원, 2019년 5조1,261억원, 2020년 6조4,618억원, 2021년 11조1,924억원으로 최근 5년 새 빠르게 확대됐다. 특히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2018년 58.3%에서 지난해 77.2%까지 증가했다.
앞으로도 LG이노텍과 애플의 협력 관계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LG이노텍은 아이폰15의 폴디드줌 카메라모듈를 단독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연내 출시 예정인 혼합현실(MR) 기기에 LG이노텍의 센싱 모듈이 사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이노텍은 아이폰에 사용자를 알아보는 안면인식 기능의 ‘페이스 ID(Face ID)’와 이미지초점을 맞추는 ‘ToF(Time of Flight) 센싱’ 모듈을 공급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애플의 비중이 과도하게 쏠리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LG이노텍은 2019년 1분기에 1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애플의 아이폰 판매 부진에 따라 카메라 모듈 판매가 급감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이에 LG이노텍은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기판인 플립칩-볼그레이어레이(FC-BGA) 투자 등을 통해 매출처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또 테슬라의 차세대 전기트럭 '사이버트럭' 등 전장 산업 매출도 늘릴 방침이다.
애플에 대한 LG이노텍의 매출 비중이 과도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 지속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비수기 계절성 및 주력 고객사의 비용통제 추세를 감안하면 단기 실적은 부진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주력 고객사 내 입지가 강해짐에 따라 중장기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2025년까지 성장방향성(Folded Zoom, XR 등)이 뚜렷한 가운데 올 하반기를 지나면서 이러한 성장 동력에 대한 부분이 점차 가시화돼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