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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 공포 밀려온다…경기회복↓ 물가↑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밀려온다…경기회복↓ 물가↑
  • 정상혁 기자
  • 승인 2022.03.07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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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차 “상황 더 악화” 우려…물가 억제정책 약발도 안 받아
2차 석유파동 재현 우려…“스태그플레이션 이미 진행” 견해도

국내 경제가 소비 위축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경제 성장률의 더딘 움직임이 포착되고 실업률까지 높아지면서 일명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stagnation·경기침체+inflation·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빚어진 에너지·원자재 가격 폭등이 이달부터 물가 충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제 전반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7% 오르며 5개월 연속 3%를 상회했다. 3%대 물가 상승률이 5개월째 이어진 건 10년 만이다. 20%대로 급등한 석유류 가격이 전체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소비와 생산의 핵심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와 전(全)산업생산지수는 지난 1월 전월 대비 각각 1.9%, 0.3% 하락했다. 두 지수가 동반 하락한 것은 20개월 만에 처음이다.

우크라 사태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2~3월에도 생산, 소비 모두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애써 살려낸 경기회복 불씨는 꺼져가는데도 물가만 대책 없이 활활 타오르는 형국이다.

최근엔 국제유가가 2014년 7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며 물가 상방 압력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우크라 사태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3월 소비자물가는 상승폭을 더욱 키워 역대급 상승률을 기록할 수도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4일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이어지는 국제유가 급등 상황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예전의 인플레이션 악순환(inflationary spiral)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매우 중차대한 시기”라며 “특히 높은 물가상승률은 실질소득을 감소시켜 민생과 경기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나 시장이 아닌 정부 당국자, 그것도 국가 경제정책을 이끄는 부총리의 발언인 만큼 경기회복세가 꺾일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고 봐야 한다. 

이런 우려는 정부가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동결에 이어 유류세 20% 인하 조치 연장, 인하율 확대 검토 등 물가 안정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는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에너지 가격 급등은 원유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유가 급등은 석유화학, 철강 등 우리 제조업에 생산 단가를 높여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꿈틀대는 소비 회복세를 꺾고 잘나가는 우리 수출마저 흔들게 된다. 종국에는 성장 둔화, 실업난을 부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소비 회복을 동반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배적이었다면 지금은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변수로 경기침체 속 인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뀐 것이다.

국제금융센터가 지난 2일 발표한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시장 반응 및 해외 시각’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으로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10% 오를 경우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0.17%포인트(P) 떨어지고 소비자물가는 0.24%P 오를 수 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전 배럴당 90달러 중반 수준이던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현재 130달러까지 넘보는 상황이다. 러시아산 원유 공급 차질이 지속된다면 올 연말 배럴당 185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해외기관의 분석도 있다.

러시아-우크라 간 전쟁이 쉽게 끝날 상황이 아닌데다가 물가 상승세도 누그러질 기미가 안 보이고 경제성장률을 짓누르는 요인은 많아지니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경제전문가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980년 2차 석유파동 당시 겪은 스태그플레이션이 재연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1980년 당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1.6%로 역성장을 기록한 반면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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