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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이스타 인수…항공업계 구조조정 본격화되나
제주항공, 이스타 인수…항공업계 구조조정 본격화되나
  • 김규철 기자
  • 승인 2019.12.19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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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합산시 국내선·국제선 점유율 각각 24.8%·19.5%로 ‘껑충’
규모의 경제 실현…LCC 업계 추가 구조조정 불가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의 실패를 딛고 이스타항공을 품에 안으면서 항공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진행 중인 데다 최근 불황과 신규면허 발급으로 항공업 공급과잉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던 만큼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항공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에서도 에어부산의 매각설이 거론된 만큼 향후 저비용항공사들을 중심으로 ‘인수합병(M&A) 도미노’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 51.17%를 696억원에 인수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작년 말 이미 50%가량 자본이 잠식된 이스타항공을 놓고 시장에서 꾸준히 매각설이 제기됐던 만큼 이번 인수 결정은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었다.

특히 이번 인수는 덩치를 키워 업계 선두 자리를 굳히려는 제주항공과 경영난에 허덕이던 이스타항공의 이해관계가 사실상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애경은 2005년 LCC 사업 모델을 최초 도입해 2006년 제주항공을 설립하고 이후 5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LCC 최초 매출액 1조를 달성하기도 했다.

애경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으나 패배한 만큼 업계 안팎에서는 애경이 향후 시장에 매물로 나올 LCC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실제로 이번 인수로 제주항공은 LCC 업계 5위인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며 업계 선두를 굳히게 됐다. 더군다나 아시아나항공 인수 때 써냈던 1조5천억원보다 훨씬 적은 금액(695억원)으로 이스타항공을 인수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제주항공 측은 “항공사간 결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양사의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점유율 확대와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라고 이번 인수의 취지를 설명했다.

다만 당분간은 제주항공이 이스타홀딩스와 함께 이스타항공을 공동 경영하는 체제로 운영할 방침이다. 이스타홀딩스는 전환사채 200만주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향후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제주항공에 이어 2대 주주가 된다. 이스타홀딩스 측은 이스타항공의 경영 안정화까지 협조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로 국내 항공업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빅2’와 LCC 업계간 구도에서 사실상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이스타항공의 ‘빅3’와 나머지 LCC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완전히 인수하면 올해 3분기 기준으로 국내선 점유율은 24.8%로 업계 ‘맏형님’인 대한항공(23.6%)을 앞지르게 된다. 국제선 점유율 역시 19.5%로 상승해 아시아나항공(23%)을 바짝 뒤쫓게 된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규모의 경제와 협상력 제고, 조종사 인력 및 정비 인프라 공유를 통한 비용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이스타항공이 보유한 B737 계열 기단은 제주항공과 같으며 두 회사의 합산 기단은 총 69대가 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수 후 두 회사의 합산 단거리 국제 여객 시장 점유율은 15% 가까이 상승할 것”이라며 “2위권 항공사 규모를 2배 이상 넘어서기 때문에 시장 지위가 강화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회사는 아시아 지역 노선을 상당 부분 공유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인천-상해 특화 노선과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노선의 공급력을 강화해 효율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주항공 측은 “특정 사업자에 국한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여객점유율 확대를 도모해 LCC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함은 물론 업계 상위사업자간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현재와 같은 업황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항공시장은 추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설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일본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서 매출 비중이 24~30%에 달하는 일본 노선은 사실상 ‘운휴’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그 결과 항공업계 최대 성수기인 3분기 실적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현재 국내 LCC는 내년 신규 취항을 앞두고 있는 2곳(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을 포함해 모두 9곳으로 국내 LCC가 과다하다는 지적도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저비용항공시장은 구조조정 없이는 궁극적인 안정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시장 지배적인 저비용항공사가 재편된 시장을 상당 기간 향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인한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앞날도 아직 단정할 수 없는 상태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은 HDC지주회사의 자회사로,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45%를 보유한 에어부산은 HDC지주의 증손회사가 된다. 현행 공정거래법에는 증손회사로 편입될 경우 지주회사가 2년 이내에 지분 100%를 확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재매각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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