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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에 특검 요청한 'KB국민은행 집안 싸움'
금감원에 특검 요청한 'KB국민은행 집안 싸움'
  • 송채석 기자
  • 승인 2014.05.20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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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초 개인정보 유출과 도쿄지점 비자금 의혹 등으로 홍역을 치른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이 이번에는 전산시스템 변경을 둘러싼 내부 갈등으로 조직이 흔들리고 있다.

 
금융지주와 은행측은 모두 "국민은행의 내부사안"이라며 선을 긋고 있으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그간 임 회장과 이 행장의 갈등이 표면화한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20일 KB금융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전날인 19일 이사회를 열고 전산시스템을 유닉스 기반의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안건에 대해 이건호 행장과 정병기 감사위원이 제기한 이견을 재논의했으나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론을 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KB국민은행장 사이에 벌어진 내홍으로 불거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외이사들은 임 회장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만 정 감사는 이 행장의 지시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이사회 갈등 사태의 단초가 된 사안은 국민은행의 주 전산시스템 교체에 대한 논란이다. 국민은행과 국민카드는 그간 IBM의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써왔다.

IBM 메인프레임 시스템의 가장 큰 강점은 안정성과 보안성이다. 특히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에서 우수한 해결책을 제공한다.IT 업계 관계자는 "메인프레임은 안전성과 보안성 측면에서 아직은 현존하는 최상의 서버"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시스템 개방성이 떨어지다 보니 개발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시스템 간 연계가 어렵다는 평가와 유지·보수 비용도 상대적으로 많이 든다.

국민은행·카드사는 이에 따라 2012년부터 시스템 교체를 검토해 왔고 작년 11월 은행 경영협의회, 올해 4월 은행·카드 이사회 결의를 거쳐 유닉스시스템으로의 변경을 확정했다. 21일까지 유닉스시스템 도입을 위한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었다.

그룹 전산을 책임지는 김재열 전무는 "원장 등을 처리하는 계정계는 메인프레임을 쓰고 인터넷뱅킹 등은 유닉스를 사용하고 있어 인력의 효율적 관리, 비용절감 차원에서 전체 시스템을 통일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건호 국민은행장과 정병기 국민은행 상임감사위원은 시스템 결정과정이 깨끗하지 못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감사위원회, 이사회 등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사외이사들이 주축이 된 이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자 금감원에 감사를 요청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두고 외부출신인 은행장·감사위원과 국민은행 내부세력 간의 갈등이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설이 돌기 시작했다.

외형적으로는 사외이사와 감사가 전산시스템 변경을 놓고 갈등을 빚은 것이지만, 배후에는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 간 주도권 다툼이 도사리고 있다는 게 금융권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20일 21세기 금융비전포럼에 참석한 이 행장은 기자들과 만나 "금감원에 특별검사를 요청한 것은 깨끗하게 의혹을 풀고 넘어가기 위해서다. 은행장 입장에서는 의혹이 없이 하는 것이 좋지 않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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