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최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위한 정관변경작업을 완료했다.
19일 삼성중공업은 경기도 성남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상 발행 가능한 주식 총수를 보통주 2억4,000만 주와 우선주 6,000만주 등 기존 3억주에서 5억주로 늘리는 정관변경안건을 이의 없이 통과시켰다.
현재 삼성중공업이 발행한 주식의 총수는 보통주 2억3,087만5,386주, 우선주 114,845주 등 총 2억3,099만231주다. 남은 여유가 6,900만주밖에 없었다.
삼성중공업이 이 같은 작업을 진행하는 건 유상증자를 위한 사전작업이다.
앞서 산업은행이 삼정KPMG에 의뢰한 삼성중공업의 경영진단 결과, 최악의 경우 1조6,000억원의 자금이 부족하며 최대한 유동성을 확보하더라도 약 9,000억원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이 나왔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부족자금을 유상증자 등으로 해결하기 위해 정관상 발행 주식 수를 늘려 약 1조원 가량을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박대영 사장은 주총 인사말에서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회사 운영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유상증자가 불가피하다”며, “수주 부진이 장기화되거나 인도 날짜가 연기될 경우를 대비해 회사를 운영해야 하는 만큼 이 시점에 증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주주총회 직후 이사회를 열어 발행 주식 수와 일정 등 구체적인 유상증자 계획을 의결할 방침이다.
신주의 20%는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되고 나머지 80%는 삼성그룹 계열사가 기존 지분율대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열사 지분은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삼성전자 17.62%, 삼성생명 3.38%, 삼성생명 0.01%, 삼성전기 2.39%, 삼성SDI 0.42%, 삼성물산 0.13%, 제일기획 0.13% 등 총 24.08%에 달한다.
한편, 실권주 인수 방식으로 참여 가능성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진행한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에서 실권주가 발생하면 3,000억원 한도로 인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은 당시 자본잠식 상태였던 삼성엔지니어링과는 달리 재무상태가 양호해 굳이 이 부회장의 참여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삼성중공업은 유상증자에 우리사주조합과 계열사 외에 주관사를 비롯한 7개 증권사가 인수단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실권주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