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했다. 특히,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하는 이른바 불황형 흑자가 이어지면서 올해 무역규모 1조달러는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무역수지 흑자는 104억달러(한화 약 12조4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지난 2012년 2월 이후 46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수출 부진 속에 수입이 더 많이 감소해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이기 때문에 좋은 현상은 아니다.
수출입 증가율 추이
단위: %
지난달 수출액은 총 444억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4.7%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 10월 6년만에 최대치인 15.8%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낙폭을 상당히 줄인 것으로, 5월 -11.0%로 크게 떨어졌던 수출액 감소폭은 6월 -2.6%, 7월 -5.2%로 다소 줄었다.
그러나 8월 -15.2%, 10월 -15.9%로 다시 대폭 확대됐고 11월 들어 감소폭이 둔화됐다.
11월 수출액 감소폭이 줄어든데는 선박 부문 호조세의 영향이 컸다. 지난 10월 해양플랜트 수출을 한 건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전년 대비 63.7%나 감소한 선박은 11월에는 3척의 해양플랜트를 수출하면서 무려 133.7%나 치솟았다.
11월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6% 감소한 340억6,500만달러로 집계돼 10월(-16.6%)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수입액은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지난해 10월부터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두바이유는 지난해 10월 배럴당 86.8달러에서 지난달 41.6달러로 약 1년 동안 반토막이 났다.
품목별로는 철강제품·석탄·가스 등 원자재가 23.7%, 자본재는 1.2% 감소한 반면 자동차, 스마트폰 등 소비재 수입은 5.7% 늘었다.
무역수지
단위: 억 달러
수출과 수입이 함께 감소하는 현상은 지난 1월부터 계속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달 무역수지 흑자가 100억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마냥 들뜰 수 없는 현실이다.
올해 무역 1조달러 달성에 실패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인호 실장은 “12월 수출입 실적에 대해 지금 전망을 하기는 어렵지만 11월보다 안 좋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무역규모가 9,720달러를 기록해 지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1조 달러 달성에 실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