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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 장·차남 표대결 승리·OCI와 통합 불발될 듯···주가는 강세
한미사이언스, 장·차남 표대결 승리·OCI와 통합 불발될 듯···주가는 강세
  • 윤상현 기자
  • 승인 2024.03.28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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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 주총, 3시간 이상 지체…모녀 불참
임종윤·종훈 형제 측 주주제안 이사 선임안 가결
모녀 추천 6명, 보통결의 충족 못해
큰 손 국민연금, 모녀 측 지지 불구 소액주주 표심이 승패 갈라
OCI홀딩스 “한미약품과 통합 중단…주주 뜻 받아들이겠다”

OCI그룹과의 통합 추진을 반대했던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의 주주제안이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가결됐다. 이에 따라 한미-OCI그룹 간 통합은 사실상 무산됐다.

28일 한미사이언스는 경기 화성시 수원과학대 신텍스에서 주주총회를 열었다. 당초 개회 시간은 오전 9시였으나 출석 주주 위임장 집계가 지연되면서 3시간 넘게 지체된 오후 1230분께 개회했다.

한미-OCI그룹 통합을 둘러싼 한미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을 결론 낼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가 28일 오후 12시가 넘도록 개최하지 못했다.
한미-OCI그룹 통합을 둘러싼 한미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을 결론 낼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가 28일 오후 12시가 넘도록 개최하지 못했다.

이날 주총에선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추천한 이사 6명 선임안OCI그룹 통합에 반대하는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의 이사 5명 선임 주주제안을 놓고 표 대결을 진행했다. 양측 후보자 총 11명 선임안을 일괄 상정해, 다득표 순으로 최대 6명을 선임하는 방식이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추천한 이사후보 6명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사내이사) OCI홀딩스의 이우현 회장(사내이사) 최인영(기타비상무이사) 김하일(사외이사) 서정모(사외이사) 박경진(사외이사). 이들은 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 중인 모녀(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경영진 측에서 추천한 인사들이다.

반면 임 형제가 추천한 5명의 이사후보는 임종윤(사내이사) 임종훈(사내이사) 권규찬(기타비상무이사) 배보경(기타비상무이사) 사봉관 사외이사다.

이번 표대결은 지난 112일 한미약품그룹이 소재·에너지 기업 OCI그룹과 현물출자 및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한 그룹간 통합 계약을 체결한 후 형제가 반발하면서 이뤄졌다. 형제는 이번 주총에서 자신의 추천 인사로 신규 이사진을 구성해 경영권 교체 후 OCI그룹과 한미의 통합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통합에 반대한 가처분 등도 제기했다.

이날 주총 표 대결 결과는 임 형제가 추천한 5명의 이사 선임 주주제안이 가결되면서 임종윤·종훈 사장이 이사회 진입에 성공했다.

반면 이사회에서 추천한 이사 6명 선임안은 부결됐다. 이들은 모두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해야 하는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한미그룹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은 국민연금(7.66%)의 지지를 받아 우호지분을 42.66%까지 확보했으나 끝내 이사회를 지키지 못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책위)가 전일(27) 송 회장이 이끄는 현 경영진이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히자 시장에서는 모녀 측이 주총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28일 경기 화성시 신텍스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한미 오너가 장·차남 임종윤(왼쪽), 임종훈(오른쪽) 형제가 주총장에 들어가고 있다.
28일 경기 화성시 신텍스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한미 오너가 장·차남 임종윤(왼쪽), 임종훈(오른쪽) 형제가 주총장에 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주총 결과는 예상과 달리 형제 측의 승리로 돌아갔다.

임 형제의 승리는 지난 23일 개인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장·차남 측의 손을 들어준 영향이 컸다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모녀 측의 우호지분과 큰 차이가 없던 상황에서 12.15%를 보유한 신 회장이 형제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우호지분을 40.57%까지 늘렸다. 기존에는 임종윤(9.91%)·임종훈(10.56%) 전 사장에 배우자·자녀, 디엑스앤브이엑스를 더해 총 28.42%였다.

여기에 막판 관건으로 여겨진 소액주주의 표심도 임 형제 측으로 기울어진 것으로 보인다. 2023년 말 기준 지분율 1% 미만인 소액주주는 38,470명으로, 한미사이언스 지분 20.5%(1434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표 대결에서 임 형제 측의 승리가 확인되자 현장에 참석한 소액주주들 사이에선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사실상 소액주주들 사이에선 OCI그룹과의 통합을 통해 빅 파마로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지배적이었다. 지난 2018년 바이오산업에 진출한 OCI그룹이 인수한 부광약품이 인수된 이후 2022년부터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광약품은 지난해에도 영업손식 364886만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은 더욱 확대된 상황이다.

OCI홀딩스, 한미약품그룹과의 통합추진 중단

형제 측의 승리로 OCI그룹과의 통합추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임 형제 측 이사 5명이 이사회에 합류하면 현재의 4(송영숙·신유철·김용덕·곽태선) 보다 과반수 이상이기 때문에 통합 안을 무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OCI홀딩스도 이날 주총 후 한미약품그룹과의 통합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OCI홀딩스는 입장문을 통해 주주 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통합 절차는 중단하겠다앞으로 한미약품그룹의 발전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통합을 재추진 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날 주총에 앞서 통합을 막기 위해 임 형제가 제기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이 지난 26일 기각됐다. 따라서 양사의 합병을 최종적으로 무산시키기 위해선 법적 다툼을 이어가야 할 수도 있다. ·차남은 항고 및 본안소송 제기로 재판부의 판단을 다시 받겠다는 계획이다.

임종윤·종훈 형제 신동국 회장에게 감사하다. 어머니·여동생과 함께 가고 싶다

이날 주총 표 대결에서 승리한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 장남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이 기쁠 줄 알았는데 기쁘지 않고 마음이 아프다. 어머니, 여동생과 같이 가길 원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종윤‧종훈 형제가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 이사진 구성 표대결에서 승리한 후 기자들앞에 나섰다.
임종윤‧종훈 형제가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 이사진 구성 표대결에서 승리한 후 기자들앞에 나섰다.

임종윤 전 사장은 네버 어게인, 다신 이런 일이 없을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주주란 주인이다. 우리 주주 '원팀'은 법원도 이기고 연금도 이겼다. 개인이 한 것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힘을 모아 이겼다는 게 큰 위안이 된다. 하지만 이런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표 대결 승리의 결정적인 역할을 해줬던 개인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게는 이번 사안에 절대적인 키맨이었던 신동국 회장이 우릴 믿어준 것에 감사하다책임감 있게 숙제를 해 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형제는 2개월여 동안 대립했던 모녀와 함께 가고싶다고 언급했다.

차남인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는 앞으로 할일이 많다. 우리 형제, 가족이 다 같이 합쳐 발전할 수 있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는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참석하지 않았다. 송 회장은 건강 상의 이유로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미사이언스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형제 측의 승리로 끝나자 유가증권시장에는 한미사이언스에 매수세가 몰리며 주가가 강세를 나타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전일 대비 9.10% 상승한 44,35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장중 47,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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