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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정기 주총서 힘 못쓰는 행동주의 펀드 왜?···큰손 국민연금의 힘
3월 정기 주총서 힘 못쓰는 행동주의 펀드 왜?···큰손 국민연금의 힘
  • 이민준 기자
  • 승인 2024.03.25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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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삼성물산·KT&G 등 주주총회서 사측에 표 행사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의 절반이 지난 가운데 관심을 모았던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치고 있는 모습이다. 큰손 국민연금의 표심이 대부분 사측의 안건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22일 진행된 정기 주총에서 행동주의 펀드에 완승을 거뒀다. 3년 연속 이사회 입성을 노리고 있는 박철완 전 상무는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손잡았지만 주주 안건은 단 한건도 채택 받지 못했다.

주총에서 국민연금은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의 주주 제안이었던 자사주 소각안에 반대했다. 사외이사 선임 건도 이사회가 제시한 최도성 후보 선임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은 금호석유 지분율 9.27%를 갖고 있다.

주주안건이 채택되지 못한 이유는 자사주 100% 소각요구가 국민연금을 비롯해 시장에서 설득력을 얻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 등도 차파트너스의 안건이 아닌 금호석유의 손을 들어줬다.

금호석유의 나머지 50% 자기주식은 석유화학 산업의 불황기에 대비하기 위해 보유해야 한다. 자본조달의 여러 선택지 확보는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기업가치에 더욱 부합한다는 주장이 의결권 자문사들과 국민연금에게 더 설득력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의 절반이 지난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와 국민연금의 표심이 엇갈리면서 주주제안이 대부분 패배로 끝났다.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의 절반이 지난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와 국민연금의 표심이 엇갈리면서 주주제안이 대부분 패배로 끝났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 있었던 삼성물산 정기 주총에서도 국민연금은 행동주의 펀드측 요구에 반대했다.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시티오브런던 등 5개 행동주의 펀드 연합은 삼성물산에 보통주 한주당 4,500·우선주 4,550원 현금배당과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요구했다. 하지만 주총 결과는 삼성물산 측의 압승이었다.

남은 주총에서도 행동주의 펀드가 제안한 안건들이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우선 28일 열릴 KT&G 주총에서도 국민연금은 행동주의 펀드가 아닌 회사 측에 힘으르 실어줄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이번 주 수책위 회의를 통해 방경만 수석부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안에 찬성하기로 했다.

다만 싱겁게 끝난 앞선 주총들과 달리 KT&G 주총의 표 대결은 팽팽할 것으로 전망돼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 경영진을 견제하는 곳으로는 행동주의 펀드인 플래쉬라인트캐피탈파트너스(FCP)뿐 아니라 6.93% 지분율의 최대주주 IBK기업은행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투표는 사내이사·사외이사 구분없이 표를 몰아줄 수 있는 집중투표제로 실시되는데, 기업은행은 다른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해 사실상 방 후보에는 표를 주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게다가 외국인투자자의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1위 의결권 자문사 ISS도 방 사장 후보의 선임에 반대를 권고했다.

같은 날 주총이 예정된 JB금융지주는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와 치열한 표대결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얼라인 측 주주제안 중 김기석 사외이사 후보자 선임안에만 손을 들어줬다.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행동주의 펀드가 같은 주주 입장임에도 서로 엇갈리는 이유에 대해 양 측 모두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선택을 하겠지만 성격이 다를 수 있다. 국민연금이 초장기 투자자로서 변화에 보다 보수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반면, 행동주의 펀드는 주주환원 확대를 통한 가치제고 등에 더 관심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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