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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토론회 직후 당국 보란듯 대규모 공매도 발생···HLB 급락
공개토론회 직후 당국 보란듯 대규모 공매도 발생···HLB 급락
  • 주선영 기자
  • 승인 2024.03.14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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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공매도 창구' 의혹 신한證 창구서 HLB 물량 대거 출회
업계 “문제없다” 해명 불구 공매도 발생에 HLB 주주들 분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공매도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진행되는 와중에 보란 듯이 HLB 종목에서 대규모 공매도 물량이 출회됐다.

더욱이 공매도 수탁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들로부터 불법공매도 창구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신한투자증권에서 매도폭탄이 터지자 HLB 주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토론회에 참석했던 임태훈 신한투자증권 국제영업본부장이 데이터상 전체 공매도대금은 전체 물량 대비 2.3%에 불과해 그렇게 높지 않다고 말한 것이 해명을 위한 거짓말이 된 셈이다.

HLB는 공매도세력이 유포한 것으로 추정되는 악성루머에 흔들리며 올해 들어서만 두 번이나 주가가 크게 휘청거렸다. 이에 주주들은 불법공매도를 활용한 주가조작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닥 시총 3HLB, 대규모 공매도 물량 출회에 13일 장중 급락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시장에서 HLB는 전 거래일 대비 3.10% 하락한 9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13HLB 주가 추이

자료: 한국거래소
자료: 한국거래소

장 초반 강보합권에서 출발한 HLB는 오전 1040분경 104,300원까지 오르며 4거래일 연속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오후 1시를 지나며 급락세로 돌아섰다.

이러한 하락 전환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물량이 대거 쏟아졌기 때문으로, 오후 1101% 가량 상승세를 유지하던 주가는 약 5분 뒤인 오후 115분에 낙폭을 15% 넘게 키우며 84,300원까지 추락했다. 그 결과 13조원을 훌쩍 웃돌던 시가총액은 불과 5분 만에 2조원 이상 증발하며 11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코스닥 바이오 대장주인 HLB의 급락은 관련 업종 전반에 연쇄적으로 타격을 미쳤다. 알테오젠, 셀트리온제약, 휴젤 등 다른 코스닥 바이오 대형주들도 오후 120분을 전후로 고점을 기록한 뒤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렸다.

또한 코스닥 시총 3위이기도 한 HLB의 급락은 코스닥지수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수는 전날 강보합권에서 출발했으나 오후 110분경 하락 전환해 낙폭을 1% 가까이 키우기도 했다. 이후 HLB가 충격을 줄이면서 지수 역시 간신히 회복, 강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벌써 두번째 신약승인 어렵다지라시

전날 장중 HLB 주가가 급락한 것은 신약 승인이 어렵다’. ‘FDA로부터 임상 중단 권고를 받았다등의 내용이 담긴 지라시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료: HLB 공지사항
자료: HLB 공지사항

이에 HLB는 오후 130분경 회사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단연코 회사의 신약승인 과정에 변수가 생긴 건 전혀 없다. 이 시간 현재 우리는 여전히 신약승인을 확신하고 있다고 주주들에게 알렸다.

이어 오늘의 악성루머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이나, 어떤 의도에서 건 회사를 음해하려는 악성루머에 현혹됨으로써 개인의 재산손실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긴급히 공지를 올린다루머 유포자에 대해서는 주주연대와 함께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최근 HLB 주가는 간암치료제 후보물질 리보세라닙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기대감에 급등하는 흐름을 보였으나, 결과발표가 채 2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세력이 악성루머를 유포해 주가를 끌어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HLB 주가가 이 같은 지라시에 타격을 입은 것은 올 들어서만 벌써 두 번째다. HLB는 지난 1월에도 미 FDA가 리보세라닙 임상 승인을 거절했다는 내용의 가짜뉴스가 돌면서 급락한 바 있다.

지난 129HLB의 주가는 장 초반 11% 넘게 상승하다가 오후 들어 갑자기 하락 전환해 8% 넘게 급락하는 등 변동 폭이 상당했는데 이는 신약 허가 기대감에 125~26일 이틀 만에 30% 넘게 치솟은 직후의 일이었다.

당시 HLB 측은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등의 심각한 시장교란 행위가 있었음을 확인했고, 그 악성 루머와 동시간대에 대규모 매도세가 결합한 정황도 확인했다회사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시장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비도덕적, 반사회적 행위에 대해서는 좌시하지 않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도 신한투자증권 창구서 공매도···악성루머 확산 이후 물량 폭탄

이번 HLB의 주가 급락으로 신한투자증권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악성루머가 확산한 이후 신한투자증권 창구를 통해 대규모 물량이 집중적으로 쏟아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신한투자증권이 수년에 걸쳐 불법공매도를 자행하고 시세조작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해왔다.

실제로 전날 수급 동향을 살펴보면 정규장 시간 동안 신한투자증권 창구에서만 총 593,315주의 순매도가 이뤄져 전체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오후 110분을 전후로 매도물량이 집중적으로 쏟아졌는데 오후 1시까지만 하더라도 신한투자증권 창구에서는 불과 90,000주 정도의 순매도만 이뤄졌으나 오후 115분에는 창구 순매도가 무려 200,000주에 육박했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매도 물량이 출회하면서 오후 2시께에는 창구 순매도는 500,000주에 달했다.

이에 주주들 사이에서는 공매도 포지션을 가진 특정 세력이 공매도가 금지된 상황에서 손실을 줄이기 위해 변칙적인 주식매도로 시세를 조종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정의정 대표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공동 주관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정의정 대표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공동 주관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지라시 유포 후 신한투자증권의 대규모 물량 출회가 반복해서 이뤄지는 정황을 미뤄볼 때 합리적 의심이 드는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29일 임상 승인 거절 가짜뉴스가 돌았던 당일에도 신한투자증권 창구에서만 무려 1269,958주의 매도 거래가 체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HLB 주주연대 관계자는 지난 4년 간 불법공매도 주가조작 창구로 확신되는 신한투자증권을 통해 또다시 범죄 행위가 벌어졌다고 주장하며 우리 주주연대와 HLB가 수차례 신한투자증권 창구의 불법공매도 주가조작을 고발했고 매매 동향도 캡처해 증거물을 보냈음에도 금감원은 단 한 번도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았다며 전적으로 감독기관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주연대 관계자는 “340만주, 금액 기준으로 3,400억원이 넘는 공매도잔고를 보유한 공매도 입장에서는 회사의 신약승인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숏커버에 상당한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며 주주연대가 수년간 불법공매도, 주가조작성 공매도로 지목해왔던 신한투자증권에서 초단시간 집중 물량 폭탄과 주가 끌어내리기가 시도됐다는 점에서 감독기관의 엄중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LB은 금융당국에 불공정거래 행위가 있었는지 조사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HLB 관계자는 신약승인이 다가오면서, 딥페이크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악성루머와 공매도세력들의 불법행위가 시도될 것으로 우려된다악성루머 지라시와 명백히 주가를 하락시키려는 목적의 이상 매도 행위가 있었다. 감독당국에 조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불신 해소 없이 개인 VS 업계 공매도 입장차만 확인

이번 HLB의 공매도 물량 출회에 따른 주가 급락은 금융당국이 개인투자자들과 공매도 토론회를 진행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공동 주관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공동 주관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직접 공매도 관련 토론회를 주제해 불법공매도와 불공정거래 등에 엄중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또다시 지수가 출렁일 정도의 대형 사고가 터지면서 공매도세력들이 당국의 제재를 비웃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정작 토론회에서도 공매도를 둘러싼 공방만 이어졌다는 평가다. 투자자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 토론회의 목적이었지만 개인과 기관, 금융당국 각자의 입장만 재확인했을 뿐 이견을 좁히지는 못했다.

전날 열린 행사에는 개인투자자 대표로 배터리 아저씨박순혁 작가와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가 참석했다. 또한, 불법공매도 창구로 의혹을 받고 있는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도 참석했다. 박 작가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쏟아내고 신한투자증권은 사실이 아니라고 맞서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한편, 토론회에서 금융당국은 불법 공매도와 불공정거래 등에 대해 엄중히 대응하고 관련 조사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불법공매도 및 주가조작 등을 통해 부당이득을 취하는 세력과 무분별한 쏠림 투자를 유도하는 검증되지 않은 허위사실 유포 행위, 주주환원에 충실하지 못한 기업문화 등은 우리 자본시장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라며 당국은 불법공매도와 불공정거래에 지속적으로 엄정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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