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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배임·횡령 NH은행·증권···NH지주에 결국 칼 빼든 금융당국
각종 배임·횡령 NH은행·증권···NH지주에 결국 칼 빼든 금융당국
  • 김규철 기자
  • 승인 2024.03.07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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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직원 110억 배임 혐의···대출 계약서상 금액과 실거래액 차이
장기간 걸친 대규모 금융사고 반복···내부통제 ‘엉망’
NH투자증권 CEO 선임절차 살펴볼 듯···고강도 검사 예정

금융감독원이 NH농협금융지주,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 등 농협금융지주와 계열사들에 대한 고강도 검사에 들어갔다.

NH농협은행 영업점의 여신담당 직원이 무려 5년간 110억원에 달하는 배임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는 등 대규모 금융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에서 장기간에 걸친 배임과 횡령 등 대형 사고가 지속되고 있지만 정작 업계는 범행을 작정한 개인의 일탈을 막기는 어렵다는 업계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본격적인 현장검사에 착수해 최근 은행의 배임사고부터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 등 전반적인 이슈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으며, 오는 8NH투자증권에 대한 정기 검사를 시작한다.

NH농협은행 여신담당 직원이 5년간 110억원에 달하는 배임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각종 금융사고가 발생하자 금융감독원이 고강도 검사에 들어갔다.
NH농협은행 여신담당 직원이 5년간 110억원에 달하는 배임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각종 금융사고가 발생하자 금융감독원이 고강도 검사에 들어갔다.

최근 농협은행은 업무상 배임으로 1094,700여만원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배임사고는 2019325일부터 20231110일까지 이어졌다. 해당 직원은 영업점에서 대출업무를 담당하면서 48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배임을 한 혐의를 받는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내부감사 과정에서 차주의 매매계약서상 거래금액과 실거래금액이 상이한 점을 발견했다대출 금액의 과다 상정으로 추정돼 여신 취급자의 고의적인 의도 여부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사측은 해당 직원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향후 인사위원회를 거쳐 징계 처리할 예정이다. 손실 예상금액은 아직 확정 전이다. 5년이란 장기간에 걸쳐 다수의 대출 건수를 취급하면서 배임을 지속한 혐의를 받는 만큼 정확한 사실관계와 사고 규모 파악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의 끊이지 않는 금융사고

은행권의 배임과 횡령 등 금융사고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앞서 금감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금융업권에서 횡령을 한 임직원 수는 200여명, 횡령액은 1,850억여원에 달한다. 이 중 은행은 116(56.6%), 1,544억여원(83.5%)으로 전 업권에서 가장 큰 비중이다. 하지만 환수금은 139억여원으로 횡령액의 9% 수준에 불과했다.

2022년 우리은행에서는 700억원대 횡령 사고가 일어났으며, 이듬해 경남은행에서 발생한 횡령액이 당초 500억원에서 3,000억원대 규모로 불어났다.

배임의 경우 2017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금융권 임직원 84명이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배임을 한 금액은 1,014억원 규모로, 이 중 은행은 24(28.6%)이 업권에서 가장 큰 427억원(42.1%)의 배임사고를 냈다. 환수금은 111억여원으로 배임액의 26%에 그쳤다.

이번에도 대형 시중은행인 NH농협은행에서 100억원이 넘는 배임이 발생하자 당국의 허술한 관리감독과 금융사들의 내부통제 구멍이 그대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하고, 이에 맞춰 각사가 관련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중복체크를 강화하고 있지만 개인의 일탈을 완벽히 막기란 어렵다는 게 금융업계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각 업무의 담당직원이 범행하기로 마음먹고 서류조작 등으로 속이면 이를 일일이 적발해내는 게 사실상 어렵다돈을 다루는 업장에서 사람이 하는 일인 만큼 아무리 감시를 철저히 한다고 해도 언제든지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금감원은 농협은행에서 배임 사고 등 금융사고가 지속해 발생하는 데 대한 검사를 지주사까지 확대해 내부 통제 이슈, 지배구조 등 문제까지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특히 농협중앙회가 대주주로서 역할을 적절히 했는지까지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주 홍콩 ELS 검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농협은행 현장검사에 착수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현장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영 이슈에 대해 개별 회사가 아니라 NH금융그룹 내에서의 내부통제나 조직문화에서 기인한 부분이 있는지를 따져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금감원은 NH투자증권에 대한 정기검사도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 8일부터 착수하기로 했다.

NH투자증권 정기검사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외 부동산 관련 리스크가 적절히 관리되고 있는지, 파두 등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밸류에이션 산정이 적절했는지 등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정영채 대표 후임 CEO 선임절차가 적절하게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보기로 했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이달 5일 이사회 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소집하고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과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 등을 차기 사장 후보로 숏리스트를 확정했다.

오는 11일 임추위를 추가로 열어 숏리스트 중 한 명을 추린 뒤, 같은 날 정기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 1명이 발표될 예정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농협중앙회처럼 대주주 권한이 과도하면 금융그룹 내에서의 경영 자율성이 침해되는 부분이 있다“NH금융지주가 금융그룹으로서 전문성을 갖춘 채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전반적으로 살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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