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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주총서 영풍과 사상 첫 표대결···위임장 확보·KCGI운용 가세 등
고려아연, 주총서 영풍과 사상 첫 표대결···위임장 확보·KCGI운용 가세 등
  • 윤상현 기자
  • 승인 2024.02.27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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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경영권 강화 위한 안건 대거 상정
영풍 “주주가치 훼손 말라. 배당 1만원 지급해야”
KCGI운용 “고려아연 정관변경으로 일반주주 가치 희석, 영풍 손 들어줄 것”

다음 달 열리는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장형진 영풍 고문 측의 치열한 표 대결이 예고돼 주총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양측은 주총 승리를 위해 주주들의 입장을 대변한다며 개인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장을 받고 있는 가운데 KCGI자산운용이 영풍 측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2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319일 예정된 고려아연 주총에서 최윤범 회장이 경영권 강화를 위한 안건을 대거 상정한 가운데 영풍은 이를 막기 위해 최 회장 측의 안건에 반대한다는 방침이다. 영풍은 고려아연 지분 25.28%를 보유한 단일 최대 주주다.

영풍은 지난 20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은 지난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자사주 교환 등으로 기업가치와 일반주주 이익을 침해했다이로 인해 고려아연 주주들은 주가하락, 지분가치 희석, 배당금 감소의 삼중고를 겪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동안 고려아연과 상호협력하며 경영진의 자율적인 경영을 존중해 왔지만, 이번 주총을 앞두고 주주권익의 심각한 침해, 훼손이 우려되는 일부 의안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고려아연은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2023년 결산 배당금을 5,000원으로 확정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와 함께 국내법인에도 신주를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 제17(신주인수권) 및 제17조의 2(일반공모증자 등) 조항변경안을 제안했다.

3월 열리는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측의 표 대결 결과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월 열리는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측의 표 대결 결과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202220,000원을 배당한 후 지난해 초 중간배당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중간배당으로 작년 중순에 한 주당 10,000원을 지급했다. 또 결산배당으로 주당 5,000원을 배당해 연간 배당금은 총 15,000원으로 2022년보다 5,000원이 줄게 된다.

이에 대해 영풍 측은 고려아연은 배당을 위한 자금여력이 충분한 상태로, 배당금을 줄이면 주가가 더 내려가고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에도 반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영풍은 또 고려아연의 신주인수권과 일반공모 증자 등의 정관 제17조 변경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영풍 측은 고려아연은 20229월부터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전체 주식의 16% 상당 지분을 외부에 넘겼다이 때문에 주주가치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표 대결은 오랜 기간 동업 관계를 이어온 영풍 장씨 일가와 고려아연 최씨 일가의 지분 경쟁이 주 배경이다. 영풍그룹 핵심 계열사 고려아연은 고()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세운 회사로, 현재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영풍그룹과 전자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각각 경영하고 있다.

특히 고려아연 경영은 최씨 일가가 담당하지만 지분은 영풍그룹 장씨 일가가 더 많이 보유했는데, 장 씨 측이 장내에서 고려아연 지분을 늘리며 지분경쟁을 시작했다. 고려아연 이사로 있는 장 고문과 장 고문 측 계열사는 지난해 고려아연에서 약 2,000억원을 배당받아 전부 고려아연 지분을 매입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으로서는 배당을 많이 주는 게 장 고문 측이 지분을 늘리도록 돕는 꼴이 된다. 이번에 배당금을 줄인 것도 영풍 측의 돈줄을 막으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최 회장 측이 현대차와 한화 등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며 지분율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최 회장은 2022년부터 신재생에너지, 이차전지 소재, 리사이클링을 신사업으로 정하고 현대차, 한화, LG화학과 동맹 관계를 맺었다. 이 과정에서 해당 기업들에 유상증자를 하고 자사주를 교환하며 우호 지분을 늘렸다.

그 결과 지난 2022년 까지만 해도 최 회장 측의 고려아연 지분은 장 고문 측의 절반도 안됐으나, 현재 최 회장 측이 33%, 장 고문 측이 32%로 역전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려아연 vs 영풍 위임장 받고 장외 신경전

이번 주총에서 치열한 표대결이 예상되자 양측은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배당 결의안을 놓고 서로 주주의 입장을 대변한다며 개인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장을 받고 있다.

실제로 고려아연과 영풍은 지난 19일 이사회 직후 의결권대리행사권유참고서류를 공시했다. 영풍은 23고려아연은 보통주 5,000원의 현금배당을 제안했으나, 영풍은 주주분들께 작년과 같은 수준의 이익배당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통주 1주당 10,000원을 배당하는 내용의 수정동의 안건을 제출할 예정이라며 의결권을 영풍 측에 위임해 달라고 요청했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이 경영진 이익 때문에 과도한 배당을 요구한다고려아연은 지난해 주주환원율이 76.3%2022(50.9%)보다 늘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주주환원액은 20223,979억원에서 지난해 4,027억원으로 늘었다.

이 간츤 고려아연의 주장에 대해 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배당률이 높아진 것은 최근 2년간 이익 규모와 이익률이 떨어진 탓이라고 반박했다. 주주 환원액이 늘어난 이유도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자사주 맞교환 등으로 배당금을 지급해야 할 주식 수가 320만주 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영풍 관계자는 현 경영진 잘못으로 이익이 줄고 배당 주식 수가 늘어난 것을 주주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KCGI운용 주총서 영풍 손 들어줄 것

한편, 고려아연 3월 정기 주총에서 KCGI자산운용이 영풍 측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27KCGI운용은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들이 투자하는 기업 중 주주환원율·자기자본이익률(ROE)·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이 기준에 미달하는 곳에 대해서는 주총 안건에 적극 반대의사를 행사하는 의결권 행사기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자체 기준에 따르면 KCGI운용은 투자회사의 주주환원율·ROE·PBR 등이 내부 기준에 미달할 경우 이사의 선임 재무제표 승인 이사의 보수 한도 승인 등 3개 안건에 대해 반대의견을 행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업황이나 회사 측 설명을 반영해 운용부문의 내부 논의를 거치면 찬성의견을 행사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여지를 남겨뒀다.

이를 근거로 KCGI운용은 자신들이 지분을 보유한 고려아연의 3월 정기 주총에서 자체 기준을 적용해 영풍 측 손을 들어주겠다는 입장이다.

KCGI운용은 정관변경으로 인해 일반주주 가치의 희석이 우려된다는 점을 들어 반대의견을 행사할 예정이라며 “1대 주주와 2대 주주 간 이견이 있는 주당배당금 관련해서도 10,000원을 제안한 영풍 측 안건에 찬성해 주주환원 입장에서 일반주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총 표대결 이후에도 양측 갈등 이어질 것

업계는 이번 고려아연 주총 표 대결 이후에도 고려아연 최 회장 측과 영풍그룹 장 고문 측 갈등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주총에는 특히 장형진 영풍 고문의 고려아연 기타비상무이사 재선임 안건도 올라와 있다. 최 회장과 장 고문의 임기는 3월에 모두 끝난다.

영풍그룹 관계자는 영풍은 고려아연의 주요 주주로서 현 경영진의 주주가치 훼손 움직임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증자가 필요하면 (외부가 아닌) 기존 주주배정 유상증자나 일반공모를 통해 해결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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