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온디바이스 AI 활성화 추진 및 디지털 전략 2.0 수립
K-AI·디지털 기업 정책금융 5조1,000억 지원…AI 일상화에 7,737억 투입
최근 3주간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들이 이끈 상승랠리에서 소외됐던 반도체주가 오랜만에 미국발 반도체 ‘훈풍’에 상승흐름을 타며 웃을 수 있었다.
미국증시에서 엔비디아와 ARM 등 인공지능(AI) 관련 주가 급부상한 것이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여기에 정부가 AI·디지털 관련 범부처 정책을 종합 재설계 한다는 소식도 반도체주에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정부는 경제성장을 견인할 AI·디지털 신산업과 서비스를 발굴하고 생활 필수서비스에 도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5.04% 상승한 150,000원에 장을 닫아 이날 코스피 전체 평균인 1.12%를 크게 웃돌았다. SK하이닉스는 이날 150,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으며,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삼성전자 역시 1.48% 오른 75,200원에 거래를 마쳐 코스피 평균을 상회했다.
그 결과 이들 종목이 포함된 전기전자 업종 주가는 이날 1.92% 올랐다.
기계종목에 포함된 한미반도체는 3.18% 상승한 81,000원에 마감해 지난 1주일간 오름세를 꾸준히 이어갔다. 이달 초만 해도 60,000원 안팎으르 오가던 한미반도체 주가는 80,000원선을 넘어섰다.
2월13일 업종별 주가 등락률
코스닥에서도 가온칩스가 장중 상한가를 찍은 후 26.52% 급등한 87,300원에 거래를 종료했으며, HPSP도 21.14% 급등한 59,300원에 장을 닫았다. 특히 HPSP는 이날 상승으로 알테오젠을 제치고 코스닥 시총 규모 4위에 올랐다. 여기에 리노공업도 8.42% 오른 219,000에 마감하는 등 반도체·AI 모멘텀의 뚜렷이 확연했다.
이러한 주가 강세는 반도체 및 AI 분야에 대한 미국증시의 낙관적 투자심리가 S&P500 지수 사상 첫 5,000선 돌파를 이끈 것이 관련주에 반영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대표적 AI주인 엔비디아는 전날(현지시간) 장중 한때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과 아마존을 제치고 시가총액 3위에 오르는 등 뉴욕증시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기도 했다.
또한, 반도체 설계기업 ARM은 지난 7일 실적발표 이후 불과 3거래일 만에 주가가 93.4% 폭등했다.
생성형 AI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자체 AI 반도체 생산을 위해 최대 9,300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나섰다는 소식도 반도체업계를 들썩이게 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주도로 미 주식시장이 상승한 영향으로 한국 반도체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며 “코스닥 역시 AI 모멘텀 영향에 반도체업종이 강세였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ARM이 급등세를 기록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반도체 업종이 부각됐”면서 “기술·성장주의 반등으로 순환매 양상이 나타났다”고 해석했다.
한국산 AI반도체 기반 온디바이스AI 활성화 정책 추진
미국발 반도체 훈풍에 더해 정부의 AI·디지털 관련 범부처 정책 재설계 전략도 반도체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산 AI반도체를 기반으로 온디바이스AI 활성화 전략을 마련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2024년도 주요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생활 속 AI 활용 확산 예산에 올해 7,737억원을 투입하고, 경쟁력 있는 AI·디지털 기업을 지원할 5조1,000억원의 정책금융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과기정통부는 올 상반기 범부처 AI·디지털 정책을 종합·재설계 하는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 2.0’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는 AI 공존시대를 맞아 저성장·일자리 등 우리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민관이 함께 AI로 성장하는 대전환 전략이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올해 400억원의 예산을 책정한 AI와 디지털 신기술 융합 선도프로젝트로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디지털 기술 융합으로 신시장을 창출하고 AI 플랫폼 확산과 생태계 조성에도 나선다. 또 초기시장단계인 온디바이스 AI시장 선점을 위해 국산 AI 반도체 기반의 '온디바이스 AI 활성화 전략'도 마련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교육·의료·법률 등 5대 AI일상화 프로젝트 등 국민생활속 AI 활용을 확산하기 위해 올해 예산으로 7,737억원을 책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의료 분야에서는 마이닥터24·디지털마음건강, 교육 분야는 나만의 교과서, 일상생활에서는 최적통신비 추천 및 AI 비서 등이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경쟁력 있는 K-AI·디지털 기업을 위한 정책금융 예산으로 총 5조1,000억원을 책정하고,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제작비 세액 공제율을 15~30%로 상향하기로 했다.
‘디지털 신질서’ 논의···디지털 재난관리법 제정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발표한 ‘대한민국 디지털 권리장전’을 바탕으로 새로운 디지털 질서 안착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다음달 AI 안전·신뢰성, 비대면 진료 등 17개 분야 52개 디지털 쟁점에 대해 사회적 공론화를 거쳐 해결방향을 제시하는 ‘새로운 디지털 질서 정립 추진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또 ‘인공지능기본법’ 제정, ‘AI안전연구소’ 신설 등 AI 발전과 신뢰 기반을 조성하고, 민간자율의 AI 신뢰성 검·인증 제도의 운영도 활성화 한다.
AI·디지털 분야 글로범 규범 논의 주도를 위해 오는 5월 영국과 공동으로 서울에서 ‘제2차 AI 안전성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아울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안에 상설협의체를 신설하는 한편, 캐나다, 영국 등과 우리나라 디지털 질서 정립 과정과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지역에 AI 핵심인프라를 집적하는 디지털 혁신지구 조성 시범지구를 기존 3곳에서 5개로 늘리고 권역별 AI지역융합사업(충청·강원·호남·영남)을 추진한다.
이 외에도 전 국민 AI활용 역량 제고를 위한 디지털 배움터 개편과 함께 AI와 디지털 서비스 접근·활용을 전 국민의 보편권으로 법제화하는 ‘디지털 포용법’을 제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과기정통부는 상시적·체계적 디지털 재난관리를 위한 ‘디지털서비스안전법’을 제정하고 해킹 등 늘어나는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여 AI 기반 통합 분석·예방·대응 시스템인 사이버 스파이더(90억원)를 구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