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기아가 통큰 주주친화정책까지 더해지면서 주가가 거침없이 상승하며 어느새 시가총액마저 현대차를 넘어섰다.
게다가 이달 중 금융당국이 기업 밸류업 정책을 발표할 예정으로, 주가의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1월31일) 기아는 5.00% 오른 102,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21년 2월5일(101,500원) 이후 3년 만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수치다. 주가 상승에 따라 기아의 시총도 41조3,703억원으로 불어나면서 현대차(41조1,640억원)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6위에 올라섰다. 기아와 현대차의 시총 차이는 약 2,000억원에 달한다.
2024년 1월31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종목
금일 역시 기아의 주가 상승세는 이어져 오전 9시03분 현재 전일 대비 1.36% 오른 104,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기아의 주가 상승 원동력으로 최근 발표한 주주환원정책을 꼽는다. 지난해 말 기아는 배당금을 기존보다 2,100원 올린 5,600원(배당률 약 6%)으로 결정했다. 또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발표해 올 상반기 자사주 50%를 소각하고, 3분기에는 목표 달성시 50%를 추가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기아는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주주친화정책을 보여줬다”며 “예상보다 높은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차(HEV) 판매를 달성할 경우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재평가)도 가능해 자동차 섹터 탑픽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가 이달 중에 발표할 예정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도 주가의 추가 상승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관련 정책에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상장사의 투자 지표 비교 공시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 가치가 우수한 기업에 대한 지수 개발 및 ETF 도입 등이 거론되고 있다.
3분기말 기준 기아는 PBR이 0.90배로 현대차(0.54배)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지만, ROE는 21.70%로 현대차(12.99%)를 크게 웃돌고 있다. ROE는 기업의 이익창출능력을 의미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앞서 도요타, 혼다 등 완성차 업체들이 일본 정부의 ‘저평가 기업’ 부양 정책에 힘입어 신고가를 기록한 사례를 감안하면, 기아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며 “지난해 말 16조7,000억원 규모의 현금과 자금 축적 속도를 고려하면 추가 자사주 매입 여력도 존재한다”고 예상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정한 기아의 목표주가 평균치는 123,182원이다. 현 주가에서 추가로 20%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