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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불안한 해외부동산펀드···NASA 투자 부동산펀드 청산 실패
올해도 불안한 해외부동산펀드···NASA 투자 부동산펀드 청산 실패
  • 주선영 기자
  • 승인 2024.01.26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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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장기화로 매각 불발···5년 만기 연장 추진
공모자금 1551억원 묶여…한국투자증권 판매분 900억
올해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41,04억 규모 만기 도래

새해 들어서도 해외부동산 공모펀드의 만기연장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 본사빌딩에 투자하고 있는 하나대체자산운용의 펀드가 자산 매각에 실패하면서 만기 한 달을 앞둔 펀드의 연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리인상이 장기화되고 코로나19 타격에 따른 미국·유럽 오피스빌딩의 회복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나대체투자나사부동산투자신탁1는 다음달 29일 수익자총회를 열고 신탁계약기간을 5년 연장하는 안건을 논의한다고 지난 25일 공시했다.

2017330일 최초 설정된 이 펀드는 오는 330일 만기를 앞두고 있었으나 2029년까지 추가로 5년 연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하나대체자산운용이 해당 펀드 만기를 추가로 연장한 것은 투자자산 빌딩의 매각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펀드는 미국 워싱턴DC 사우스웨스트 연방센터에 소재한 전체면적 56,300규모의 9층짜리 빌딩에 투자하고 있다. 이 빌딩은 미국 나사 본사가 지난 1992년부터 오는 202883일까지 전체 면적의 98.6%를 임차하기로 장기 계약된 상태다.

미국 워싱턴DC 소재 나사(NASA) 본사 빌딩. 사진: 나사 홈페이지
미국 워싱턴DC 소재 나사(NASA) 본사 빌딩. 사진: 나사 홈페이지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지난 2017년 이 건물을 36,000만달러(4,7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이 건물을 기초자산으로 공모펀드(하나대체투자나사부동산1)를 조성했다. 펀드를 설정하고 5년 후 매각을 목표로 했다.

이에 지난 2022년 초 매각작업 착수에 들어가 그해 3월 미국부동산 투자사 오팔홀딩스와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미국 금리인상이 본격화되고 부동산가격이 하락하자 자금조달에 실패한 오팔홀딩스와 최종적으로 금액 협상이 결렬돼 매각이 무산됐다.

이후 현재까지 매각 대상자를 물색하지 못한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안정적인 임차인에도 불구하고 현 시점에서는 매각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 현지 상황을 보고 시장안정화 시점에 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공시를 통해 설명했다.

한편,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신탁계약기간을 5년 연장해 2029년까지 이어질 경우 리파이낸싱과 임차 기한은 변수로 남아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나사의 임차기한은 202883일까지다. 비록 장비운반 등 이전에 따른 각종 어려움을 고려하면 임차기간을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운용사 측 판단이지만 불확실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리파이낸싱은 다행히 20228월 미국 금융사 메시로우(Mesirow)로부터 27,500만달러(3,600억원) 규모로 한차례 진행한 바 있다. 펀드는 2017년 최초 설정시 담보대출비율(LTV) 59%로 연 3.14% 부동산담보대출을 일으켰는데 이게 2022년 만기로 끝났기 때문이다.

당시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이를 기계약금 반환과 기대출 상환 등에 사용했다. 금리는 연 6.145% 수준으로, 대출 기간은 오는 20288월까지로 이 역시 펀드 만기보다 반년 정도 앞서 있다.

임차인과 리파이낸싱 변수를 고려하면 2028년 상반기까지는 펀드를 청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상황이다.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개인투자자 10,965명 올해 만기···금액 4,104억원 규모

해당 펀드인 하나대체투자나사부동산투자신탁1에는 투자자들의 공모자금 1,551억원어치가 묶여있다. 당시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약 900억원이 한시간 만에 완판 성과를 냈으며 삼성증권, 하나은행 등을 통해서도 판매됐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높아진 기준금리와 코로나19 이후 낮아진 오피스 임대수요로 인해 해외 부동산시장의 회복은 요원한 상황이다. 지난해 상반기 유럽 상업용부동산 총 거래량은 전년 동기대비 60% 감소했으며, 재택근무 영향으로 맨하탄 오피스 시장 공실률은 20%에 육박한다. 시장침체로 거래규모와 거래가격도 크게 감소해, 2021년 평당 피트 당 1,000달러 수준에서 778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그 결과 지난해 해외부동산 펀드 수익률도 크게 훼손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소재 트리아논 빌딩에 투자하는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파생형)’는 빌딩가치 하락으로 80%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한국투자리얼에셋이 벨기에 브뤼셀 빌딩에 투자한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2(파생형)’29.8%의 손실이 발생했다. 올해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자산가격 하락과 매각 불발로 인한 펀드 수익률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만기가 올해 집중돼있다는 점이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판매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일반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된 해외부동산 공모펀드는 총 14개로 판매액은 1478억원, 개인투자자 수는 총 27,187명에 달한다. 이 중 절반 가량인 10,965명이 올해 만기를 맞게 되며, 금액으로는 4,104억원어치의 만기가 돌아온다. 내년에는 8,103(2,725억원명, 2026년 이후엔 4,016(1,918억원) 등이다.

2 사모펀드 사태우려도···“대책 마련 필요해

개인투자자의 손실이 금융회사와의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우려된다. 금융상품에는 기본적으로 자기 손실 책임이 따르지만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은 뒤 불완전판매 논쟁으로 이어진 전례가 많기 때문이다.

해외부동산 판매액이 가장 많은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나타났다. 절반 가량인 5,087억원이 한국투자증권 창구를 통해 판매됐다. 이어 KB국민은행(2,779억원), 하나증권(911억원), 하나은행(910억원), 미래에셋증권(795억원) 등이 판매액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운용사로는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4,963억원), 이지스자산운용(4,737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926억원),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925억원) 등이 있다.

일각에서는 리파이낸싱 펀드로 해외부동산 공모펀드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수 개인투자자들로 모집된 공모펀드는 대출 만기 연장 리파이낸싱을 위한 추가 자본 출자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손실이 날 경우에도 마땅한 대응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윤창현 의원은 해외부동산 1순위 채권자는 은행이고 국내 공모펀드는 후순위 채권자라며 담보인정비율(LTV) 60% 건물이 20% 가격 하락시 공모펀드 손실률은 50%에 이르는 만큼 제2의 사모펀드 사태로 확대되지 않도록 리파이낸싱 펀드를 도입하는 등 대책 마련에 서둘러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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