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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새 살 돋으려면 굳은 살 벗겨내야”···증권사 ‘초긴장’
이복현 “새 살 돋으려면 굳은 살 벗겨내야”···증권사 ‘초긴장’
  • 이민준 기자
  • 승인 2024.01.25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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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증권사 CEO 만나 ‘부동산 PF’ 대응 작심 비판
업계 “대규모 정리로 시장 더 크게 위축될 가능성” 우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 정리와 관련해 새 살이 돋으려면 굳은 살을 벗겨내야 한다고 고강도 발언을 하자 증권사들이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들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 대부분이 후순위 채권자들이기 때문이다.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복현 원장은 전날 열린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일부 회사의 리스크 관리 실패가 금융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한다면 해당 증권사와 경영진에 대해 엄중하고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그는 “PF 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분석을 통해 부실 사업장은 신속하고 과감하게 정리해주길 바란다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12월 결산시 충당금도 충분히 적립할 것당부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증권업계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증권업계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부동산 개발 과정에서 자기자본비율을 최소 20%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희와 정밀하게 협의된 건 아니지만 방향성에 대해서는 생각이 같다저는 20%가 아니라 100%에 가까운 정도로 자기책임이 될 수 있는 세팅이 된 상태에서 부동산 시행 내지 개발을 하지 않는 건 앞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증권사들은 태영건설 사태 당시 이 원장이 사재 출연 등 자구안을 내놔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처럼 부동산 PF 문제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조기 진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충당금과 별도로 실질적인 위험에 따라 준비금을 따로 마련하는데, 이런 리스크 관리를 기존보다 엄격하게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충당금과 별도로 외부법인이나 내부 리스크 관리팀을 통해 실질적으로 해당 딜에 대해 점검하고 준비금을 추가로 쌓는데 그런 조치를 현행 수준보다 더 엄격하게 하라는 말로 이해했다회사들마다 해당 절차를 심도있게 진행해 좀 더 보수적으로 접근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후순위 채권 비중이 많은 중소형사다. 부실 사업장에 대한 판단을 시장 환경이 지금보다 나아진 상황에서 하면 달라질 수 있는데 무리하게 대규모로 정리할 경우 오히려 시장이 더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한 중소형사 관계자는 부동산시장 위축으로 인해 지금의 문제가 발생했지만 시장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증권사가 위험성 고려 없이 단기적인 수익만 추구한다고 비판하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인위적으로 압박해서 대규모로 부실 사업장을 정리할 경우 시장 위축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 엄격한 리스크 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마다 이미 손실이 난 게 더 커지느냐, 놔두면 조금 만회가 돼서 정상화될 수 있느냐를 두고 고민이 깊을 것이라며 이를 판단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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