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포스트
주요뉴스
행동주의펀드 FCP, KT&G에 전·현 이사 상대 1조 소송
행동주의펀드 FCP, KT&G에 전·현 이사 상대 1조 소송
  • 김규철 기자
  • 승인 2024.01.23 13: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FCP, KT&G 전·현직 이사 21명 상대 손해배상 청구
FCP “자사주 1조 소각 대신 재단에 증여···회사에 손해끼쳐도 감시 소홀”
KT&G “자사주 출연, 사회적 책임·직원 복리후생 목적” 반박
전문성 없는 사외이사 리스크 수면 위로 드러나

KT&G 이사회가 외국계 행동주의펀드인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로부터 1조원대 송사에 휘말렸다. ·현직 사장이 자사주 1,085만주를 자신들의 경영권유지에 활용하는 동안 사외이사들이 감시의무를 소홀히 해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는 이유에서다.

자사주 편볍 활용을 감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국내기업 사외이사에게 조() 단위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FCP는 이달 10KT&G 측에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상법상 주주대표소송 요건 중 하나인 이사 책임 추궁 소 제기 청구서를 발송했다. 소송대상은 백복인 현 KT&G 사장을 비롯한 전·현 사내외 이사 21명이다.

FCP의 주장에 따르면, 백복인 사장을 포함해 2001년부터 이사회 이사들은 KT&G 자사주 1,000만여주를 소각 및 매각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데 활용하는 대신, 재단·기금에 무상으로 증여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 FCP가 제기한 손해액 규모는 활용된 자기주식 수(1,085만주)KT&G의 최근 주가(주당 90,600원 적용)를 곱해 약 1조원으로 산출된 결과다.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KT&G 전·현 이사들이 자사주 활용 감시에 소홀해 회사에 1조원대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하며 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다.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KT&G 전·현 이사들이 자사주 활용 감시에 소홀해 회사에 1조원대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하며 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다.

KT&G 감사위원회는 FCP의 청구서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인 다음달 10일까지 FCP가 지목한 백복인 KT&G 사장 등 전·현직 사내외 이사 21명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배상금 청구 소송을 진행할지 결정해야 한다.

만약 회사가 이들을 상대로 소송하지 않을 경우 FCP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FCP 관계자는 “KT&G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다음 단계인 주주대표소송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FCP의 소 제기에 대해 KT&G는 자사주 출연은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과 직원들의 복리후생을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인라 KT&G는 입장문을 내고 회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공익법인과 근로자의 복리후생 증진 목적으로 자사주 일부를 출연했다출연 당시 이사회는 관련 법령 등 적법한 절차에 따라 관련 안건을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KT&G, 민영화 후 재직한 사외이사 44명 중 절반 이상이 전문성 결여

현재 KT&G의 사외이사 구성진들을 살펴보면 규모 있는 기업의 현직 사장급은 의장인 임민규 SK머티리얼즈 대표가 유일하다.

이 외 이사진들은 담배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협회 회장, 직원이 채 10명도 안 되는 자그마한 엔터테인먼트업체 대표, 광고회사 대표들로 구성돼있다. KT&G는 법적으로 광고를 할 수 없는 회사임에도 광고회사 대표가 이사진에 있다.

일각에서는 KT&G 이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전문성이 결여된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점을 지적하고 있다. 김규식 전 기업지배구조포럼 대표는 “KT&G 사외이사 경력을 보면 다른 이유로 선임한 것 같다광고가 금지된 회사가 광고대행사 대표를 뽑은 게 대표적인 예라고 꼬집었다.

지난 2001년 민영화 이후 KT&G에서 사외이사로 재직했거나 재직 중인 인사 44명의 직업 중 교수가 1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기업인은 12명뿐이었다. 12명의 기업인 출신 중에서도 대기업 관련 인사들은 2009년 이후 삼성중공업 부사장, 여의도 메리어트호텔 대표, 현 임민규 의장 등 세 명이 전부다. 나머지는 법조인 공무원 정치인 연구기관 출신이었다.

이처럼 전문성이 떨어지다 보니 KT&G 사외이사들은 이사회에 문제가 있는 안건이 올라와도 제대로 된 필터링을 하지 못했다. 최근 논란이 된 15,000억원 규모의 미국 공탁금(에스크로) 몰취 위기가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202112KT&G 이사회에 미국법인의 궐련 제품 잠정판매 중단 안건이 올라왔다이때 에스크로로 걸어놓은 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을 지적한 사외이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2015년 취임한 백복인 사장이 3연임하는 동안 KT&G 지배구조를 외풍에 덜 흔들리게 했지만 이 과정에서 사외이사를 거수기로 전락시켰다최근 불거진 미국 공탁금 몰취 위기는 사외이사의 핵심 기능인 위기 알람경영 조언을 저버린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KT&G 관계자는 법규 위반에 대한 통보나 제재를 받은 사실이 없는 만큼 공탁금은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돌려받을 것이라며 “202112월 이사회 기록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