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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남 반대에 법정 간 한미-OCI그룹 통합···업계 “표 대결 갈 수도”
장·차남 반대에 법정 간 한미-OCI그룹 통합···업계 “표 대결 갈 수도”
  • 김규철 기자
  • 승인 2024.01.19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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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윤·종훈 형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OCI 통합 반대”
한미약품 측 “법리상 인용가능성 낮아”
한미사이언스 지분 11.52% 보유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결단 주목

결국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에 반대하는 가처분신청을 제기함에 따라 앞으로의 전개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종 기업 간 통합으로 재계의 관심을 모았던 한미-OCI 통합 성사여부는 법정을 통해 가려지게 된 가운데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결단도 양 기업간 통합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 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11.52%에 달한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인 임종윤 사장과 차남 임종훈 사장은 지난 17일 수원지방법원에 공동으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임종윤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9.91%를 갖고 있으며, 임종훈 사장은 10.56%를 보유하고 있다.

임종윤 사장은 이날 개인회사인 코리그룹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한미사이언스의 임종윤 및 임종훈은 공동으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금일 수원지방법원에 제출(법률대리인 지평)했다고 밝혔다.

양사 통합이 발표된 후 줄곧 절차를 문제 삼으며 법적 대응을 시사해온 임종윤 사장이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선 것이다. 가처분신정서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그동안 임종윤 사장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추진 과정에서 위법성이 있다고 주장해온 만큼 관련 내용이 담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에 반대하는 가처분신청을 내면서 향후 지분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에 반대하는 가처분신청을 내면서 향후 지분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와 소재·에너지 전문 OCI그룹은 지난 12일 각사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한 그룹간 통합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내용에 따르면, OCI그룹의 지주회사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 지분 27%7,703억원에 취득하고,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는 것이다.

계약이 마무리되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에 등극해 OCI홀딩스가 통합 지주사가 되고 한미사이언스는 제약바이오 자회사를 거느리는 중간 지주사가 된다.

이와 관련해 임종윤 사장은 한미사이언스와 OCI 통합발표에 대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 없다며 이런 방식의 합병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한미약품 통합절차 문제없다, 가처분 인용 가능성 낮아

이번 임종윤·임종훈 사장의 공동 가처분신청 제기와 관련해 한미그룹 측은 “(통합) 요건상 문제가 없어 가처분 인용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 우리 측 법률 검토 사항이라고 즉각 대응했다.

한미그룹은 지난 14일 낸 입장문에서도 이번 통합절차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으로,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지만,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있지 않아 절차적 문제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 측은 그룹사 사내망에 올린 게시글에서도 통합이 무산될 가능성은 없다대주주 가족 간 이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는 통합이라는 명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 그룹사가 합의한 동반, 상생 공동 경영의 취지가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원활한 통합 절차 진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제약업계에서도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임종윤 사장이 경영권분쟁 상황 속에서 통합 결정이 이뤄진 점이 문제라고 지적하는데, 결정 당시에 경영권 분쟁이라고 볼 만한 상황은 전혀 없었다인용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23월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임종윤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것도 경영권분쟁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임 사장이 바이오 기업 디엑스앤브이엑스(Dx&Vx)를 회생하는 데 집중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다만 동생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사장이 임종윤 사장과 뜻을 같이한 데 주목해 인용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임종윤 사장과 마찬가지로 임종훈 사장도 통합에 일부 문제가 있음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기에, 실제로 절차적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 간 기업합병이 이뤄지고, 주식의 공동 보유 및 공동 이사회로 인해 한미사이언스의 지배구조와 경영권에 급격한 변동이 생긴다이는 단순한 유상증자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상법상 주주총회 특별 결의가 필요한 경영위임이나 이익공통계약에 해당하는데도 이를 임의로 우회, 회피해 법령을 위반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만약 임종윤 사장이 이 같은 시각에서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을 경우, 설령 신청이 기각된다 해도 바로 이사회 결의 무효 확인의 소를 비롯한 추가 법적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대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한미그룹이 즉각 항고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3월 주주총회에서 통합을 둘러싼 표 대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 주주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의 결정은?

이에 따라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결정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면서 한미와 OCI 통합을 결정하는 키맨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11.52%를 보유한 신동국 회장은 한미약품 창업자인 임성기 선대 회장의 고등학교 후배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한미약품이 지난 2000년 동신제약을 인수할 당시 신 회장이 동신제약 주식 600,000주 가량을 한미약품에 장외거래로 넘긴 바 있다.

지난 11일 공시기준으로 한미사이언스 지분 보유 비중은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및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와 장녀인 임주현 전략기획실장이 각각 11.66%10.20% 등 총 21.86%를 갖고 있다. , 임종윤·임종훈 사장은 각각 9.91%, 10.56%로 총 20.47%를 보유하고 있어 어느 쪽도 큰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동국 회장이 임종윤 사장 편에 설 경우 지분율이 30%를 넘어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송영숙 회장 측도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가현문화재단(4.9%)이나 임성기재단(3%), 이번 통합을 주도한 라데팡스파트너스(6.26%) 등의 지분을 활용하는 것을 비롯해 여타 투자자와 소액주주 설득에 나서 지분싸움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도 한미사이언스 지분 6.76%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정작 신동국 회장 본인은 아직까지 구체적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향후 신 회장이 어느 측에 힘을 더할지 관심이 주목되고 잇다.

임 형제 측은 임종윤 사장과 신 회장이 꾸준히 교류해왔으며, 이번 통합과 관련해 긴밀히 소통 중이라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신 회장을 포함한 우호세력들의 지분을 얼마나 모을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임종윤 사장이 개인 회사인 코리그룹과 최대주주로 있는 디엑스앤브이엑스(DxVx)를 통해 추가 지분을 매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다만, 이에 대해 디엑스앤브이엑스는 공식적으로 이 같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단 가처분 신청인용 여부를 봐야겠지만, 기각될 경우 표 대결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3월 말에 정기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인데, 그 전에 임시 주주총회를 열수 있을지 여부도 장담할 수 없어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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