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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바이오사업 확장···레고켐바이오 지분 인수에 주가는 신저가
오리온, 바이오사업 확장···레고켐바이오 지분 인수에 주가는 신저가
  • 윤상현 기자
  • 승인 2024.01.16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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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레고켐과 글로벌 신약개발 바이오 사업 확장
5,500억 투자·지분 25.73% 취득···레고켐 최대주주 등극
바이오 신사업 동력 확보로 글로벌 식품바이오 기업 도약 가속화 기대
“오리온 레고켐바이오 인수, 손익 악영향 줄 수도”

오리온이 제약업체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바이오)를 인수해 바이오 신사업 동력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식품바이오 기업으로의 도약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오리온의 레고켐바이오 지분 인수 소식에 주가는 급락해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레고켐바이오 인수로 인해 오리온의 실적 타격이 예상되는데다 시너지효과에 대한 우려감이 반영된 영향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오후 100분 현재 오리온은 전 거래일보다 17.08% 떨어진 97,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중 한때 96,000원까지 추락해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자료: 네이버증권
자료: 네이버증권

오리온의 레고켐바이오 인수 소식이 신저가를 기록할 정도로 투자자들에게 악재로 인식된 배경에는 실적 타격에 대한 우려와 시너지효과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모두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리온, 레고켐바이오 지분 25% 확보···“글로벌 신약 기업으로 도약할 것

오리온이 5,500억원을 투자해 레고켐바이오 지분 25%를 확보하고 최대주주가 된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이번 지분 인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및 구주매입을 통해 진행되며, 인수 주체는 홍콩 소재 오리온 계열사인 팬오리온코퍼레이션으로 중국 지역 7개 법인의 지주사다. 팬오리온은 오리온이 95.15%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다.

오리온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당 59,000원에 총 7,963,283주를 배정받고, 구주는 레고켐바이오 창업자인 김용주 대표이사와 박세진 사장으로부터 기준가 56,186원에 1,400,000주를 매입해 총 9,363,283주를 확보하게 된다. 대금 납입 예정일은 오는 329일이다.

이번 계약으로 레고켐바이오 창업자 김용주 대표의 잔여 지분은 4.31%로 줄어들어 국민연금(지분 5.87%) 다음으로 3대 주주가 됐지만 오리온이 김용주 대표의 독립경영을 보장함에 따라 그동안 진행되던 ADC 개발 및 파트너십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인수절차가 마무리되면 오리온은 레고켐바이오를 계열사로 편입하고, 기존 경영진 및 운영 시스템은 변함없이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산둥루캉하오리요우
산둥루캉하오리요우

이미 바이오사업에 진출한 오리온은 중국에서 산둥루캉하오리요우가 대장암 체외진단 임상을 진행 중이며, 900억 규모의 결핵백신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 또한, 한국에서는 하이센스바이오와 협력해 치과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난치성 치과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2상에 진입했다.

이번 레고켐바이오 지분인수로 오리온은 글로벌 빅파마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ADC 항암 치료제 시장에도 진출하게 됐으며, 지속 성장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와 신사업인 바이오 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ADC 독보적 기술력 레고켐바이오, 안정적 자금기반 5년간 10개 임상 파이프라인 확보 기능

지난 2005년 설립된 레고켐바이오는 ADC기술 및 합성신약 분야에 차별적인 R&D 역량을 보유한 제약사로, 월드 ADC 어워드에서 지난 2021년에 이어 2023년에도 최고상을 수상하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아 왔다.

ADC 항암제란 항체약물결합 방식의 차세대 항암치료제로, 높은 치료효과를 보유한 약물을 항체에 부착한 바이오 의약품을 말한다. 정상 세포가 아닌 종양 세포만을 표적하고 사멸시키도록 설계돼있어 기존 항암제와 달리 정상 세포들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도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레고켐바이오는 독자 연구개발한 차세대 ADC기술을 기반으로 신약을 개발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ADC 분야에서 총 4개의 파이프라인이 임상단계에 진입해 있으며, 향후 5년 내 추가로 임상단계의 파이프라인 5개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현재 개발 중인 신약 후보 중 3상에 진입한 LCB14는 상업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편, 오리온에 인수되는 레고켐바이오는 최대 주주만 변경되고 기존 경영권이 보장됨으로써 R&D 역량은 지속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시가총액의 3분의 1 수준의 자금을 확보함으로써 희망했던 적극적 임상 개발에 나설 수 있게 된 것도 긍정적이다. 미국 임상은 환자 1명당 임상비용이 약 3억원 가량 소요되는 만큼 안정적인 자금 확보가 필수적이다. 지난해 12월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22,000억원 규모로 LCB84(TROP2-ADC)를 기술수출한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임상 단계에 돌입한 파이프라인 개발 확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딜로 레고켐바이오는 향후 5년 동안 추가적인 자금 조달 없이 파이프라인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되면서 10개의 임상 파이프라인 확보가 가능해졌다.

레고켐바이오 파이프라인 현황

자료: 레고켐바이오, 한국투자증권
자료: 레고켐바이오, 한국투자증권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안정적인 자금을 기반으로 지난해 얀센에 기술수출한 LCB84 임상 1/2상 및 레고켐바이오가 단독 소유권을 갖고 있는 9건의 비임상 및 초기 개발 단계의 ADC 파이프라인들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인재영입 및 임상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레고켐바이오가 지난 2015년부터 현재까지 체결한 기술이전 계약은 총 13건으로 기술이전료만 87,000억원에 달한다.

오리온의 레고켐바이오 인수 관련 증권가는 우려반 기대반

오리온의 레고켐바이오 인수와 관련해 증권가에선 우려와 기대의 시각이 교차하고 있다.

특히, 인수기업 오리온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크다. 제과사업 회사의 바이오사업 투자 확대로 음식료업체가 보유한 실적 안정성측면의 투자매력도가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종사업 투자에 따른 시너지 효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현재 일회성 손익을 제외한 레고켐바이오의 실적은 연구개발(R&D) 투자비 등으로 약 40050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이 향후 레고켐바이오의 손익을 연결회계로 처리할 경우 영업이익이 10% 이상 하향 조정되고 실적 가시성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반면 지분율만큼만 재무를 인식하는 지분법 회계를 적용할 경우 영업이익 추정치는 낮아지지 않고 연결 기준 지배주주 순이익이 23% 가량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오리온의 이번 인수 결정이 회사의 주가 변동성을 야기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기존 투자자들의 투자포인트가 이번 신규 지분 투자의 방향성과 배치될 수 있기 때문에 주주 구성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주가 밸류에이션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오리온에 피인수되는 레고켐바이오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다. 최대주주가 현금창출 능력이 높은 기업으로 바뀌면서 유상증자를 통한 기업가치가 희석될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바이오기업의 대주주가 지분을 블록딜, 또는 장내 매도를 하는 것은 기업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으나, 오리온과 같은 대기업의 인수를 통해 대주주 지분이 낮아지는 것은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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