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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남도 몰랐던 ‘한미-OCI’ 통합···경영권분쟁 조짐 속 증권가 “긍정적”
장·차남도 몰랐던 ‘한미-OCI’ 통합···경영권분쟁 조짐 속 증권가 “긍정적”
  • 윤상현 기자
  • 승인 2024.01.15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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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홀딩스, 한미사이언스 지분 27% 획득
한미사이언스 대주주, OCI홀딩스 지분 취득
한미그룹-OCI 통합···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 “글로벌 제약기업 도약위한 결정”
증권가 “OCI홀딩스, 지분 인수 긍정적” 평가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고지 못 받아” 반발

신약개발 기업 한미약품그룹과 글로벌 소재·에너지 전문기업 OCI그룹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통합한다.

증권가는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합병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그룹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가능해짐에 따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차남인 임종훈 사장은 이번 합병과 관련해 사전에 어떠한 고지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경영권분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금일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장 초반 24%대까지 치솟은 후 현재 10%대의 상승세를 보이는 등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7분 한미사이언스는 전 거래일 대비 13.93% 오른 43,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자료: 네이버증권
자료: 네이버증권

지배구조 선진화 통한 각 부문 전문성 강화 및 신규 사업 추진위한 강력한 동력 마련

앞서 한미약품그룹(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OCI그룹(지주회사 OCI홀딩스)은 지난 12일 각사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그룹 간 통합에 대한 합의계약을 이사회 결의를 통해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에 따라 OCI홀딩스는 총 7,7029,330만원을 투입해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3%(구주 및 현물출자 18.6%, 신주발행 8.4%)를 취득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우선 OCI홀딩스는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약 744674주를 매입한다. 또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6776,305주를 OCI홀딩스가 현물출자 하고, OCI홀딩스는 회사 주식 2291,532주를 발행해 송 회장과 임 사장에게 교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한미사이언스 주식 6434,316주를 인수하기로 했다. 계약이 마무리되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통합 후 OCI홀딩스는 각 그룹별 1명씩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2명을 선임해 공동 이사회를 구성할 방침으로, 이우현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이 각자 대표를 맡게 된다. 양 그룹별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등이 완결되면, 실질적으로 두 그룹이 하나의 기업집단으로 통합되며, 후속 사업조정 등을 거치면서 향후 제약바이오첨단소재·신재생에너지사업군을 기반으로 상생 공동경영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OCI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통합으로 양 그룹은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 선진화를 통해 사업과 관리의 통합을 이뤄냄으로써 각 부문 전문성이 더욱 강화되고, 신규 사업 추진에 대한 강력한 동력을 마련하게 됐다양 그룹 전체 주주와 임직원 이익 보호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증권업계 제약·바이오업계 유의미한 확장 발판 마련 및 중장기적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기대

증권가에서도 양 그룹의 통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거래로 OCI홀딩스가 한미약품 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로 자리 잡으면서 주요 계열사 한미약품, JVM 등까지 편입할 수 있어 제약·바이오 부문에서 의미있는 확장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OCI홀딩스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취득틀 통해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에 제약·바이오를 추가함으로써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바이오 분야 연구원들이 제조 공정에 관한 데이터를 확인하며 연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바이오 분야 연구원들이 제조 공정에 관한 데이터를 확인하며 연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그룹 역시 이번 통합을 통해 더욱 강력한 R&D 추진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통상 신약개발의 경우 10년 이상 막대한 자금의 투자가 전제돼야 하는데 한미약품은 OCI의 현금 창출 능력을 기반으로 신약개발에 투자를 원활히 진행할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또한, OCI가 기존에 보유한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존 내수 위주의 매출에서 수출비중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한미사이언스의 잠재적 오버행 우려가 해소된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지난 2020년 송영숙 회장과 임종윤, 임주현, 임종훈 사장은 각각 1.5:1:1:1의 비율로 임성기 창업주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34.29%를 상속받았다. 당시 상속세는 약 5,400억원 규모로, 현재까지 3개년 간 납부했으나 약 2,000억원의 자금이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송영숙 회장은 이번 OCI홀딩스와의 계약으로 마련한 현금으로 잔여 상속세를 납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를 통해 한미약품 오너 일가 지분에 대한 오버행 우려가 일단락된 점은 긍정적인데다 향후 지분경쟁에 대한 기대감도 대두되고 있다이를 통해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나, 해당 이슈와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큰 만큼 중장기적으로 펀더멘

탈에 기반한 주가 흐름을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한미약품 송영숙 신임 회장. 사진: 한미약품
한미약품 송영숙 신임 회장. 사진: 한미약품

현재 한미약품그룹은 고 임성기 창업주의 아내인 송영숙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경영 전반을 이끌고 있다. 임주현 사장은 향후 OCI홀딩스가 구성할 공동 이사회에서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를 맡는다. 이번 통합도 임주현 사장과 송 회장이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회장은 지난 12일 저녁 임직원들에 메일을 보내 새로운 한미의 도전과 혁신이 시작됐다앞으로 양 그룹은 동반자로서 공동 경영을 통해 소재·에너지와 제약바이오라는 전문 분야에 각 집중하면서도 시너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미그룹은 자산 총액 기준 대한민국 30대 기업으로 단숨에 도약하게 됐다신약 개발과 R&D, ETC(전문의약품)OTC(일반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등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탑 티어 기업으로 올라설 힘찬 동력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종윤 사장, “통합과 관련해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전달받은 적 없어반발

한편,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과 관련해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통합에 대해 전혀 몰랐다며 반발하는 목소리를 냈다.

임종윤 사장은 지난 13일 개인회사인 코리그룹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한미사이언스와 OCI 발표에 대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 없다면서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코리그룹 엑스(X, 옛 트위터) 공식 계정 캡처
코리그룹 엑스(X, 옛 트위터) 공식 계정 캡처

한미사이언스 지분 9.91%를 보유 중인 임종윤 사장은 중국 북경한미약품의 성장을 이끌며 한미사이언스 대표까지 지냈지만 20223월 대표직에서 내려왔다. 현재는 개인 바이오 회사인 디엑스앤브이엑스 최대주주이자 코리그룹 회장으로 있다.

임종윤 사장의 한 측근은 임 사장은 한미의 대주주이자 오너 가족이고, 후계 구도까지 이어받으려던 인물인데 이같이 중요한 경영 사실에 대해 가족과 경영진으로부터 어떤 고지도 받지 못했다차남인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도 못 들은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종윤 사장은 회사의 주주와 임직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영의 중대한 사항이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는 합병은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며, 국내 신약 개발을 리드하던 한미약품의 정체성이 과연 보존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가 크다할 수 있는 역할 내에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종윤 사장의 반발에 따라 경영권 분쟁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임종윤 사장이 보유 중인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9.91%에 달하며 임주현 사장은 10.2%, 송영숙 회장은 11.66%, 차남인 임종훈 사장은 10.56%를 갖고 있다. 이에 지분 싸움을 할 경우 임종윤 사장이 현실적으로 불리한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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