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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은 투자자들에게
길을 잃은 투자자들에게
  • 황윤석 논설위원
  • 승인 2024.01.15 0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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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으로 돌아가라(back to the basic)

새해 개장 첫날 코스피가 2669.81p까지 올랐다. 강력한 저항선이라던 2650p를 훌쩍 넘으면서 산타랠리에 이은 신년랠리가 왔다고 난리가 났다.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 석사
sbs비서실 스피치라이터
대우증권 실전투자대회 3위 입상
한국경제tv 슈퍼스탁킹 우승
前 TV조선 아침뉴스 선견지명 애널리스트

그러나 불과 10여일 지난 새해 지금은 어떠한가. 지난 12일 마감 기준 코스피는 2525.05에 거래를 마쳤다. 8거래일 연속 추락하면서 144.76포인트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코스닥도 예외일 수 있는가. 같은 기간 878.33에서 868.08로 10.25p(-1.17%)내리면서 거래를 마쳤다.

기관이 5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면서 3조8672억원을 팔아치웠는데 올해 기관의 순매도 규모는무려 6조3504억원에 달한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조7217억원, 2조2974억원을 사들였다고는 하지만 만기일에 프로그램 차익과 비차익의 매물까지 쏟아진 것을 감안하면 지수는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면 도대체 그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증권사 애널들이 목청을 높였던 영업이익 4조원에 한참 못미치는 2조8000억원의 4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8만전자에 이어 10만전자가 멀지 않았다라는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어닝쇼크에 할말을 잃고 주가는 맥없이 내려앉았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상속세 자금 마련을 위해 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2조원이 넘는 삼성전자 지분을 블록딜로 매각한 것도 악재였다. 기다렸다는 듯이 또 늘 그랬듯이 삼성전자 희망회로를 돌리기 시작한 증권사 애널들이 2분기 저점을 찍고나서 4분기부터 본격적인 흑자 전환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야단들이다.

주가 하락시 외국인이 쓸어담았다면서 다시 또 개인들의 매수를 부추기는 일부 애널들의 코멘트에 그저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4분기 영업이익을 3382억원으로 발표했는데 이는 시장추정치 6000억원에 한참 못미치는 것이었다.

2차전지 배터리 생산과 글로벌 시장점유율 2위라고 큰소리쳤던 LG엔솔은 이제 그 자리마저 중국의 BYD(비야디)에 역전을 당할 처지가 되면서 국내 2차전지와 전기차의 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국내 시장 얘기가 나온 김에 하나더 하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으로 촉발된 국내  중소형 PF 건설업체들의 줄도산과 위기설이 다시 불거지면서 시중 자금 경색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원만한 해결을 약속하고 있지만 고금리 장기화가 지속된다면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지난 11일 발표된 미국 12월 CPI가 시장예상치 3.2%를 넘어선 3.4%로 나오면서 시장은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 하루 뒤 12월 PPI가 전월 대비 0.1% 하락한 것으로 발표되자 이는 시장 예상치 0.1% 상승 대비 크게 하회한 것이라며 언제 그랬냐는듯이 시장은 환호했다.

상승하던 10년물 국채금리가 -0.91% 하락한 3.939%로 안정을 찾았고 이보다 훨씬 예민한 2년물 국채금리는 -2.7%나 가파르게 하락했다.

경제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3월이다, 6월이다, 올해 세번 한다, 하반기에야 할 수 있다" 등등 애널들의 제각각 금리 인하 예측들이 무차별 중구난방으로 쏟아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추어야 하는 것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반도체와 2차전지 종목들을 고점에서 물리다보니 시장이 하락할수록 손실 폭은 점점 깊어지기만 하는 개인투자자들로서는  얼마 남지 않은 투자금으로라도 수익을 내보고 싶다는 간절함과 절실함이 극에 달한 상태다.

동전주, 관리종목, 부실기업, 테마주 등 종목을 가리지 않고 또 실적도 따져보지 않고 급등주를 추격매수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이슈와 테마에 따라 하루에도 수차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오늘 상한가 종목이 내일 시초가부터 하락하는 황당한 현실에 발빠르게 미처 대응하지 못하다보니 이리저리 우왕좌왕하면서 손실만 자꾸 깊어지고 있다.

이제 본격적인 4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된다. 미국 증권거래소가 비트코인 현물 ETF의 거래를 승인하면서 무더기로 상한가로 직행한 가상화폐 관련주들이 다음날 시초가부터 마이너스로 시작하더니 마침내 모두 급락했다.

미국 증시에서도 발표 전후 47000$를 넘어섰던 비트코인 시세가 차익실현으로 인해 43000$로 하락하자 가상화폐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뉴스에 팔자는 매물이 쏟아진 것인데 결국 뒷북친 개인투자자들만 망연자실할 뿐이다. 끝까지 수익을 탈탈 털어보겠다고 급등시 추격매수한 투자자들은 급락으로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여부가 불확실해지면서 관리종목 편입 가능성까지 대두될 때 태영건설 우선주와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 우선주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자회사 SBS 매각 가능성으로 이번에는 SBS 주가가 올라가는가 싶더니 막상 워크아웃을 발표하자 일제히 급락 마감했다.

이렇게 급등주와 테마주를 좇아 불나방처럼 매매하는 하루살이 투자자들이라면 하루에도 천당과 지옥을 오르내릴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필자와 같은 전문 트레이더들도 요즘 시장의 미친 변동성에는 혀를 내두를 정도인데 경험 없는 게인투자자들과 주린이들이 아무 생각없이 따라했다가는 결과는 그대로 대참사(?)일 수밖에 없다.

단타로 치킨값 좀 벌어보려다가 한달 생활비를 날리게 되고 마는 것이다. 그야말로 소탐대실(小貪大失)이다.

금리인하 시기가 다시 불확실해지면서 시장의 추가하락에 배팅하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금리를 인하한다, 안한다로 매일매일 어지러운 증시에서 우왕좌왕 길을 잃은 투자자들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한마디 한다면 다음과 같다.

"기본으로 돌아가라(Back to the Basic)"

급등주와 테마주를 추격매수해서 운좋게 수익이 났다고 해도 그 수익이 그동안의 큰 손실을 한번에 상쇄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오히려 한번 삐끗해서 낭떠러지로 추락한다면 계좌에 더큰 충격을 줄 수 있다.

금리인하가 언제 시작되느냐 온통 거기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판에 美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오히려 여전히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경고했는가 하면,  존 윌리암스 뉴욕 연은 총재도 기준금리가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찬물을 끼얹었다.

본격적인 어닝시즌을 맞아 고금리 장기화의 공포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실적 호전 기업들을 주목해야 한다. 실적과 성장성 대비 현재 주가가 현저히 저평가되어 있다면 금상첨화다. 매일매일 급등주 급등시 추격매수의 잘못된 매매습관도 이 기회에 뜯어고쳐야 한다.

저평가 실적주의 조정시마다 분할매수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투자의 정석, 다시말해 기본으로 돌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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