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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23~!" - 금리인하는 만병통치약?
"아듀 2023~!" - 금리인하는 만병통치약?
  • 황윤석 논설위원
  • 승인 2023.12.18 0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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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장기화- 생존이 관건이다(How to survive is the Question.)

다사다난했던 계묘년 한해가 저물어간다. 지난 14일 12월 FOMC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5.25~5.50%로 동결했다. 이는 9월과 11월에 이은 세번째 동결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 석사
sbs비서실 스피치라이터
대우증권 실전투자대회 3위 입상
한국경제tv 슈퍼스탁킹 우승
前 TV조선 아침뉴스 선견지명 애널리스트

지금 세밑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금리인상 끝!"이다. 아울러 내년부터 시작될 금리인하다. 12월 FOMC회의를 앞두고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과도한 기대를 잠재우기 위해 그동안의 매파적 발언을 고수할 것이라는 경계감이 팽배했었다.

그러나 웬걸~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금리가 정점에 도달한 것을 사실상 시인하자 시장에서는 40년만에 가장 공격적인 긴축 사이클이 끝났다고 일제히 환호했다.

사실상 통화정책의 전환을 선언한 파월이 매(the Hawks)에서 비둘기(the Doves)로 변신했는데 이러한 '산타 파월' 덕분에 미국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10년물 국채금리는 연 4%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11월 CPI가 전년 동월대비 3.1%로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낮아졌고 10월 민간기업 구인건수 , 실업수당 청구건수, 비농업 고용지수 등 그동안 노동시장의 과열을 가리키는 지수들도 안정을 찾았던 것이 그 배경이었다.

파월 의장의 말대로 "실업률이 많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도 물가상승폭이 둔화되었기" 때문이다. 시장이 랠리의 축배를 들어올린 것은 인플레이션이 2%까지 떨어지지 않아도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었다.

파월은 "우리는 너무 오래 버티는데 따르는 위험을 알고 있다. 금리 인하를 시작하기 위해 인플레이션이 2%로 돌아올 때까지 가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점도표에서 내년말 금리 전망치를 연 4.6%로 낮췄는데 이는 연준이 내년 기준금리를 현재 5.25~5.50% 에서 0.75% 낮춘다는 것으로 이는 향후 0.25%P씩 3번 인하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미국의 3대지수 급등을 시작으로 글로벌 증시가 솟구쳐 올랐다. 금값도 오르고 달러가 약세로 반전되면서 산타랠리와 연말랠리 기대도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앞다투어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는데 그 내용인즉슨 내년 금리 인하가 이르면 3월부터, 횟수는 많게는 5번까지, 인하 폭은 최고 1.5% 등 제각각이다.

골드만삭스는 한술 더떠 내년 코스피 지수 전망을 2800선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는가 하면 한국 증시가 그동안 상당히 저평가된 만큼 내년에는 투자수익이 크게 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성급한 투자자들은 연준이 곧 금리를 인하한다는데 국내 주식시장은 왜 이렇게 더디게 움직이는지 모르겠다고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그동안 계좌에 물린 종목들이 쭉쭉 솟구치고 올라와주면 좋으련만, 하나 오르면 하나 내리니 답답하게만 느껴지는 것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모두가 다함께 어깨동무하고 사이좋게 올라가는 시장이 아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승자독식(Winner takes it all)'의 시장이다.

문제는 금리 인하를 언제 하느냐다. 그리고 얼마나 지속적으로 내리느냐다. 언젠가는 하겠지만 인플레가 꺾이지 않으면 안할 수도 있다. 안해도 그만이다. 하든 안하든 늘 따스한 아랫목은 문제가 아니지만 차갑기만 한 웃목에는 도대체 어느 세월에 온기가 올라오느냐가 관건이다.

고금리 장기화가 지속되면 될수록 한계기업들은 벼랑끝으로 내몰리게 마련이다. 금리를 내리기도 전에 문을 닫을 판이다. 과도한 가계부채가 민간소비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것이지만 현재 부도율과 연체율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 기업부채 문제도 최대 현안으로 꼽을 수 있다. 정상 기업마저 부도 위기에 몰리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반도체와 수출 위주의 성장이 대기업 중심으로만 집중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부분은 우려를 낳는다. 국민이 체감하는 내수 경기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리 과정에서 건설 경기 침체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올해 기준 시공능력 16위 건설업체인 태영건설이 자금난을 이기지 못해 워크아웃을 신청할 수 있다는 루머에 주가가 연일 폭락하고 있는 것도 쇼크가 아닐 수 없다. 태영건설의 9월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478.7%이고, PF 우발채무가 3조4800억원으로 자기자본의 3.7배이며, PF보증규모는 4조5천억원에 이른다.

올 6월 기준 미청구공사 규모가 매출액 대비 25.5%에 달하는데, 신용등급도 'A'(안정적)에서 'A-'(부정적)로 강등됐다. PF부실의 여파가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자금난에 봉착한 기업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IMF 외환 위기 때 무수한 기업이 흑자 도산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그랬다. 내년 초부터는 그동안 억지로 막아온 부동산 PF 대출 부실이 터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가든 기업이든 가계든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훗날을 도모할 수 있다. 생존이 관건이다(how to revive is the question). "금리인상이 끝났다" 라고 축포를 쏘아올린지 불과 며칠만에 "연준의 pivot(정책전환)은 시기상조"라는 반론이 등장했다.

다시말해 현재 물가 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준이 성급하게 금리인하에 나서는 것이라는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현재 금리 인하를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면서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돌려놓기 위해 충분히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는지 질문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언젠가는 하겠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시장의 환호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지난 10월에 이어 이달에도 현재 4.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던 ECB도 내년 3월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꺾이고 있는데 미 연준의 인하 여부를 지켜본뒤 인하 논의를 할 것이라며 빨라도 6월 이전에는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았다.

금리동결 이후 원달러 환율이 1290원대로 원화 강세가 나타나자 성미 급한 일부 애널과 외환전문가들이 이제부터 달러는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내년초 1달러당 1250원도 붕괴될 것이라고 야단이다.

올해 연초 달러 대비 원화 강세를 예측한 수많은 애널과 외환 전문가들이 제시했던 원달러 환율은 1250원 붕괴였고 그중 일부는 1200원대 초반까지 전망했었다. 결과는 어떠했는가. 또 달러 약세에 따라 마이너스 금리 종료를 선언한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재차 각광을 받게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달러당 120엔대까지 치솟을 것이니 지금이야말로 엔화를 살 때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언제나 그랬듯이 성급하게 추측하고 무리하게 앞서가면 낭패를 당하게 마련이다. "Lowering interest rates is not a cure-all" 금리인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또 금리를 언제 인하할지도 모른다. 내년에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다.

어쨌든 이러한 고금리 장기화의 낯선 환경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 가계든 기업이든 생존이 관건이다. "Survival is the 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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