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전 상장을 준비하는 코스닥 상장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올 들어 이미 3개사가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사를 떠난 데 이어 추가로 3개사가 연말 연초 이전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코스닥 시가총액 기준 3~5위 규모의 상위 종목들로 코스피 인전으로 인해 코스닥 시총 합산과 거래량은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우량주들의 잇따른 이탈로 코스닥 시장의 저평가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포스코DX가 제출한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 예비심사 신청이 승인됐다. 포스코DX는 코스닥시장 상장폐지 절차를 밟은 후 내년 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지난 10월26일 이전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한 엘앤에프도 이달 중으로 심사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거래소는 상장 예비심사 접수 후 특별한 사항이 없다면 45영업일 내에 결과를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거래소의 예비심사를 통과하면 빠른 시일 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했다.

코스닥 시총 3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 역시 셀트리온과 합병되면서 코스닥시장을 떠날 예정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오는 18일부터 거래정지에 들어간 후 내년 1월12일 셀트리온과 합병된 신주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앞서 코스닥시장에서 SK오션플랜트 NICE평가정보 비에이치에 등 3개 기업이 유가증권 시장으로 이전 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 총 6개 상장사들이 코스닥을 떠나는 셈이다.

이처럼 우량기업들이 잇달아 코스피 이전상장을 준비하는 이유는 자사 브랜드 가치와 신뢰도를 향상시키고,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해 자금 조달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또 이전상장 시 코스피200 등 코스피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 유입으로 주가가 오르는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실제 SK오션플랜트의 주가는 이전상장 직전 1개월간 14.38% 상승했고, 같은 기간 비에이치와 NICE평가정보도 각각 19.83%와 21.33% 급등했다. 엘앤에프도 코스피 이전상장을 검토한다고 발표한 지난 7월19일 하루에만 17% 넘게 폭등하기도 했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은 다른 지수보다 추종하는 자금이 커 정기변경 시 추종 자금의 기계적 자금유입이 발생한다”며 “특히 신규 편입종목은 기업의 펀더멘털 요인 외에도 정기변경 이벤트 전략을 구사하는 액티브성 자금 유입으로 주가 상승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총 상위 기업들이 줄줄이 유가증권시장으로 떠나면 코스닥 시총과 거래량은 큰 폭으로 줄어들어 코스닥시장 저평가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포스코DX 셀트리온헬스케어 엘앤에프의 시가총액 합산액은 27조3,280억원으로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의 약 6.53%를 차지하고 있다. 코스닥150지수 등을 따르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종목 구성 변경이 불가피할 방침이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스닥 상장사들의 이탈은 코스닥시장 평판의 문제로 귀결된다”며 “위험 대비 수익률이 낮고 기업가치가 저평가되는 코스닥시장의 부정적 평판이 IT·기술기업 중심 시장이라는 긍정적 평판을 압도하면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일방적인 이전 상장이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코스닥시장 저평가는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감을 피력했다.

이민준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