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회장 지분 43%에 hy 윤호중 회장이 백기사 등장 예상
조양래 명예회장도 자금여력 충분
공개매수 발표 후 주가 급등…공개매수 어려워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그룹 고문이 사모펀드 운용사 MBK 파트너스와 손잡고 동생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을 몰아내기 위해 벌인 경영권 분쟁이 조기 진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최대 주주인 조 회장이 경영권을 사수할 수 있을 만큼 우호지분을 충분히 확보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앤컴퍼니 최대 주주인 조현범 회장은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42.03%를 가진 조 회장은 8% 정도만 지분을 더 확보하면 경영권 분쟁을 완전히 막을 수 있다.
조 회장의 대표적인 우호 지분으로는 hy(약 1%)가 꼽힌다. hy 윤호중 회장은 조 회장과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로, MBK 파트너스와의 지분 다툼이 벌어질 경우 조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hy는 조현식 고문과 MBK가 한국앤컴퍼니 주식 공개매수를 하겠다고 발표한 지난 5일 기타법인 형태로 한국앤컴퍼니 주식 일부를 추가 매입하기도 했다.
게다가 조양래 명예회장이 직접 나설 수도 있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 2020년 자신이 보유한 지분(23.59%) 전부를 시간외 대량매(블록딜)로 조현범 회장에게 넘기면서 현재 보유한 주식은 없다. 대신 3,000억원 정도의 자금을 확보한 만큼, 일를 활용하면 언제든 지분을 다시 매입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MBK와 손을 잡은 조현식 고문이 지분 다툼에서 승리할 경우, 그룹 경영권이 사모펀드로 넘어가게 된다”며, “조양래 명예회장 입장에선 자신이 일군 사업을 통째로 뺏기는 셈이라 적극 방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또한, 조현식 고문과 MBK 측이 실제 공개매수에 성공하기도 힘들게 됐다. MBK는 이달 24일까지 주당 20,000원에 한국앤컴퍼니 지분 20.35~27.32%를 공개매수한다고 발표했으나 이 발표 후 주가가 20,000원을 훌쩍 넘어 기관이나 개인 투자자가 공개매수에 응할 가능성은 거의 없게 된 상황이다.
추후 MBK가 공개매수 가격을 상향해 다시 지분 매입을 시도할 수 있지만, 유통주식이 많지 않고 직접 주관사 지점을 방문해야 하는 등 절차도 복잡해 목표 수량을 채우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 고문이나 MBK 측도 공개매수 시작 전에 승산이 매우 낮은 싸움이라는 것을 알았을 텐데, 왜 싸움을 시작한 것인지 의아하다”며 “실제 경영권을 뺏어오려는 것보다 뭔가 다른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조 고문 측의 주식 공개매수 발표 전 급등한 것과 관련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선행매매 여부를 살펴볼 예정이다. 공개매수 발표 전 정보를 미리 입수해 주식을 매입한 세력이 있는지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