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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스팩상장 기업 뻥튀기 실적 막는다”···공시서식 개정 등 제도개선 추진
금감원 “스팩상장 기업 뻥튀기 실적 막는다”···공시서식 개정 등 제도개선 추진
  • 이민준 기자
  • 승인 2023.12.07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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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개 기업 전수조사···10곳 중 8곳 실적 추정치 미달
임상시험 지연·수주 실패에 실제 영업익 추정치 절반도 안돼
공시서식 개정·상대가치 비교공시 활성화 추진

금융당국의 전수조사 결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상장 기업들 10곳 중 8곳이 추정치를 밑도는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올해 8월 중 상장한 스팩 상장 기업 139곳의 평균 매출액 실제액은 추정치보다 17.8% 밑돌았으며, 영업이익은 추정치보다 58.7%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매출액 추정치와 실제치 비교

단위:

평균 영업이익 추정치와 실제치 비교

단위: 억원

자료: 금융감독원
자료: 금융감독원

분석대상 중 매출액 미달 기업의 비중은 평균 76.0%, 영업이익 미달 기업 비중은 84.1%였으며 추정 연차가 높아질수록 미달 기업의 비중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첫해 64.7%던 매출액 미달 기업 비중 5차연도에 85.4%20.7%p 급증했으며 영업이익 미달 기업도 70.5%에서 91.7%로 늘어나, 사실상 10개 중 9개 기업의 5차연도 영업이익이 추정치에 미달했다.

장래 영업환경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망해 영업실적을 추정한 사례들도 있다.

A 바이오 기업은 치료제 개발을 통해 1,500억원 가량의 매출 발생을 추정했으나 임상 시험 등이 지연되면서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

B 콘텐츠 기업은 수주가 진행 중인 모든 건에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가정해 관련 사업부 매출액을 300억원대로 잡았으나, 최종 수주에 실패하면서 실제 매출액은 추정치의 10분의 1에 그쳤다.

금감원이 14년치 스팩 상장 기업의 전수조사에 나선 건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한 기업들의 미래 영업실적이 과다하게 추정돼 기업 가치(합병가액)가 고평가된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서다.

스팩상장 기업의 가치는 미래 영업실적을 현재가치로 할인한 수익가치와 최근 재무상태표의 순자산에서 조정항목을 가감한 자산가치를 가중 평균해 산정한다.

스팩상장 기업의 수익가치 산정 절차

자료: 금융감독원
자료: 금융감독원

자산가치는 재무상태표에 기반해 객관적으로 산정되지만, 문제는 미래 영업실적이다. 수익 가치는 기업이 자체 미래 실적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변동되고, 과도하게 추정치를 잡을 경우 기업 가치에 거품이 끼게 된다.

기업 가치가 고평가되면 스팩 투자자에게 불리한 합병 비율이 적용되고 결국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금감원은 스팩 상장 기업의 고평가 배경에 기업 가치 고평가를 방지해야 하는 스폰서(증권사)와 외부평가법인(회계법인)은 역할 미흡이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와 회계법인이 각각 합병성공과 업무수임을 우선하는 등 자신의 이익을 위해 투자자 보호 노력이 부족했다고 본 것이다.

이에 금감원은 회계법인들이 최근 3년 간 평가한 스팩 상장 기업의 영업실적 예측치와 실적치 간 괴리율 등을 기재토록 할 계획이다. 1년 간 평가업무 외 업무를 수임한 내역이 있으면 그 내역도 적어야 한다.

이 같이 스팩 상장 기업의 영업 실적 사후 정보가 충실히 공시되도록 금감원은 내년 1분기 중 공시 서식을 개선할 예정이다.

또 유사기업(피어그룹)과의 비교를 통해 가치를 산출하는 상대 가치활용도를 제고하도록 내년 상반기 중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금흐름할인법 등 절대가치평가법은 비교군이 없어 기업가치의 적정성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만큼 유사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 주당순자산가치(PBR), 주가 등과 비교토록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지난 6일 회계법인들과 실무간담회를 통해 미래 실적 과다 추정 등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평가 업무의 객관성을 높여줄 것을 당부했다.

금감원은 공시서식 작성기준 개정, 상대가치 비교공시 활성화 등 제도개선을 신속히 추진할 것이며 미래 영업 실적의 추정 근거가 충분히 기재됐는지 심사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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