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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는 막자” 초록뱀미디어 소액주주, 지분 모아 공동대응 나서
“상폐는 막자” 초록뱀미디어 소액주주, 지분 모아 공동대응 나서
  • 주선영 기자
  • 승인 2023.11.27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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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뱀미디어 소액주주 결집 지분 7% 돌파
초록뱀미디어, 거래소에 상폐 의결 이의 신청 예정
소액주주 “원영식 회장, 아들 등 오너일가 경영서 물러나야” 주장

콘텐츠 제작사 초록뱀미디어의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개미들이 지분을 끌어 모으며 공동 대응에 나섰다.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더라도 기업 재무상태가 안정적일 경우 퇴출되지 않기도 하는데 초록뱀미디어의 실적이 성장하는 상황에서 오너 리스크 때문에 상폐될 경우 일반 주주들만 막대한 피해를 면치 못하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지난 20일 원영식 전 회장의 배임 혐의 등을 이유로 초록뱀미디어 주권의 상장폐지를 심의·의결한 가운데 회사 측은 이의 신청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초록뱀미디어는 15(영업일 기준) 이내 이의신청을 제출해야한다.

초록뱀미디어는 나의 아저씨’, ‘펜트하우스’, ‘추노’, ‘나의 해방일지등 수많은 화제작을 만들어 낸 기업이지만 기업 오너의 배임 혐의로 증시 퇴출 위기에 처했다.

오너 리스크와는 별개로 초록뱀미디어의 실적개선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미 올해 3분기까지 1,665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를 뛰어넘는 역대 최대 실적 갱신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영업이익도 꾸준히 유지되고 있어 내실 있는 경영을 시현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소는 횡령 등의 사건으로 기업경영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경우 상폐를 결정한다초록뱀미디어는 꾸준히 실적을 내는 회사라 기업경영 계속성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구체적인 지배구조 개선 계획이 어떻게 될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원영식 초록뱀그룹 회장이 가상화폐(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실소유주로 알려진 사업가 강종현씨의 주가조작에 연루된 혐의로 지난 6월29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원영식 초록뱀그룹 회장이 가상화폐(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실소유주로 알려진 사업가 강종현씨의 주가조작에 연루된 혐의로 지난 6월29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원영식 전 회장은 지난 20219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자녀 소유 법인에 초록뱀미디어 전환사채 콜옵션을 무상으로 부여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약 15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치고, 주가 상승으로 24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 의혹을 받는 사업가 강종현씨와 주가조작에 관여한 혐의도 받는다. 이에 지난 7월 원 전 회장은 배임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27일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ACT)에 따르면, 초록뱀미디어 소액주주 결집 지분은 이달 23일 기준 7.0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30(1.90%)보다 5.17%p 증가한 규모로, 현재까지 소액주주 결집 지분의 평가액은 100억원에 육박하며, 참여자는 1,100여명을 넘어섰다. 상법상 의결권이 있는 지분을 3% 이상 확보하면 주주들은 주주 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다.

현재 초록뱀디미어는 주식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빗썸 부정거래에 연루된 정황으로 압수수색을 받았던 지난 59,000원대 주가는 5,000원대로 급락했고, 이후 검찰이 원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628일부터 매매가 정지됐다.

현재 초록뱀미디어 소액주주들은 회사가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나 거래가 재개되기 위해선 회사의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지배구조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지난 7월 원영식 초록뱀미디어 회장이 구속되면서 경영에서 물러난 상태지만, 여전히 최대주주 지분을 통해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록뱀미디어의 최대주주인 씨티프라퍼티(전 초록뱀컴퍼니·초록뱀미디어 지분 39.3% 보유)의 최대주주는 오션인더블유다. 9월 말 기준 원 전 회장이 오션인더블유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고, 아들 원성준씨가 이 회사 지분 51%를 소유해 최대주주로 있다. 또한, 원 전 회장과 아내 강수진씨도 오션인더블유 지분을 각각 31.9%, 17.1%씩 갖고 있어 사실상 오너 가족회사다.

지난 7월10일 초록뱀그룹이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원영식 회장 구속에 대한 사과 및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초록뱀미디어 최진욱 대표이사, 초록뱀이앤엠 김세연 대표이사, 초록뱀미디어 이응길 대표이사, 더메디팜 신범용 대표이사. 사진: 초록뱀그룹
지난 7월10일 초록뱀그룹이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원영식 회장 구속에 대한 사과 및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초록뱀미디어 최진욱 대표이사, 초록뱀이앤엠 김세연 대표이사, 초록뱀미디어 이응길 대표이사, 더메디팜 신범용 대표이사. 사진: 초록뱀그룹

현재 상장폐지 이의신철을 준비하고 있는 초록뱀미디어는 올 3분기 실적을 근거로 기업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한편, 앞으로의 성장 계획을 이의 신청서에 담을 계획이다. 그러나 상장폐지를 결정하는 기업심사위원회와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초록뱀미디어가 대주주 적격성을 비롯해 내부통제 이슈가 여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회사 측이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서와 이행계획안에 포함된 지배구조 개선안을 검토한 결과, 원 전 회장 일가가 여전히 최대주주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어 경영 투명성 개선 의지가 부족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소액주주들 역시 초록뱀미디어가 지배구조 개선을 동반하지 않을 경우 상장폐지 심사에서 경영 투명성 개선 의지가 부족하다는 의미로 비춰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다수의 소액주주들은 원 전 회장 뿐 아니라 아들 원성준씨 역시 회사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고 요구한 상태다.

증권가에서도 초록뱀그룹이 원 전 회장의 회사인 오션인더블유 중심의 지배구조를 완전히 개편하지 않는다면 그룹 내 다른 계열사도 상장 적격성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멀쩡한 기업의 주식이 오너리스크로 인해 휴지조각이 될 처지에 놓였다상폐의 근본적인 원인인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원 회장 아들을 포함한 가족이 모두 경영에서 물러나야 회사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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