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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산업용만 전기요금 인상···자산 매각 등 정상화 안간힘
한국전력, 산업용만 전기요금 인상···자산 매각 등 정상화 안간힘
  • 김규철 기자
  • 승인 2023.11.09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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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300㎾h 이상 산업용만 10.6원 인상···가정용·소상공인은 동결
해당 인상분 올해 약 4,000억·내년 약 3조 매출 증가 추정
2,000명 인원 감축·인재개발원·KDN 지분 매각 등 유동성 확보 총력
“경영 정상화에 필요한 추가요금 인상폭 미치지 못해 추가인상 필요”

오늘부터 일정 기준 이상의 산업용 전기요금이 킬로와트시(h)당 평균 10.6원 오른다. 이는 시장의 예상보다 이른 전기요금 인상으로 한국전력 재무구조 개선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주택용과 소상공인용 전기요금은 동결하면서 향후 추가 요금 인상과 함께 예측 가능한 전기요금체계를 확보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전력이 오늘(9)부터 계약물량이 300h 이상인 산업용 전기요금을 평균 h 10.6원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전기요금 조정방안을 지난 8일 발표했다.

, 중소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산업용()은 이번 요금인상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이번 전기요금 조정은 지난해 4분기 이후로 두 번째 용도별 차등 인상이다. 과거 모든 용도별로 kWh 2.5원 인상하고 일반용(산업용()에 추가 인상을 진행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산업용()에 대해서만 인상을 결정한 것이다.

2023118일 전기요금 조정 내역

단위: /kWh

자료: 한국전력, 하나증권
자료: 한국전력, 하나증권

이번에 전기요금 인상 대상인 산업용() 고객은 약 42,000호로, 산업용(44,000)95.5%에 달하고, 전체 2456,600호의 0.2% 수준이다. 산업용() 전력사용량은 267,719GWh, 총 사용량(547,933GWh)48.9%를 차지한다.

특히 시설규모 등에 따라 요금부담 여력을 고려해 전압별 세부인상폭을 차등화했다. 이에 따라 산업용() 고압A(3,300~67,000V 이하)h6.7원을 인상하고 그 외 고압B(154kV 이상)·C(345kV 이상)h13.5원 올린다.

이번 인상을 통해 한국전력은 올해 4,000억원, 내년 28,000억원의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집계된다. 한국전력은 해당기업이 내야하는 월 요금 인상분은 고압A의 경우 200만원, 고압B25,000만원, 고압C3억원 정도로 예상했다. 한전에 따르면 고압C 고객은 모두 대기업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연료비 조정단가의 괴리로 인한 인하 요인, 내년 상반기 지방선거 등으로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인상은 당분간 힘들 것으로 봤다. 하지만 정부는 산업용에 한해 전기요금 인상을 전격 결정한 것이다. 이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러-우 및 이-팔 전쟁으로 인한 불안정한 원자재 가격과 한국전력의 실적부진 및 2023년 사채발행한도 충족을 위해 더 이상 전기요금 인상을 미룰 수 없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사채발행 잔액 증가에 따른 이자비용 상승은 대부분 별도에 집중되고 있어 연결 영업이익이 최소 9~10조원 수준으로 개선돼 별도 자본이 회복될 수 있다. 아직 요금 인상만으로 정상화 되기는 어렵고 추가 원가 하락 요인이 외부에서 발생해야 한다.

올해도 이제 2개월 남짓 남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인상이 한국전력의 연간 재무상태표에 기여하는 실적개선 효과는 올해 약 4,000억 정도로 제한적이겠지만 내년엔 약 3조원 가량 개선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오늘(9일)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이 킬로와트시(㎾h)당 평균 10.6원 오른다. 주택용·소상공인용 전기요금은 동결된다.
오늘(9일)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이 킬로와트시(㎾h)당 평균 10.6원 오른다. 주택용·소상공인용 전기요금은 동결된다.

한편, 이번 전기요금 조정에서 주택용·소상공인용 요금은 제외된 것은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며 서민경제에 미칠 부담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전력은 원가 상승요인을 반영하되 물가, 서민경제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다만, 향후 국제 연료가격, 환율 추이 등을 살펴가며 요금조정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정부가 한국전력의 심각한 재무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데다 해결의지도 명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것에 대해 일단 증권가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예상치 못했던 전기요금 인상으로 한국전력의 재무구조는 더 빠르게 개선될 전망이라며 인상결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전기요금을 조정했다는 점에서 주가에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동절기 이후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된다면 한국전력의 본격적인 이익 개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한국전력의 완전한 재무구조가 개선을 위해선 현재 요금인상만으론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종형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0월 한국전력이 밝힌 경영 정상화에 필요한 추가요금 인상폭 25.9원에는 미치지 못해 추가인상이 필요하다향후 추가 요금 인상과 함께 예측가능한 전기요금체계에 대한 신뢰성 확보도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유재선 하나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요금 인상만으로 정상화되기는 어렵고 추가 원가 하락 요인이 외부에서 발생해야 한다단기적으로 관심이 집중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대외 변수 불확실성을 고려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요금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전력, 경영난 타개 위해 비용절감 및 유동성 확보에도 노력

한편, 역대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국전력은 전기요금 인상 외에도 비용절감 및 현금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오는 2026년까지 희망퇴직 실시 등을 통해 약 2,000명의 인원을 감축할 계획이다. 지난 자구안에서 발표한대로 일단 올해 말까지 총 488명의 운영인력을 감축하고, 디지털 서비스 확대와 설비 관리 자동화 등을 통해 2026년까지 700명 수준의 운영인력도 추가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원전 수출 등 앞으로의 정책 추진에 필요한 800명의 인력도 증원 없이 조직 효율화를 통해 해소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창사 이래 두 번째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희망퇴직의 재원은 2직급 이상 간부의 내년 임금인상 반납액 등을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서울 노원구 공릉동 한국전력 인재개발원 부지와 자회사인 한전KDN의 지분 20%를 각각 매각해 적자 해소를 위한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국내 유일의 전력 설비 현장교육 시설 인재개발원은 서울에 위치해 있어 가치가 높다. 하지만 재무개선에 실질적 기여를 할 수 있도록 현재 자연녹지인 해당 부지의 용도를 변경해 부동산 가치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한, 전력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공기업인 한전KDN의 지분 20%도 매각한다. 현재 한전은 자회사인 한전KDN에 대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데, 국내 증시 상장을 통해 그중 20%를 매각할 방침이다.

앞서 한국전력이 발표한 남서울본부 매각 역시 속도를 낸다. 매각을 위해 사옥 내 변전소 이설 방안을 마련하고, 전기공급 시설 해제를 서울시와 협의 중이다. 내년 전기공급설비 해제 인허가가 완료되면 설비 이설에 착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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