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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 안건, 이사회 통과될까···합병 분수령 될듯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 안건, 이사회 통과될까···합병 분수령 될듯
  • 주선영 기자
  • 승인 2023.10.27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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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이사회 개최···슬롯·화물사업 매각안 논의
“화물 매각 해야 합병 가능” VS “매각 시 배임죄 성립 가능” 의견 팽팽
화물 매각 반대시 EU 합병 승인 시정안 제출 불가능
이사회 통과 이후 화물사업부 인수자 찾기도 과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결정 여부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가능성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사업부 매각을 반대할 경우 유럽연합(EU) EU집행위원회(EC)의 합병 승인을 받기 위한 시정안 제출 자체가 불가능해져 합병이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의 최대 분수령이 될 수 있는 양사의 이사회가 오는 30일 열린다.

양사 합병을 위해선 각 국가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업결합을 14개 국가에 신고를 해야 한다. 필수신고국가의 승인을 한 곳이라도 받지 못하면 합병할 수 없는데 현재 11개국 경쟁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남은 필수신고 국가는 EU, 미국, 일본 3곳이다. 무엇보다 미국과 일본의 심사는 EU의 심사 결과 이후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합병을 추진 중인 대한항공 입장에선 이번 아시아나 이사회에서 매각 안건이 반드시 통과돼야한다.

기업결합신고 진행상황

자료: 아시아나항공
자료: 아시아나항공

양사의 합병과 관련해 EU 집행위원회는 대한항공이 제시한 조치안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EC가 양사 합병으로 유럽화물노선 독점 우려가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한국-유럽 4개 노선(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승객 운송 서비스 경쟁이 위축될 것으로 봤다. 나아가 화물 분야에선 유럽 전역과 한국 노선에서 합병사가 가장 큰 운송업체가 돼 서비스 가격이 오르거나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을 매각하라고 요구하자 대한항공이 고심 끝에 이를 수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우선, 대한항공은 4개 여객 노선 운수권을 국내 LCC 티웨이항공에 이관한다는 내용을 담은 시정조치 초안을 만들었다. 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합병 후 매각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이 제기한 독점 문제와 주요 사업이 해외로 팔려나간다는 국내 비판 여론을 한 번에 해결할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EU가 이 같은 초안에 세부적인 요구사항을 다시 전달했고, 대한항공은 이를 반영한 최종안을 이달 말 제출할 예정이다. 다만, 이를 위해선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의 승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내외 이사 6인으로 구성된 아시아나 이사회는 오는 30일 화물사업부 매각 안건을 심의할 예정으로, 안건 통과를 위해선 최소 4명이 찬성해야한다.

아시아나항공 화물 노선별 매출 증감률 및 매출 비중

자료: 아시아나항공
자료: 아시아나항공

일단, KDB산업은행의 아시아나 합병의지가 워낙 강한 만큼 아시아나 이사회가 사업부 매각에 찬성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다만, 노조가 전임 사장단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워낙 강해 이사회가 쉽사리 찬성표를 던지지는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이사회 승인이 나더라도 이후 화물사업부를 사들일 인수자를 찾는 것도 문제로 남아있다.

아시아나 이사회 화물사업부 매각 100% 찬성 아냐의견 갈려

현재 아시아나 이사회 입장에선 화물사업부 매각을 100%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안건을 통과시킬 경우 손해를 볼 수 있는데다 나아가 업무상배임죄 저촉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어 이사회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분위기다.

일단, 화물사업부 매각에 찬성하는 쪽은 대한항공과의 합병절차를 빠르게 처리한 뒤 자금을 수혈받아 회사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합병이 성사되지 않으면 아시아나항공이 독자생존하기가 사실상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화물사업부 매각에 반대하는 이들은 매출에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화물사업부를 현 시점에서 매각하는데 찬성할 경우 배임죄가 성립된다고 주장한다. 매각에 따른 손해는 물론 주주가치 훼손 등으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시정 조치안을 승인해도 당장 아시아나항공이 손해를 볼 일은 없다. 또 화물사업 매각 조건이 결정되지 않아 이사회 승인행위가 인수자에게 이익을 취득하도록 한 행위로 평가할 수 없다는 점에서 배임죄 성립 가능성은 낮다. 더욱이 이사회가 반대해 합병이 무산될 경우 이사회는 더 큰배임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 합병시기를 놓치면 회사가 아예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노조도 또 다른 변수다. 로 작용할 수 있다. 노조는 지난달 성명을 내고 아시아나항공 지우기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항공 주권을 포기하는 기업결합을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최근 전직원을 대상으로 기업결합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한 노조는 오는 30일 이사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자회사 아시아나에어포트와 함께 화물사업부 매각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산업은행 화물사업부 매각해도 배임이슈 적어찬성 입장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에 대해 찬반 양측 논리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36,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한 산업은행은 매각에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은 이번 합병이 무산될 경우 추가 자금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을 아시아나항공 측에 이미 전달한 상태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화물사업 매각 등을 통해 합병이 이뤄쟈아하고, 아시아나 이사회가 합리적 결정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화물사업을 매각하더라도 배임 이슈가 적다고 판단하고, 향후 다양한 보조 조항들을 통해 배임 이슈가 나오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해당 안건을 반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합병이 30일 열릴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합병이 30일 열릴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부채 1조원 추산 화물사업부 인수자 찾기도 문제

이사회에서 화물사업부 매각 안건이 통과되더라도 문제는 이를 인수할 수 있는 국내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우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을 인수하더라도 수익성에 대한 메리트가 거의 없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3조원에 달했던 아시아나항공 화물 매출은 올 상반기 기준 7,795억원으로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인수 기업은 1조원으로 추산되는 화물사업부 부채를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굳이 사야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을 위해 삼정KPMG를 매각 자문사로 선정 후 예비입찰을 진행했지만, 1LCC로 꼽히는 제주항공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이스타항공·에어인천 등 4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하지만 이 중 가장 대형업체인 티웨이항공도 인수 포기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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