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원대 붕괴···장 초반 39,650원까지 추락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의 구속 소식과 김범수 카카오 전 이사회 의장의 출석통보 소식에 카카오 주가가 52주 최저치를 찍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51분 현재 카카오는 전일 대비 3.70% 하락한 3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38,950원까지 떨어져 이미 52주 최저가 기록을 경신한 카카오는 경영권 사법리스크로 인해 언제 또 다시 최저가 경신을 기록할지 모르는 상황에 처했다. 카카오의 주가가 장중 4만원이 붕괴된 것은 지난 2020년 5월7일 이후 처음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김지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8일 오후부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3인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에 대해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배 대표 등 3명에 대해 지난 13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다만,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과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기각 사유로 법원은 “현재까지 확보된 증거자료로 객관적 사실관계는 상당 정도 규명된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간에 걸친 수사진행 경과 등에 비춰 피의자나 공범이 조직적, 계획적으로 방어권 행사 범위를 넘어 증거를 인멸할 우려나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들의 직책, 관여 정도도 참작한 것이다.
현재 배 대표는 영등포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상태다. 특사경은 배씨를 구속 상태에서 수사해 10일 이내에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특사경은 에스엠 시세조종 의혹을 받고 있는 김범수 카카오 전 이사회 의장에게 오는 23일까지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에스엠 인수를 두고 카카오와 하이브 사이에 벌어졌던 경영권분쟁 과정에서 있었던 시세조종 관련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금감원은 김 전 의장이 시세조종을 보고받았거나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 특사경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2월 경 에스엠 경영권 인수전 경쟁 상대방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2,400여억원을 투입해 에스엠 주식 시세를 하이브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또 특사경은 이들이 에스엠주식에 대한 주식대량보유보고 의무(5%룰)도 지키지 않았다고 봤다. 지난 2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공개매수 기간을 포함해 장내에서 SM 발행 주식 수의 4.91%에 해당하는 116만7,400주를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특사경이 피의사실 요지에 ‘5%룰 위반’을 포함한 것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외 특수관계자 등이 개입해 사실상 5%를 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과 특사경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지난 4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무실, 8월에는 김범수 카카오 전 이사회 의장의 사무실을 각각 압수수색했다. 또 특사경은 지난달 배 대표를 포함해 홍은택 카카오 대표,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회장 등을 소환 조사하기도 했다.
이후 이번 김범수 전 의장의 소환 통보에 따라 에스엠 시세조종과 관련한 금감원 특사경의 수사가 김 전 의장을 비롯한 카카오 경영진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