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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3.5% 유지···글로벌 불확실성에 관망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3.5% 유지···글로벌 불확실성에 관망
  • 주선영 기자
  • 승인 2023.10.19 1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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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이후 6차례 금리 동결
물가·경기·가계부채 부담 및 美 추가 인상 압박 감소도 영향
이·팔 분쟁에 국제유가 불확실성 높아
“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어려운 상황,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또 다시 현 수준인 3.5% 유지를 결정했다. 지난 2월에 이어 여섯 차례 연속 동결이다.

금통위는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통방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에서 동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번 동결은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고 원·달러 환율도 11개월 만에 최고치에 다다르는 등 금리인상 요인이 다분하지만 중국경기 부진으로 우리나라 경기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가계부채 취약차주와 부동산PF 등 금융불안정에 대한 우려감도 영향을 미쳤다. 또한, 지난달 20(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고조된 미국의 추가 통화 긴축 압력이 최근 다소 줄어든 점도 한은의 통화정책 결정에 한몫했다.

금통위의 이번 금리동결 결정에 대해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리를 높여야할 이유는 많지만 경기도 살려야 한다우선 금리를 동결하고 미국의 금리 결정을 관망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금통위는 올해 2월과 4, 5, 7, 9월에 기준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이에 앞서 금통위는 지난 2020316일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낮추는데 이어 같은 해 528일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0.75%p나 금리를 급격히 내렸다.

이후 아홉 번의 동결을 거쳐 15개월 만인 2021826일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면서 금리인상에 돌입했다. 그 뒤로 기준금리는 같은 해 11, 20221·4·5·7·8·10·11월과 올해 1월까지 0.25%p씩 여덟 차례, 0.50%p 두 차례 등 모두 3.00%p 올랐다.

하지만 한은이 올해 2월 동결을 결정한 이후 금일까지 약 9개월째 3.5%의 기준금리가 이어지고 있어 사실상 금리인상 기조는 종료된 것으로 판단된다.

실물경제지표

%, p, 만명

자료: 한국은행
자료: 한국은행

이날 한은이 6연속 동결을 결정한 가장 중요한 배경은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상황이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 분기대비 0.6%)1분기(0.3%)보다 높지만, 세부적으로는 민간소비(-0.1%)를 비롯해 수출·수입, 투자, 정부소비 등 모든 부문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다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 순수출(수출-수입)만 늘면서 수치상으로는 역(-)성장을 피했다. 8월 산업활동동향 통계에서도 소매판매액지수는 내구재·준내구재 소비 부진과 함께 전월 대비 두 달 연속 하락했다.

물가상승률

전년동기비, %

자료: 한국은행
자료: 한국은행

게다가 물가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도 금리 동결을 결정하는 배경이 됐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72.3%로 내려왔지만, 8(3.4%)9(3.7%) 다시 3%대로 올라온 상태다. 최근에는 이·팔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90달러대를 웃돌며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커졌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했다가는 경기가 급격히 나빠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기마저 더딘 회복세를 보이며 우리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 3.7%)은 한은의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으로 유가가 들썩일 경우 인플레이션 불씨도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가라앉는 경기에만 초점을 맞춰 한은이 기준금리를 서둘러 낮추기에는 무리가 있다. 가계부채·환율·물가 등이 여전히 불안한데다 무엇보다 미 연준의 긴축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연준이 연내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한·미 금리 역전차가 더욱 확대되면서 자금이탈 우려가 높아지고, 외환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 현재도 미국(5.255.50%)과의 기준금리 역전 폭이 사상 초유의 2.0%p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가계·기업 대출 및 주택가격

자료: 한국은행
자료: 한국은행

여기에 금융안정도 고려해 동결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가계대출만 1,080조원에 달하는 가운데 가계대출 급증세를 막기 위해 금리인상에 나섰다가는 취약차주와 부동산 PF 등의 자금경색으로 금융위기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과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지난달 각각 49,000억원, 24,000억원 늘어 4월 이후 6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이날 금통위 동결 결정에 앞서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중 등 주요국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올려 경기를 위축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렇다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까지 겹쳐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는데 금리를 낮추기도 힘들다. 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어려운 상황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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