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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위기설' 유감
'9월 위기설' 유감
  • 황윤석 논설위원
  • 승인 2023.09.04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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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권 장세에서 수익내는 현명한 전략"

해마다 이맘때면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불청객, 이른바 '9월 위기설'이다. 도대체 매번 '9월 위기설'이 나오는 이유는 뭘까?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 석사
sbs비서실 스피치라이터
대우증권 실전투자대회 3위 입상
한국경제tv 슈퍼스탁킹 우승
한국경제tv 해외주식 전문가

아마도 그동안의 경제위기가 모두 9월에 터지는 바람에 이렇게 된 것 아닐까 싶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2022년 레고랜드 사태에 이르기까지 돌아보면 모두 공교롭게도 9월이었다.

코로나 이후 9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약 90조원에 달한다. 2020년부터 3년간 유예한 소상공인 대출상환 만기가 2023년 9월30일까지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와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이자 감면 등 각종 금융지원 혜택이 9월로 종료된다는 것도 9월 위기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고금리, 고물가로 적자에 허덕이는 자영업자들에게 최대 2025년 9월까지 한차례 더 만기 상환 유예를 연장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미 고금리와 적자를 견디지 못해 연체중이거나 부도를 내고 폐업한 자영업자들이 적지 않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작년 2월 0.2%에서 올해 2월에는 0.39%로, 5월에는 0.45%까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가계부채 규모가 이미 1800조를 넘어섰고 GDP 대비 102.2%에 이른다.

주택담보대출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 대출잔액이 급증하면서 이자를 내지 못하는 연체율 또한 증가세다.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급증하는 가계부채와 코로나 이후 연장에 연장하고 만기가 돌아오는 자영업자 대출이 계속되는 금리인상과 맞물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Fed가 5.5%까지 기준금리를 야금야금 올리는 동안 우리나라 한은은 7개월 연속 3.5% 기준금리를 동결해왔다. 외국자금의 이탈이 우려되는  2% 금리차를 알면서도 매번 동결을 할 수밖에 없는 고민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월 역전세 대란도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 보증금이 6억2689만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때가 2021년 9월로, 2년 만기가 돌아와서다. 이에 정부는 27일부터 역전세 집주인을 위해 한시적 규제 완화를 단행키로 했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5조9000억원 증가하면서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증가폭은 2021년 9월(6조4000억원)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대치다.

연체율 상승세도 심상찮다. 6월 말 새마을금고 평균 연체율은 6%대로, 이미 위기 수준의 경고음이 울린다. 저축은행의 연체율도 2021년 2.5% 수준에서 올해 1분기 5.1%에 이를 정도로 급증했다. 경기 침체와 금융 위기의 전조 현상으로 ‘연체율 증가’를 주목하는 것도 이유가 있다.

금융위기 직전 미국 상업은행의 연체율이 7%에 이를 정도로 치솟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새마을금고 등의 연체율 상승세를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렇다고 국내 기준금리를 끌어올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은은 현재 ‘물가’보다 ‘경기’에 통화정책의 중심을 두고 있다. 올해 2분기 실질 GDP성장률은 0.6%이지만, 수출(-1.8%)보다 수입(-4.2%) 감소 폭이 더 큰 ‘불황형 성장’이다. 

9월 주식시장은 제한된 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 금리 부담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중국 경제 회복이 늦춰지면서 국내 증시도 영향권 내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8월에 이어서 9월도 하방 압력이 강해진다면 투자심리가 극단적으로 얼어붙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오는 19~20일 FOMC회의와, 이에 앞서 발표될 8월 CPI도 핵심 변수다. 이들 미국 지표 결과에 따라 Fed의 통화 긴축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시 금리와 환율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 9월 FOMC에선 금리 동결이 예상되지만, 올해 성장 전망치를 소폭 높이고 한 차례 금리인상 여지를 남겨두었다는 점에서 11월 금리인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3분기 이후 코스피 기업들의 실적과 이익 추정치는 예상치에 부합했던 2분기 이후 오히려 주춤한 모양새다. 우리나라의 8월 잠정 수출 증가율은 -13.2%를 기록하면서 2분기의 부진한 정도를 일부 완화했지만 역시 예상보다 회복이 더디다.

세계 주요국 수출은 한국과 대만 등 IT 중심의 국가에서 회복중이지만 미국과 일본, 중국의 모멘텀이 약해지면서 글로벌 전체 교역량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경기 하강의 시그널도 포착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9월의 투자전략도 저평가된 실적주로의 분산투자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상반기 주도주였던 2차전지의 고점 징후가 뚜렷해지는데다가 많이 오른 업종이나 종목군에서 외국인과 기관 등 주포들의 차익 실현 움직임이 분주하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이후 중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중국의 단체 관광이 한국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데 유커 입국으로 인한 화장품, 면세점, 호텔 등 중국 관련주의 추가 상승도 가능한 분위기다.

9월말 길어진 추석 연휴와 늘어난 중국의 판호 허가 등 중국과의 관계 개선 움직임 등으로 그동안 소외된 게임주와 콘텐츠주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새로운 엔터테이너들의 라인업을 대거 보강한 엔터주들과 최근 웹툰을 원작으로 한 <무빙>과 <마스크 걸> 등 OTT 중심의 K -드라마가 다시 글로벌 시장의 상위권을 석권하는 진격의 움직임도 눈여겨볼만 하다.

박스권 장세에서 주의할 점은 고평가주나 신고가주들을 무작정 추격 매수하는 것이다. 이미 노출된 악재는 더이상 악재가 아닌 것처럼 '9월 위기설'이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

철저히 소외된 새로운 업종과 저평가된 종목들이 박스권 장세의 스타주로 떠오를 가능성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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