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올인원 니켈 제련소에 5,063억 투자
이차전지 핵심소재 니켈 밸류체인 협력 및 폐배터리 재활용 신사업 모색
IRA·CRMA 등 대응효과 기대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 1위 비철금속 제련기업 고려아연과 손잡고 이차전지 관련 사업 강화를 위한 포괄적 협력에 나선다.
30일 현대차그룹과 고려아연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타워에서김 흥수 현대차그룹 글로벌전략책임자(GSO)와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 사업 제휴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협약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핵심전략소재인 니켈의 원재료 공동 소싱, ▲가공 및 중간재의 안정적 공급, ▲폐배터리 재활용을 비롯한 신사업 모색 등 니켈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포괄적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가 공동투자해 설립한 해외법인 HMG 글로벌(HMG Global LLC)이 고려아연 지분 5%를 인수하기로 했다.
고려아연 역시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이른바 ‘올인원 니켈 제련소’ 건설을 승인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HMG 글로벌에 신주 104만5,430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주당 가격은 504,333원으로 총 거래액은 약 5,272억원 규모다. 발행 신주는 교부일로부터 1년간 한국예탁결제원에 전량 보호예수함으로써 이 기간 동안 양도가 제한된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고려아연의 기타비상무이사 1인 추천권을 확보해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 전반에 대한 협업 실행력도 높일 수 있게 됐다.
또한, 고려아연은 투자금을 활용해 42,600톤 규모의 황산니켈 공장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고려아연 올인원 니켈제련소 투자계획
그동안 아연, 은 등 비철금속 제련으로 쌓은 기술력을 활용해 지난 2017년 배터리용 황산니켈 생산을 위한 자회사를 설립한 고려아연은 최근 배터리용 전구체 생산 자회사를 설립했다. 또한, 연내 울산 온산공단 내 니켈제련소 설립 추진 등 이차전지 영역 중 니켈 사업을 집중 확장하고 있다.
고려아연의 니켈 제련소가 완공되면 POSCO홀딩스의 광양 SNNC(20,000톤, 올해 말 완공)에 이어 국내에서 두번째로 이차전지용 고순도 니켈 생산능력을 구축하게 된다. 또한, 니켈 제련소(신설)의 고순도 니켈 → 자회사 KEMCO의 황산니켈(현재 80,000톤에서 100,000톤으로 증설 중) → KEMCO와 LG화학의 합작사 ‘한국전구체’의 이차전지 전구체(내년 1월 시운전, 2분기 양산 목표, 추후 50,000톤으로 증설 계획)로 이어지는 이차전지용 니켈 밸류체인을 완성하게 된다.
아울러 한국전구체 공장에는 전구체의 원료로 활용하기 위해 연간 6,000톤 규모의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도 건설하고 있어, 고려아연의 온산공단은 이차전지용 니켈의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전공정이 한꺼번에 이루어지는 ‘Closed Loop’ 체계가 완성될 예정이다.
이차전지 핵심소재 Closed Loop 공급체인 구축
특히, 이날 MOU를 통해 현대차그룹으로부터 전기차 폐배터리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한 원료가 다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생산에 활용되는 배터리 순환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2030년 글로벌 전기차 톱3를 목표로한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용 배터리 핵심전략소재의 안정적 조달을 위해 니켈과 리튬 등 최우선 소재를 확보하기 위해 다수의 글로벌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 이번 고려아연과의 사업 제휴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규정 등 국가별 법규 고려 시 수급 리스크가 있고 원가 비중도 높은 니켈의 공급망 안정을 위해 단행됐다.
무엇보다 양사 간 협력을 통해 생산되는 니켈은 미 IRA의 보조금 지급 규정을 충족할 수 있게 된다. 니켈 공급은 오는 2026년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2031년에는 현대차그룹의 미 IRA 대응에 필요한 물량 중 약 50%에 해당하는 니켈을 고려아연으로부터 공급받을 예정이다.
또한 유럽연합 핵심원자재법(CRMA) 등 권역별 규제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요건 등 글로벌 친환경차 생산에 요구되는 다양한 기준을 충족하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의 안정적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고려아연과의 니켈 협력을 비롯해 리튬 등 나머지 전기차 배터리 핵심전략소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다른 글로벌 원소재 기업과의 다양한 협력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