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시장용 니켈 호주서 조달, 한국서 제련···중국서 생산·공급 없어”
포스코가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을 중국 본토에서 한국으로의 이동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3일(현지시간) 포스코 배터리사업 담당자 인터뷰를 통해 포스코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를 위해 배터리 소재 생산을 중국에서 한국으로 옮기려는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는 내용을 전했다.
FT에 따르면,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다른 한국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업들의 경우 중국 협력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내에 합작회사를 설립한 뒤 IRA 인증을 받기 위한 생산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FT는 이경섭 포스코홀딩스 이차전지소재사업팀장의 말을 인용해 포스코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이 팀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생산되거나 공급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면서 “북미시장에 필요한 니켈은 호주에서 조달할 예정이며, 한국 시설에서 제련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 팀장은 중국 기업들이 니켈, 흑연 가공 등의 분야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공급망에서 계속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세계 희토류의 약 90%를 생산하는 중국은 수십 가지 광물 공급망을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중국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것은 매우 어렵고, 과도한 비용이 든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지난 5월 포스코홀딩스의 자회사 포스코퓨처엠은 중국 화유코발트와 리튬이온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재 등을 한국에서 공동 생산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또, 다음 달인 6월 포스코홀딩스는 중국 CNGR과의 12억달러 규모의 합작투자를 한국에서 진행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UBS의 팀 부시 배터리 전문 애널리스트는 “한국 이차전지 기업들은 항상 중국과 협력해 왔다"면서 "현재 차이점은 JV(합작법인)가 중국에서 한국에서 옮겨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FT는 SK온과 에코프로 등 국내 몇몇 배터리업체들은 포스코와 마찬가지로 중국 업체와의 합작법인을 한국에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IRA 시행으로 미국에서는 배터리용 핵심 광물의 일정 비율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에서 채굴·가공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IRA와 관련해 어느 정도 수준의 중국 의존도를 허용할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까지 명확히 밝히진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