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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계열사들 잇단 재무악화·신용강등에 부실 전이 우려
대기업 계열사들 잇단 재무악화·신용강등에 부실 전이 우려
  • 김규철 기자
  • 승인 2023.06.29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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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CJ CGV, 1조대 유증 결의···주주통한 자금 확보
롯데케미칼 신용등급 하락에 직간접 연관 계열사도 신용등급 조정
“고금리·경기침체 지속될 경우 구조조정 가능성 대비해야”

최근 재정난 심화로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거나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대기업그룹 계열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계열사들의 재무부담 악화는 최대주주나 모기업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감돌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장기화되고 있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금리 여파로 자금난을 겪거나 재무구조가 흔들리는 부실기업들이 늘어날 가능성을 경고했다.

SK이노베이션·CJ CGV, 1조원대 자금 수혈"채무 상환"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3일 이사회에서 미래사업 투자재원 확보 및 연구개발(R&D) 강화를 위해 11,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 안건을 의결했다. 유증은 주주배정 방식으로 주주들의 부담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이익 창출을 통한 영업현금흐름이 아닌 유상증자로 타인 자본을 상환한다는 점, R&D 강화를 위한 캠퍼스건립 등에 증자를 활용하는 점이 아쉽다투자예정인 신규사업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반면, 단시일 내 수익성 창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이를 자체 이익창출에 기반한 재원이 아니라 주주지분 희석을 통한 점은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SK이노베이션 부채비율 증가한 상황

자료: Bloomberg, Cischem, 키움증권 리서치
자료: Bloomberg, Cischem, 키움증권 리서치

이에 앞서 CJ CGV도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고 코로나19 시기 악화된 재무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5,7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과 4,5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지난 2018년부터 5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한 CJ CGV의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기준 912%까지 뛰었다. 반면, 주가는 연초 이후 40% 넘게 폭락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CJ CGV 주가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에 따른 극장수요 위축과 올해 1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이 24,000억원에 달하는 열악한 재무구조에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증자자금 5,700억원 중 3,800억원이 채무상환에 투입될 예정이기 때문에 순차입이 줄어들면 이자비용은 지난해 809억원에서 개선 직후 505억원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대기업 계열사들 재무구조 악화에 신용등급 강등 잇달아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무보증사채(SB) 신용등급을 일제히 떨어트렸다.

이들 신평사는 지난 20일 롯데케미칼의 수익성 악화와 차입금 부담을 고려해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롯데지주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동반 강등됐고 롯데물산, 롯데렌탈, 롯데캐피탈, 롯데오토리스 등 다른 계열사들도 연달아 등급이 강등됐다.

롯데그룹 계열사 현 유효등급 및 외근 등급조정 내역

자료: 신용평가사 3사, 하나증권
자료: 신용평가사 3사, 하나증권

한신평은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수익성이 저하됐다내년까지 주요 제품의 공급과잉 기조가 지속될 것을 감안하면 중단기적으로 과거 대비 낮은 이익창출력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와 내년 국내외 설비투자 규모가 6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자금 순유출 기조가 이어져 차입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실상 이번 롯데계열사들의 등급조정은 주력계열사중 한 곳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는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조정된 것이다. 롯데지주의 경우 조정사유가 자체적인 재무부담 확대도 거론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주력자회사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도 하향조정이 초래한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진단이다.

이 외 4개사(물산·캐피탈·렌탈·오토리스)의 경우 평가사들이 밝힌 조정사유가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등급이 하향 조정됨에 따라, 각 사의 신용등급에 반영됐던 유사시 계열 지원 가능성이 약화된 결과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상만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4개사의 경우 자체적인 신용도만 놓고 보면 등급조정을 할 이유가 없었지만 케미칼의 등급조정 및 그룹의 지원여력이 저하된 것을 감안할 때 그동안 해당회사들에 부여해온 등급프리미엄(1등급상향)을 더 이상 인정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 수 잇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LG디스플레이와 6분 기째 적자인 효성화학 등 다른 기업들도 신용등급 하향을 피할 수 없었다.

한신평, 나신평, 한기평 등 3개 신평사는 지난달 LG디스플레이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이어 이달 초 한신평과 나신평은 효성화학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내렸다.

또 부동산 업황 부진이 지속하면서 건설사들의 신용등급 하향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이달 중순 이들 신평사는 태영건설 신용등급을 모두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낮췄다. 비슷한 시기 한신평과 한기평은 한신공영 신용등급을 기존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강등했다.

한기평은 태영건설에 대해 금리인상 등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를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외형성장 폭이 둔화될 것이라며 원가부담, 금융비용 증가에 따른 사업성 악화, 주택수요 위축에 따른 분양률 저하 가능성을 고려하면 자체적 현금흐름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신공영에도 수익성 악화와 재무개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다른 그룹이나 계열사 동반 부실 우려 확대

이처럼 대기업 계열사들의 재무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지주회사인 모기업이나 다른 계열사의 자금 상황도 연쇄적으로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확대되고 있다.

롯데그룹 지배구조도 요약

자료: NICE, 하나증권
자료: NICE, 하나증권

이동선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롯데지주는 2020년 이후 계열사 지분인수와 자회사 유상증자 참여과정에서 자체 재무부담이 커졌다핵심 자회사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도 하락은 롯데지주의 계열통합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상당 기간 지속한 초저금리 상황에서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무리한 확장과 대규모 투자에 나선 대기업들이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자금난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금리 상황, 중국경기 부진 등 좋지 않은 현 상황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경우 신용등급 강등이나 재무구조 악화 기업들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저금리시기에 투자를 확대한 대기업그룹 계열사들은 고금리와 경기침체, 자금난에 빠져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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