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미국 고용지표 부진 발표에 금리 동결 기대감 형성에 사자 전환
5월 DRAM 수출중량 증가폭 확대도 반도체주 기대감 높여
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매수세에 힘입어 꾸준히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가 주 초 잠시 외인들의 매도 전환에 출렁였으나 다시금 수급이 안정되며 7만전자 마감에 성공했다.
6월1일~9일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1위 삼성전자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삼성전자를 집중 매수하며 주가상승을 견인해왔던 외국인들은 최근 글로벌 긴축 우려감이 재부각되자 이번주 초 이틀연속 팔아치워 주가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올 들어 지난주까지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순매수 규모는 10조6,713억원에 달했다. 이에 힘입어 주가는 삼성전자는 지난 5월26일 약 1년2개월만에 7만원 선에 안착했다.
하지만 지난 7일(현지시간)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금리를 깜짝인상하자 시장은 6월 FOMC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자 외인들의 삼성전자 이탈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지난 5일과 7일 각각 1,020억5,700만원, 899억8,200만원어치 순매도했다. 불과 이틀간 팔아치운 금액이 무려 2,000억원에 육박해 어렵사리 안착했던 주가 7만원 선도 붕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확대됐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총 상위단에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대형주들에 대해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이 출회돼 증시 하방압력을 높였다”며 “호주중앙은행(RBA)에 이어서 BOC까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단행하면서 다음주 6월 FOMC 앞두고 연준의 추가 인상 우려도 시장에 유입됐다”고 평가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호주에 이어 BOC도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다”며 “글로벌 긴축 우려 재부각에 오는 14일 예정된 FOMC 불확실성이 재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틀 연속 순매도세 나섰던 외인들은 반도체업종에 대한 긍정적 전망에 다시 삼성전자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DRAM 수출 중량이 전년 동월 대비 36.5% 증가했기 때문이다. 판가 하락으로 수출금액은 저조하지만 2분기 이후 DRAM 중심의 재고 축소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 DRAM 수출중량 및 전년 동월대비 증감률 추이
특히, 최근 일부 PC 및 모바일 고객사의 재고가 상당 부분 완화되며 출하 증가 가능성도 높아졌다. 더욱이 한국의 5월 DRAM 수출중량이 이와 동일한 흐름을 보인 것으로 확인된 만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4월 이후 DRAM 업체들의 감산 여파가 확인되고 있지만, 재고 출하로 수출중량이 증가했다”며 “올해 2분기 이후 DRAM 중심의 재고 축소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메모리 업체들의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해 반도체주의 상승을 내다봤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지난 7일 삼성전자를 160억원어치 사들이며 전일까지 이틀 연속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전환했다. 특히, 오후 들어 달러인덱스가 하락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자 시종일관 매도세를 나타냈던 JP모건이 장 마감 직전 863,698주를 사들인 것이다.
금일에도 외인들의 매수세는 더욱 강해져 전일보다 10배 가량 많은 1,777억8,100만원어치 순매수해 7만전자 구축에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인공지능(AI)산업의 본격 태동에 따라 서버의 메모리칩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경우, 하반기 반도체산업의 회복은 메모리가 훨씬 탄력적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DRAM 매출 용도별 비중(국내기업, 글로벌, 2022년 기준)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미 수량 측면의 회복세가 보이는 낸드플래시와 수량 감소가 마무리되어가는 DRAM의 회복 가시성이 주목된다”며 “빠른 재고의 소진 이후 가격의 반등이 이어질 경우 본격적인 실적 가시화로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프로세서 등 비메모리의 경우는 여전히 수량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재고조정 등에 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달부터 반도체 수출액, 대만 체인 월별 매출액 등 반도체 업황의 선행지표의 반등이 본격화 될 것”이라며 “AI 모멘텀 형성 이후 본격 펀더멘털 개선시기로의 진입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