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포스트
주요뉴스
한화-대우조선 사실상 결합···2001년 8월 워크아웃 졸업 후 21년9개월 만
한화-대우조선 사실상 결합···2001년 8월 워크아웃 졸업 후 21년9개월 만
  • 윤상현 기자
  • 승인 2023.04.27 18: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정위, 조건부 승인···내달 2조원 유증 참여로 지분 49% 확보
육·해·공 통합 방산 체계구축···한국의 록히드마틴 탄생 임박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이하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최종 관문을 통과함으로써 조선업과 방산분야 모두에서 경쟁력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와 대우조선의 기업결합에 대해 3년간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승인 결정을 내리고 이를 한화가 수용하기로 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2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공정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5개 사업자가 대우조선해양의 주식 49.3%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승인을 결정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2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공정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5개 사업자가 대우조선해양의 주식 49.3%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승인을 결정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6개사는 지난해 12월 대우조선의 주식 49.3%를 취득하는 내용의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고, 공정위에 신고했다.

항공·우주·방산사업을 영위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기를 비롯해 자주포·장갑차 등을 제조·판매한다. , 한화시스템은 함정 전투지휘체계, 열영상 감시장비 등 각종 군사 장비를 제조·판매하고 있는 사업자다. 한화는 함정에 들어가는 13개 핵심부품에 64.9~100%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1위 사업자다.

게다가 대우조선은 상선·특수선·해양플랜트 등을 건조하는 회사로, 함정시장에서 점유율 25.4%(2), 잠수함 시장에서 점유 97.8%(1)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공정위는 함정부품시장에서 영향력이 있는 한화가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함정시장에도 강력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한 것이다. 가령, 입찰에서 한화가 대우조선에만 견적가격을 낮게 제시해 HD현대중공업 등 경쟁사가 높은 가격으로 투찰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 수도 있다고 봤다. 특히 함정부품사의 협조가 중요한 함정입찰에서 한화가 경쟁사보다 함정부품정보를 더 상세하게 제공해 입찰제안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더욱이 경쟁사의 함정 관련 기술·개발 일정 등 민감한 영업 기밀을 한화와 대우조선 간 공유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또 한화가 대우조선을 통해 함정부품 경쟁사들의 정보를 쉽게 얻음으로써 영향력을 강화하는 협조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도 봤다. 실제로 한화시스템 등 함정 부품사 4곳은 지난 2012년 공정위에 담합한 게 적발돼 6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바 있다.

이같은 병패를 막기 위해 공정위는 한화와 대우조선은 경쟁제한성을 해소하기 위해 함정 입찰에서 함정부품을 공급할 때 견적과 기술정보를 경쟁사에 차별적으로 제공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을 내걸고 승인했다.

지난해 1216일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신주인수계약(본계약)을 체결한지 약 4개월 만이다. 이에 앞서 한화는 지난 2008년에도 대우조선 인수에 나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데다 한화 측의 대금 분납 요청을 산업은행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인수가 무산됐었다.

한편, 공정위는 한화와 대우조선이 3년 동안 시정조치를 준수하는지 따져보기 위해 반기마다 이행 상황을 보고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3년 이후 시장경쟁 환경·관련 법 제도 등의 변화를 점검해 시정조치의 연장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한화는 조건부 승인에 따른 경영상의 제약에도 대우조선의 조속한 경영정상화와 기간산업 육성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당국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화는 공정위가 제시한 함정 부품 일부에 대한 가격과 정보 차별 금지 등이 포함된 시정조치 내용을 준수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2월 튀르키예가 기업결합심사 대상국 중 처음으로 양사의 결합을 승인한 것을 포함해 해외 7개 경쟁 당국은 모두 양사의 결합이 자국에서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을 내렸다. 아울러 방위사업법에 따른 방산업체의 매매 등에 관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과 외국인투자 촉진법에 따른 외국인투자 허가 등의 선결 조건도 모두 충족된 상태다.

따라서 한화는 5월 중 대우조선 유상증자 참여 및 주주총회를 통한 이사선임 절차 등을 거쳐 신속히 인수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자회사 2곳 등 한화 계열사 5곳은 2조원 규모의 대우조선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이를 통해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된다.

친환경 선박 개발 등 신시장 진출 기대

한화는 자체 보유한 해양첨단시스템 기술을 대우조선의 함정 양산능력과 결합해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상선 개발도 가능하게 됐다. 또한, 잠수함에 적용 중인 한화의 친환경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을 활용해 친환경 선박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시장진출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 암모니아, 수소, 풍력 등 한화의 에너지 분야 역량을 대우조선의 에너지 생산 설비, 운송 기술 분야와 결합해 그린에너지 가치사슬(밸류체인)을 새롭게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는 단순한 이익 창출을 넘어 일자리 창출, K-방산 수출 확대 등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일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화, ··공 통합 방산시스템 구축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를 계기로 기존의 우주·지상에서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앞서 한화는 방산을 미래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에 따라 기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디펜스 한화방산 등 3개 회사로 분산됐던 그룹의 방산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 완료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방산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토탈 디펜스 솔루션을 통해 회사를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방산 톱10’으로 키워 한국판 록히드마틴이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방위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잠수함, 구축함 등 함정 특수선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대우조선과 만나 해양방산 능력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한화는 함정용 전투체계, 첨단 레이다 등을 공급하고 있기에 글로벌시장에서 향후 한화오션의 함정이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 대우조선 이어 HSD인수 완료 후 국내 조선업 1HD현대와 경쟁 가능

한편, HSD엔진 인수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화는 조만간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고, 기업결합 승인 심사를 거쳐 3분기 중 인수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HSD엔진은 친환경 기자재와 발전설비 생산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전 세계 2위 업체다. 선박엔진은 건조가격의 10%를 차지하는 핵심부품이다.

대우조선은 선박엔진을 자체 생산할 수 없어 전량 외부공급에 의존해왔으나 앞으로 계열사인 HSD엔진으로부터 엔진수급이 가능해진 만큼 비용절감은 물론 수주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한화는 대우조선과 HSD엔진까지 인수함으로써 선박건조에서부터 엔진제작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게 됐다.

HSD엔진 인수 작업까지 완료하면 김동관 한화 부회장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한화의 사업구조 재편도 사실상 마무리된다.

한편, 이날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으로 대우조선은 지난 20018월 워크아웃(채무조정)을 졸업한 지 무려 219개월 만에 새 주인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유상증자를 통해 2조원의 자금이 수혈되면 대우조선의 부채비율은 418.6%로 떨어져 재무구조는 일정부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의 새 사명은 한화오션한화조선해양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한화오션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 대표이사로는 김승연 회장의 측근인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총괄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