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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사경, 카카오 압색···하이브 공개매수 기간 에스엠 시세조종 혐의
특사경, 카카오 압색···하이브 공개매수 기간 에스엠 시세조종 혐의
  • 주선영 기자
  • 승인 2023.04.06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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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공개매수 기간 중 지분 4.9% 등 대량매집 의혹
금감원 조사 한달 만에 검찰로 사건 이첩
하이브 공개매수 방해 고의성 인정 여부 관건

검찰과 금융당국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들 기업은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공개매수를 진행했던 지난 2월 주식을 대량 매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한 시세조종 혐의가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6일 법조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경기 판교에 위치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옥으로 검사와 수사관 40여명을 보내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이들은 에스엠 인수 관련 내부 문서와 전산자료를 확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 경기도 분당구 소재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무실 등에 수사 인력을 보내 에스엠 인수 관련 내부 문서와 전산자료를 확보하는 등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사진: 카카오
6일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 경기도 분당구 소재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무실 등에 수사 인력을 보내 에스엠 인수 관련 내부 문서와 전산자료를 확보하는 등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사진: 카카오

이번 사건은 금감원이 에스엠 주식 관련 불공정거래 혐의 조사에 착수한지 한 달여 만에 패스트트랙 절차를 거쳐 검찰로 사건을 이첩한 것이다. 서울남부지검에 이첩 후 현재 금조2부에서 지휘하고 있는데 압수수색과 수사는 금감원 특사경에서 직접 맡고 있다. 패스트트랙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사건을 조사 초기에 신속히 수사로 전환하면서 적시에 강제 수사까지 하는 제도다.

하이브는 지난 2월 에스엠 주식을 주당 120,000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했으나 주가가 이를 훨씬 웃돌면서 실패했다.

금감원은 하이브가 에스엠 공개매수를 진행하던 기간에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에스엠 주식을 대량 매집했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시세조종 의혹 전반을 살펴보고 있었다. 당시 카카오와 하이브는 에스엠 경영권 확보를 위해 인수전을 치르고 있었는데,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16·28일 기타법인 비정상적 대규모 에스엠 지분 매입···하이브, 금감원에 진정서 제출

지난달 7일 카카오가 제출한 공개매수신고서에 따르면, 228일부터 33일까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에스엠 주식 1167,4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는 에스엠 전체 발행주식수의 4.91%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공개매수 마지막 날이었던 228일 하루에만 장내 매수한 주식은 105만주에 달했다. 당일 에스엠 거래량이 348만주였던 것을 감안하면 무려 30.17%에 달하는 규모를 카카오 측이 매수한 것이다.

이에 앞서 공개매수가 한창 진행 중이던 216일에는 사모펀드로 추정되는 기타법인이 특정 계좌를 통해 IBK투자증권 판교지점에서 에스엠 주식 65만주를 매수하기도 했다. 이는 에스엠 총 발행주식의 2.73%에 달하는 규모로 이로 인해 당일 에스엠 주가는 131,900원까지 올랐다.

해당 기타법인은 헬리오스1호 유한회사인 것으로 후에 알려졌는데 이 회사는 지난해 927일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과거 카카오가 투자한 적 있는 사모펀드 헬리오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이름이 유사해 우군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헬리오스PE가 보유한 헬리오스제1호 펀드는 지난 202169일 신설됐다.

주목할 점은 같은 날 IBK투자증권 분당센터를 통해 지분을 사들인 곳은 헬리오스1호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원아시아파트너스도 같은 지점을 통해 약 30억원 가량의 에스엠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아시아파트너스는 과거 카카오와 거래했던 사모펀드다. 지난해 9월 카카오엔터의 자회사 그레이고의 지분을 원아시아파트너스가 보유한 사모펀드 가젤제1호유한회사를 통해 사들여 그레이고의 최대주주가 됐다.

이와 함께 카카오는 원아시아가 다른 사모펀드를 통해 보유 중인 아크미디어에 약 200억원을 투자했다. 아크미디어는 드라마 연모’, 디즈니플러스 화제작 카지노등을 제작한 곳이다.

현재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사모펀드들과 헬리오스1호의 주소지는 같은 건물에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올렛제1PEF는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447, 3325호이며 헬리오스 1호 유한회사의 주소 등록지는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447, 3352호이다. 원아시아파트너스의 다른 사모펀드의 주소지도 대부분 해당 건물의 2층으로 등록돼 있다.

이러한 상황을 모두 감안할 때 헬리오스1호와 원아시아파트너스는 서로 밀접하게 관련됐을 것이라는 의심이 드는 것이다.

특히, 원아시아파트너스는 지난 2021년부터 카카오에 대한 투자를 진행해왔는데 원아시아의 PEF 벨벳제1호를 대상으로 카카오의 골프부문 자회사인 카카오VX가 약 1,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하이브는 공개매수가 보다 시세를 높여 공개매수 성공을 방해하려는 목적의 불공정거래가 의심된다며 금감원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실제로 하이브의 공개매수 기간 당시 에스엠 주가는 단기간 내 크게 오르면서 코스닥 시가총액 7위에 안착해 지난 2014년 이후 10위권에 진입하기도 했다.

지난 2월 하이브의 에스엠 주식 공개매수 기간 에스엠 주가는 단기간 내 급등했다.
지난 2월 하이브의 에스엠 주식 공개매수 기간 에스엠 주가는 단기간 내 급등했다.

카카오가 하이브의 공개매수 기간에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종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를 조사해온 금감원은 에스엠 주식을 인수한 기타법인의 정체와 거래내역 분석을 통해 카카오 내 임직원들이 연루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자본시장법(176)에 따르면, 상장증권 매매를 유인하기 위해 매매가 성황을 이루는 것처럼 착각을 주거나 시세를 변동시키는 매매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또 시세를 고정시키거나 안정시키기 위한 일련의 매매 행위도 금지 대상이다.

이번 건은 거래가 성황을 이루는 것처럼 보이게 하거나 시세를 변동하는 현실거래' 혹은 '시세 고정이나 안정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

금감원은 그동안 시세조종은 3대 불공정거래 중 하나로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혀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에스엠 불공정거래건과 관련해 지난달 초 위법 요소가 있을 수 있는 수단이나 방법이 동원됐다면, 정부 출범과 금융당국 수장 교체 이후 저희가 공표한 불공정거래에 대한 무관용 원칙 등에 비추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의사를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분석물을 토대로 카카오엔터 임원진들의 주가조작 정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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