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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의 굴욕, A등급 회사채 발행에 기관 응찰 ‘0’
효성화학의 굴욕, A등급 회사채 발행에 기관 응찰 ‘0’
  • 윤상현 기자
  • 승인 2023.01.18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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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탭핑 불구, 수요예측서 기관 응찰 無
2022년 부채비율 1,395.1% 육박···신평사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산은, 미매각 물량 700억원 인수···증권사, 나머지 물량 떠안아

2023년 연초부터 회사채 시장에 조() 단위의 매수 자금이 쏟아져 들어오는 가운데 효성화학도 올해 첫 A등급 회사채 발행에 나섰으나 수요예측에서 투자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을 받았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17) 효성화학은 16개월물 700억원, 2년물 500억원 등 총 1,2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이날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단 한건의 주문도 접수하지 못하고 전량 미매각을 냈다.

이 같은 결과는 효성화학의 과중한 재무부담 우려와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부정적인 신용평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첫 A등급 회사채 발행에 나선 효성화학이 수요예측에서 투자자들로부터 단 한건의 주문도 접수받지 못하고 외면당했다.
올해 첫 A등급 회사채 발행에 나선 효성화학이 수요예측에서 투자자들로부터 단 한건의 주문도 접수받지 못하고 외면당했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 효성화학에 대해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 이달 12일에는 영업환경 악화에 따른 수익성 부진과 과중한 재무부담 지속 전망 등을 고려할 때 동사의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나이스신용평가도 베트남 투자 관련 자금 소요로 중단기 차입금 부담이 확대된 가운데 베트남 프로젝트의 이익창출이 지연됨에 따라 재무안정성 개선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요예측 실시 전 산업은행과 주관사들이 미매각 물량을 인수하기로 해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다. 팔리지 않은 효성화학의 회사채는 인수단으로 참여한 산업은행이 16개월 만기와 2년 만기 회사채를 각 350억원씩 700억원 인수하고,대표 주관사인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남은 물량을 떠안게 된다.

다만, 정부가 가동 중인 채권안정펀드의 경우 회사채 매입대상은 AA등급 이상 한정이기 때문에 A등급인 효성화학은 해당되지 않는다.

효성화학은 폴리프로필렌(PP), 필름, 산업용가스 등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석유화학기업으로 지난 20186월 효성 화학부문을 인적분할하면서 설립됐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선진국향 프리미엄 PP 판매가 급감하고 계열사 가동률이 하락하는 등 위기가 찾아왔다. 특히 지난해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원재료 가격 상승, 중국 제로코로나 정책에 따른 전방 수요위축, 2018년 신설된 베트남법인 실적부진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영업적자가 지속됐다.

그 결과 지난해 9월 말 연결기준 영업적자는 1,398억원이고, 부채비율은 1,395.1%, 차입금의존도 80.8%에 달한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021년 베트남 신설 투자, 지난해 삼불화질소(NF3) 증설 1,200억원 투자가 일단락되면서 향후 설비투자(CAPEX)가 감소할 예정이나 업황 부진에 따른 영업현금흐름 저하 전망 등을 고려하면 베트남 설비 신설 과정에서 확대된 재무부담 완화에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 회사채 수요예측 대상 기업

단위: 억원, bp,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K-Bond, 하나증권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K-Bond, 하나증권

한편 같은 날 LG화학(AA+등급)2년 만기 750억원, 3년 만기 2,000억원, 5년 만기 1,250억원 등 총 4,000억원 수요예측에서 4조원에 가까운 38,750억원이 몰려 효성화학과는 정 반대의 모습을 연출했다.

이는 우량채 중심으로만 자금이 몰리는 양극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전반적인 회사채 시장이 안정되려면 중간 위치에 있는 A등급 시장 회복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비자발적 비수기에 돌입했던 회사채 시장의 경우 기업들의 발행 재개와 높은 수요예측경쟁률을 통한 투자자들의 강한 대기 수요를 확인하고 있다아직은 상위 등급 위주로 강한 입찰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지난해 곳간을 많이 비워놨던 수요자 입장에서 현 시장 상황은 빈집을 채워놓기에 상당히 우호적인 여건인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직 연초이긴 하나 올해와는 달리 지난해엔 회사채 발행시장은 비우호적인 여건의 연속이었다. 지속적인 금리상승으로 발행사들이 발행시기를 계속 미루다가 연말에 레고랜드 사태까지 터지면서 결국 제대로 발행하지 못하고 한해를 마감할 수 밖에 없었다. 수요자 입장에서도 금리인상 기조에 주저하다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2022년 시장은 오늘 발행하는 것이 가장 싼(금리가 낮은)시장이었다.

그러던 것이 해가 바뀌면서 입장이 정반대로 바뀌었다. 발행사입장에서는 금리하락이 지속될 긋 하니 좀 더 기다려도 좋을 듯”, 투자자입장에서는 지금 가격이 가장 싸다라는 인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 같은 수급적·심리적 불균형상태는 시장참가자들의 조바심을 자극하면서 더더욱 시장을 강세로 몰아가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김상만 연구원은 아직은 하락모멘텀이 큰 상태이기 때문에 주저할 필요는 없지만 하위등급의 수요예측 결과 및 부동산 관련 변수동향과 무엇보다 대외변수의 움직임에 주시하면서 대응할 것을 권고한다, “이 속도로 가면 연초효과는 생각보다 빠르게 마무리될 공산이 크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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