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까지 부진···하반기 실적 및 주가 반등 기대”
국내 시총 1위로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코스피 대비 부진한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국민주로서 개인들의 사랑을 받아왔으나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 전망이 계속되자 개인들의 매도세가 집중되고 있는데다 10월, 11월 두달간 집중 매수세를 보여왔던 외국인들 역시 이달 들어 차익실현을 위해 물량을 쏟아내며 주가 하락에 힘을 싣고 있는 모습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 들어 마이너스 25.8%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 78,300원에 마감한 삼성전자 주가는 이후 지속 하락세를 보이며, 전 거래일(23일)은 5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 손실률 마이너스 22.3%보다도 3.5%p 가량 손실이 더 큰 수준이다.
금일 역시 오후 12시51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0.17% 하락한 5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월11일 장중 96,800원까지 치솟아 역사적 고점을 기록하며 10만전자를 기대케했으나 이후 지속 하락세를 보이며 8만전자로 2021년 증시를 마감했다. 올 들어서도 글로벌 긴축기조와 미국발 인플레이션 심화에 주가는 별다른 반등없이 추락을 거듭하며 지난 9월30일 장중 51,800원까지 떨어져 2년3개월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주가의 하방압력 요인은 부진한 4분기 실적이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다운사이클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컨센서스는 6조7,002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4분기(13조8,667억원) 대비 51.68% 줄어든 수준이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4분기 부진한 실적은 반도체가 주도한 것으로, IT 수요부진에 더해 올 상반기 과도한 Capa 투자가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낮은 수요에도 불구하고 늘어난 재고를 축소하기 위한 회사 측의 공격적인 판매 전략으로 D램 출하량이 11% 증가한 가운데 ASP(평균판매단가)는 -25% 감소, 낸드 출하량도 11% 증가한 가운데 ASP는 -28%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낸드 부문 4분 영업이익은 -1조700억원의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내년 1~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각각 5조원대에 머무를 것으로 추정돼 실적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사업부별 분기별 영업이익 추이 및 전망
이 같은 우려감에 외국인 매도세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올해 외국인들은 10월과 11월을 제외하고 삼성전자 주식을 지속 팔아치웠는데 이들이 올 들어 순매도한 물량은 약 8조3,119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이 올 들어 코스피 전체에서 6조3,684억원을 팔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를 쏟아내고 대신 다른 종목을 매수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내년 하반기부터 실적 반등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램, 낸드 가격 하락 등 지속적인 전방 수요 약세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의 출하 감소 및 판가 하락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는 실적이 바닥을 형성하는 과정으로 저점이 확인될 경우 주가 반등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부문의 추가 실적 감소와 파운드리 가동률 하락에 따른 비메모리 실적 악화로 내년 1분기 반도체 부문이 적자전환할 전망”이라며, “신모델 출시에 따른 MX 사업부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 감소가 훨씬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삼성전자 영업이익 감소 추세는 내년 2분기까지 지속되는 가운데 반도체 부문은 2023년 2분기 영업이익 적자 전환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기록하는 반도체 부문 분기 적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행히 최근 메모리 수급 반전을 위해 업계 전반적으로 2023년 투자 축소 및 감산이 계획되고 있다”며, “표준중심의 범용 양산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는 특성상 수요가 부진하더라도 공급이 수요를 밑돌 경우 가격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경쟁사들의 보수적 투자 및 실적 전망으로 업황 바닥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D램 가격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2023년 1분기부터 낙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며, “내년 하반기 공급량 조정을 통해 수급 균형을 찾을 수 있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