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재정수지 적자 19.3조…3분의 1로 줄어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1~10월 국세수입이 전년보다 54조원 가까이 더 걷힌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는 올해 정부가 예상한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반면 소상공인에 대한 세정지원으로 10월 세수는 전년 대비 올해 처음 감소했다.
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및 이슈’ 12월호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걷힌 국세수입은 307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조7,000억원 더 걷혔다.
2차 추경예산 대비 10월까지 잠정 세수진도율은 97.8%로 집계됐는데 이는 정부가 1년간 걷어야 할 세금 기준으로 올해 10월까지 이 비율만큼 걷혔다는 것을 뜻한다.
경기 회복세 지속에 힘입어 법인세, 부가가치세, 소득세가 세수 증가를 견인한 가운데 법인세(67조3,000억원)는 1년 전보다 14조4,000억원, 부가가치세(71조9,000억원)는 5조8,000억원 늘었다. 실제로 법인세와 부가가치세의 진도율은 각각 102.6%, 103.6%로 전년보다 7.3%p, 1.9%p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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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2월 결산법인 영업이익은 2019년 56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67조5,000억원으로 19.8%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29조6,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0조1,000억원으로 69.1%나 급증했다. 소매판매 역시 지난 1분기에 전년보다 6.4% 늘었으며 2분기와 3분기에도 각각 4.4%, 5.0% 증가했다.
자산시장 호조, 취업자 수 증가 등으로 양도·근로 등 소득세(96조3,000억원)는 1년 전보다 20조8,000억원 더 거뒀다. 소득세의 진도율은 96.8%로 전년보다 15.7%p 늘었다.
다만, 10월 한 달만 보면 국세수입은 32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조2,000억원 감소했다. 전년과 비교해 월별 세수가 감소한 건 올 들어 10월이 처음이다. 이는 집합금지 업종 개인사업자 상대로 부가가치세와 중소기업 법인세 중간예납 분납분 납부기한을 내년 1월까지 3개월 연장해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지난해 10월 종합소득세가 3조원 들어온 것에 대한 기저효과도 반영됐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납부유예로 종합소득세가 10월에 걷혔기 때문이다.
소득세(9조4,000억원), 법인세(2조1,000억원), 부가가치세(15조3,000억원) 등에서 각각 1조원, 7,000억원, 3조원 감소하는 등 세목 대부분 전년보다 감소세를 보였다.
그동안 예상보다 큰 폭의 세수 개선 흐름이 지속돼 왔으나 코로나19 피해업종 소상공인 세정지원 효과 등으로 둔화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과태료, 변상금, 국고보조금 등 세외수입은 10월(23조9,000억원)까지 전년보다 2조2,000억원 더 걷혔다. 우체국 예금 운용수익 증가(1조원) 등의 영향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공항 이용객 감소 등으로 공항공사 정부출자 수입은 4,000억원 순감됐다.
한편, 올해 1~10월 총지출은 509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0조7,000억원 증가했다.
기재부는 중앙부처·지자체 간 합동 현장 점검, 집행 애로 사항 모니터링 신속 해결 등을 통해 11~12월 두 달간 90조원 규모의 재정집행을 추진해 경기회복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국세·기금수입 등 총수입 개선세 유지로 10월 말 기준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 적자 규모는 19조3ㅡ000억원으로 1년 전(59조원)보다 39조6,000억원 개선됐다.
현 개선세가 유지되면 연말 기준 재정수지는 정부 전망치인 -90조,3000억원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67조6,000억원으로 전년(-90조6,000억원)보다 23조원 축소됐다. 관리재정수지는 정부의 실제 살림살이를 가늠하는 지표로 꼽힌다.
10월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939조6,000억원으로 2차 추경 기준 중앙정부 채무 전망치(937조8,000억원)를 넘어섰다.
국고채 발행 규모는 11월 말 기준 174조7,000억원으로 발행한도(186조3,000억원)의 93.8%를 소화했다. 11월 국고채 응찰률은 시장안정 조치 등에 따른 변동성 완화로 전월보다 소폭 상승(278→291%)하는 등 안정적으로 발행량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채권 순투자는 예년과 달리 11월까지 순유입이 지속됐다. 이는 2006년 8월~2008년 6월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최장기간 유입세다. 11월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2조원 긴급 바이백 이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